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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오리는 새다》-정일근

  • 등록일
    2013/06/23 14:55
  • 수정일
    2013/06/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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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오리는 새다

                                                                                                                                                               

                                                                                                               정일근

 

왜 집오리는 날지 않을까, 기러기목과에 속하는

우아하고 튼튼한 날개를 접어 퇴화시키며

저 넓고 푸른 하늘의 자유를 포기한 채,

일용할 하루의 양식을 위해

도시의 더러운 시궁창에 거룩한 황금색 부리를 묻는

날지 않는 새, 집오리

시립 도서관의 먼지 쌓인 서가처럼

TV앞에 침묵하는 우리들처럼

스포츠에 거세당한 이 시대처럼

날지 않는 집오리여, 너는 새다

길들여진 관습과 타성의 질긴 그물을 찢으며

빈 발목을 죄는 불안한 시대의 불안한 생존,

사육의 쇠사슬을 풀고, 혁명하라

날아라 집오리여, 새여

달 밝은 우리나라의 가을밤

기역자 시옷자로 무리지어 힘차게 날아가는

쇠기러기, 청둥오리떼를 따라 우리 다 함께

무서운 무리의 힘으로 힘차게 날개짓하며

산맥을 넘어 국경을 넘어

자유의 하늘로 푸른 하늘로

[출처] 집오리는 새다|작성자 바카

《통곡헌기》로 보는 '사회적 슬픔'을 슬퍼할 수 있는 능력

  • 등록일
    2013/06/08 18:56
  • 수정일
    2013/06/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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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카 허친이 집을 짓고서는 통곡헌(慟哭軒)이란 이름의 편액(偏額. 종이, 비단, 널빤지 따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방안이나 문 위에 걸어 놓는 액자)을 내다 걸었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크게 비웃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즐길 일들이 얼마나 많거늘 무엇 때문에 곡(哭)이란 이름을 내세워 집에 편액을 건단 말인가? 곡이란 상(喪)을 당한 자식이나 버림받은 여인이 하는 행위가 아니던가. 세상 사람들은 그런 곡소리를 몹시 듣기 싫어한다네, 남들은 기필코 꺼리는 것을 일부러 가져다가 집에 걸어두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통곡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

그러자 허친이 이렇게 대꾸하였다.

"저는 이 시대가 즐기는 것과 등지고, 세상이 좋아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이 시대가 환락을 즐기므로 저는 비애를 좋아하며, 이 세상이 우쭐대고 기분 내기를 좋아하므로 저는 울적하게 지내렵니다. 세상에서 좋아하는 부귀나 영예를 저는 더러운 물건인 양 버립니다. 오직 비천함과 가난, 곤궁과 궁핍이 존재하는 곳을 찾아가 살고 싶고, 하는 일마다 반드시 이 세상과 배치되고자 합니다. 곡을 하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미워하는 행위입니다. 이를 능가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곡이란 이름을 내세워 제 집의 이름을 삼았습니다."(나의 조카 허친이 집에 '통곡헌'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

 

그 사연을 듣고서 나는 조카를 비웃은 많은 사람들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곡하는 것에도 도(道)가 있다. 인간의 일곱 가지 정[七情] 가운데 슬픔보다 감동을 일으키기 쉬운 것은 없다. 슬픔에 이르면 반드시 곡을 하기 마련인데, 그 슬픔을 자아내는 사연도 복잡다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사(時事,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 가지 사회적 사건)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이 진행되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여 통곡한 가의(賈誼, 중국 문제 때의 학자 · 정치가로, 유학과 오행설에 기초를 한 새로운 제도의 시행을 주장함)가 있었고, 하얀 비단실이 본바탕을 잃고 다른 색깔로 변하는 것을 슬퍼하여 통곡한 묵적(墨翟, 중국 춘추 전국시대 노나라의 사상가 · 철학자로, 유가에게 배웠으나 무차별적 박애의 겸애를 설파하고 평화론을 주장하여 유가와 견줄 만한 학파를 이룸)이 있었으며, 갈림길이 동쪽 · 서쪽으로 나 있는 것을 싫어하여 통곡한 양주(중국 전국 시대의 학자로, 노자사상의 일단을 이은 염세적 인생관으로 자기중심적인 쾌락주의를 주장함)가 있었다. 또 막다른 길에 봉착하게 되어 통곡한 완적(중국 위나라의 사상가 · 문학자 · 시인으로 노장의 학문을 연구하였으나 정계에서 물러난 후, 술과 청담으로 세월을 보냄)이 있었으며, 좋은 시대와 좋은 운명을 만나지 못해 스스로 인간 세상 밖에 버려진 신세가 되어 통곡하는 행위로써 자신의 뜻을 드러내 보인 당구(唐衢)가 있었다.(시대의 아픔을 맞아 절실하게 통곡한 위대한 인물들)

그분들은 모두가 깊은 생각이 있어서 통곡했을 뿐, 이별로 마음이 상하거나 남에게 굴욕을 느껴 가슴을 부여안은 채 통곡하는 아녀자를 흉내내지 않았다.

그분들이 처한 시대와 비교할 때, 오늘날은 훨씬 더 말세에 가깝다. 국가의 일은 날이 갈수록 그릇되어 가고, 선비의 행실은 날이 갈수록 허위에 젖어 들어가며, 친구끼리 반복하여 제 이익만을 추구하는 배신 행위는 길이 갈려져 분리됨보다 훨씬 심하다. 또 현명한 선비들이 곤액(困厄)을 당하는 상황이 막다른 길에 봉착한 처지보다 심하다. 그러므로 모두들 인간 세상 밖으로 숨어 버리려는 계획을 도모한다. 만약 저 여러 군자들이 이 시대를 직접 본다면 어떠한 생각을 품을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통곡할 겨를도 없이, 모두들 팽함(彭咸)이나 굴원(屈原)이 그랬듯 바위를 가슴에 안고 물에 몸을 던지려 하지나 않을까?

허친이 통곡한다는 이름의 편액을 내건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예전보다 더 불우한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이러한 시절을 맞아 통곡하고 싶은 심정에서 '통곡헌'이라고 지었을 것임). 그러니 너희들은 통곡이란 편액을 비웃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내 말을 듣고, 비웃던 자들이 "잘 알았습니다."라며 물러났다. 오간 대화를 정리하여 글로 써서, 뭇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심정을 풀어주고자 한다(<통곡헌기>를 지은 이유).

《전론》으로 보는 조선의 공산주의자 정약용

  • 등록일
    2013/06/08 18:52
  • 수정일
    2013/06/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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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제개혁(田制改革)의 필요성

누군가가 전지(田地) 10경(頃)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의 아들은 10명이었다. 그의 아들 1명은 전지 3경을 얻고, 2명은 2경을 얻고, 3명은 1경씩을 얻고 나니 나머지 4명은 전지를 얻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울부짖으며 굴러다니다가 길바닥에서 굶어죽는다면, 그 사람은 부모 노릇을 잘한 것인가?
하늘이 일반 백성을 내고 먼저 그들을 위해 전지(田地)를 마련해서 그들로 하여금 먹고 살도록 하고, 이미 또 그들을 위해 임금을 세우고 목민관(牧民官)을 세워서 임금과 목민관으로 하여금 백성의 부모가 되게 하여, 그 산업(産業)을 골고루 만들어서 다 함께 살도록 하였다. 그런데 임금과 목민관이 되어서 그 여러 자식들이 서로 치고 빼앗아 강탈해서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을 팔짱을 낀 채 눈여겨 보면서도 이를 금지시키지 못하여 굳세고 힘센 자는 더 차지하고 힘없는 자는 떠밀려서 땅에 쓰러져 죽게 한다면, 그 임금과 목민관이 된 사람은 바야흐로 임금과 목민관 노릇을 잘한 것인가?
그러므로 그 산업(産業)을 골고루 만들어서 다 함께 잘 살아가도록 한 사람이 참다운 임금과 목민관이다. 그 산업을 골고루 만들어서 다 함께 잘 살아가도록 하지 못한 사람은 임금과 목민관의 책임을 저버린 사람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전지(田地)는 대략 80만 결(結 : 영조(英祖) 기축년[1769] 우리나라 8도의 현재 개간된 논은 34만 3천 결이고, 밭은 45만 7천 8백 결이다. 간사한 관리가 빠뜨린 결수 및 산전(山田), 화전(火田)은 이 숫자에 들어 있지 않다.)이고, 인민(人民)이 대략 800만 명(영조 계유년[1753] 서울과 지방의 인구가 730만이 조금 못 되었다. 당시에 빠진 인구 및 그동안 낳아서 불어난 인구가 마땅히 70만을 넘지는 않을 것이다.)인데, 가령 10식구(食口)를 1호(戶)로 쳐본다면 매양 1호마다 전지 1결(結)씩을 얻은 다음에야 그 재산이 고르게 된다.
지금 문관(文官), 무관(武官) 등의 귀신(貴臣)들과 지방의 부자 가운데는 1호당 곡식 수천 석(石)을 거두는 자가 매우 많은데, 그 전지를 계산해 보면 100결(結) 이하는 되지 않을 것이니, 이는 바로 990명의 생명을 해쳐서 1호를 살찌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자로 영남(嶺南)의 최씨(崔氏)와 호남(湖南)의 왕씨(王氏)같이 곡식 1만 석(石)을 거두는 자도 있는데, 그 전지를 계산해 보면 400결 이하가 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3,990명의 생명을 해쳐서 1호만을 살찌게 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정(朝廷)의 윗사람들이 마땅히 부자의 것을 덜어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태주어서 그 재산을 고르게 하는 제도를 시행해야 하는데, 부지런히 힘쓰지도 않고 조급하게 서두르지도 않고 있다. 이것은 임금과 목민관의 도리로써 그 임금을 섬기는 것이 아니다.

2. 정전제(井田制), 균전제(均田制), 한전제(限田制)

앞으로 정전(井田)제도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정전은 시행할 수가 없다. 정전이란 한전(旱田)에만 시행하는 것이다. 수리(水利)사업이 이미 잘 일어나고 멥쌀, 찹쌀이 이미 맛이 있으니 수전(水田)을 버릴 수 있겠는가. 정전이란 평전(平田)으로 하는 것인데, 벌써 벌목(伐木)하여 산골짜기가 벌써 개척되었으니, 그 비탈진 나머지 전지를 버릴 수 있겠는가.
장차 균전(均田)을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균전은 시행할 수가 없다. 균전이란 전지와 인구(人口)를 계산하여 고르게 나누는 것인데, 호구(戶口)의 늘고 줄고 하는 것이 달마다 달라지고 해마다 달라지므로, 금년에는 갑의 비율로 나누고 명년에는 을의 비율로 나누게 됨으로써, 아무리 계산이 밝다 해도 그 털끝만한 차이점을 살필 수 없을 것이며, 전지의 비옥하고 척박한 구별은 경(頃), 묘(妙)에 한계가 없을 것이니, 이를 고르게 할 수 있겠는가.
장차 한전(限田)을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한전은 시행할 수가 없다. 한전이란 전지를 사되 몇 이랑까지에 이르면 더 이상 살 수 없으며, 전지를 팔되 몇 이랑까지에 이르면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남의 이름을 빌려 더 사서 보탠다면 누가 알겠으며, 남이 나의 이름을 빌려 더 팔아 줄인들 누가 이를 알겠는가. 그러므로 한전은 시행할 수가 없다.
비록 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정전(井田)은 회복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유독 이 균전(均田)과 한전(限田)에 대해서만은 사리에 밝고 시무(時務)를 아는 사람들도 또한 좋다고 말하니 내가 가만히 생각건대 의심스럽다.
또한 무릇 세상 사람들이 모두 농사를 짓도록 하는 일은 진실로 내가 바라는 바이지만, 그 세상 사람이 모두 다 농사를 짓지 않는다 해도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는 전지를 얻도록 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에게는 전지를 얻지 못하도록 한다면 이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균전(均田)과 한전(限田)은 장차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도 전지를 얻도록 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에게도 또한 전지를 얻도록 하고, 공업(工業)과 상업(商業)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또한 전지를 얻도록 하게 된다. 무릇 공업과 상업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또한 전지를 얻도록 한다면, 이것은 바로 세상 사람을 이끌어 놀고 먹기를 가르치는 일이다. 세상 사람을 이끌어 놀고 먹기를 가르치고 있다면 그 법은 진실로 진선진미하지 못한 것이다.

3. 여전제(閭田制)의 좋은 점

이제 농사를 짓는 사람은 전지를 얻도록 하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전지를 얻지 못하도록 한다면, 여전(閭田)의 법을 시행하여야만 우리의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여전(閭田)이라 하는가. 산골짜기와 하천의 지세를 가지고 경계를 그어 삼고는, 그 경계에 포함된 것을 여(閭 : 주(周)나라 제도에 25가(家)를 1여(閭)라 한다. 이제 그 이름을 빌려 대략 30가(家)에서 드나듦이 있게 하되 또한 반드시 그 율이 일정하지는 않다.)라 이름하고 여(閭) 셋을 이(里 : 「풍속통(風俗通)」에는 50가(家)를 1리(里)라 하는데, 이제 그 이름을 빌렸으나 반드시 50가(家)로만 하지 않는다.)라 하며, 이(里) 다섯을 방(坊 : 방(坊)은 읍리(邑里)의 이름으로 한(漢)나라 때 구자방(九子坊)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나라 풍속에도 또한 이것이 있다.)이라 하고, 방 다섯을 읍(邑 : 주(周)나라 제도에 4정(井)을 읍(邑)이라 하였는데, 지금은 군(郡), 현(縣)의 소재지를 읍(邑)이라고 한다.)이라고 한다. 여(閭)에는 여장(閭長)을 두고 무릇 1여(閭)의 전지는 1여의 사람들이 다 함께 그 전지의 일을 다스리게 하되, 서로간의 경계가 없도록 하고 오직 여장(閭長)의 명령만을 따르도록 한다.
매양 하루하루 일할 때마다 여장은 그 일수(日數)를 장부에 기록해 둔다. 추수(秋收)가 끝나면 무릇 오곡(五穀)의 곡물을 모두 여장의 당(堂 : 여(閭) 가운데에 있는 도당(都堂)이다.)에 운반하여 그 양곡(糧穀)을 나누는데, 먼저 국가의 세(稅)를 바치고, 그 다음은 여장(閭長)의 녹봉(祿俸)을 보내고, 그 나머지를 가지고 날마다 일한 것을 기록한 장부에 의해 분배한다. 가령 곡식을 수확한 것이 1천 곡(斛 : 10두(斗)를 1곡(斛)으로 한다.)일 경우 그 장부에 기록된 일한 일수(日數)가 2만 일이면 매양 하루당 양곡 5승(升)을 분배하게 된다.
한 농부의 예를 들면, 그 부부(夫婦)와 아들과 며느리의 장부에 기록된 일한 일수가 모두 800일이면 그 분배된 양곡은 40곡(斛)이 되고, 또 한 농부의 예를 들면, 그 장부에 기록된 일의 일수가 10일이면 그 분배된 양곡은 5두(斗)뿐인 것이다.
노력을 많이 들인 사람은 양곡을 많이 얻게 되고 노력을 적게 들인 사람은 양곡을 적게 얻게 되니, 그 힘을 다하여 많은 양곡을 타려고 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사람들이 모두 그 노력을 다 기울이면 토지에서도 그 이익을 다 얻게 될 것이다. 토지의 이익을 일으키면 백성의 재산이 풍부해지고, 백성의 재산이 풍부해지면 풍속(風俗)이 순후해지고, 효(孝)․제(悌)가 세워지게 될 것이니, 이것이 전지(田地)제도에서 제일 좋은 방법이다.

4. 여전제(閭田制)의 시행 방법

여기에 여(閭)가 하나 있는데 30가(家)가 같이 한 여(閭)로 되었다. 여장(閭長)이 “너는 너 전지를 갈고, 너는 저 전지를 김매거라” 하여 할 일이 이미 나누어졌는데, 어떤 사람이 쟁기를 짊어지고 처자(妻子)를 데리고 와서 “한 집터를 주시기 바랍니다” 고 한다면 장차 어찌하겠는가. 그를 받아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1여(閭)의 전지는 더 넓어지지 않았고 1여의 백성은 일정한 수가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백성이 이로움 따라가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다. 이것은 곧 전지는 넓은데도 인력(人力)이 모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전지는 좁은데도 곡식 소출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이며, 가을에 양곡 분배가 많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안 뒤에야 쟁기를 짊어지고 처자를 데리고 와서 한 집터를 받기를 원한 것이다.
그리고 또 여(閭)가 하나가 있는데, 20가(家)가 같이 한 여로 되었다. 여장(閭長)이 “너는 저 전지의 잡초를 불사르고, 너는 저 전지에 거름을 주거라” 하여 할 일이 이미 나누어졌는데, 어떤 사람이 쟁기를 짊어지고 처자(妻子)를 데리고 “저 살기 좋은 곳으로 가겠습니다” 하고 떠나가겠다면 장차 어찌하겠는가. 또한 그의 소원을 들어줄 뿐인 것이다. 백성이 해로움을 피해 가는 것은 불이 습기를 피하는 것과 같다. 이는 곧 전지가 좁아서 인력이 남아도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가을에 양곡 분배가 적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안 뒤에야 쟁기를 짊어지고 처자를 데리고 떠나서 저 살기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의 택리(宅里)가 고르게 되고, 위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의 전지(田地)가 고르게 되고, 위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의 빈부(貧富)가 고르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로 자주 왕래하게 되리니, 이렇게 되면 8, 9년이 지나지 않아서 나라 안의 전지가 고르게 될 것이다.
그것은 백성을 전지로써 경계를 삼게 하는 것인데, 마치 양(羊)을 우리에 가두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제 많은 사람이 자유로이 왕래하도록 하는 것은 새나 짐승이 서로 쫓아다니는 것과 같다. 백성들로 하여금 새나 짐승처럼 서로 쫓아다니게 하는 것은 바로 어지러움의 근본이다.
그렇지만 이를 시행한 지 8, 9년이 되면 백성이 대략 고르게 될 것이고, 이를 시행한 지 10여 년이 되면 백성이 크게 고르게 될 것이다. 백성이 크게 고르게 된 연후에야 호적(戶籍)을 만들어서 그 가옥과 주거를 등록(登錄)시키고, 문권(文券)을 만들어서 그 이주(移住)에 대한 일을 관리하여, 한 백성이 오는 데에도 그를 받아들이는 데에 그 제한을 두고, 한 백서이 가는 데에도 그를 들어주는 데에 절차를 두어, 전지는 넓으나 사람이 적은 곳은 오는 사람을 받아들이고, 사람이 적은데도 곡식 소출이 많은 곳은 역시 오는 사람을 받아들이며, 전지는 좁은데 사람이 많은 곳은 떠나는 것을 들어주고, 사람은 많은데 곡식 소출이 적은 곳은 역시 사람이 떠나는 것을 들어준다. 이와 같지 않은데도 옮겨 다니는 사람은 떠도는 나그네가 되어 갈 데가 없을 것이니, 나그네가 되어 갈 데가 없게 되면 갈 수도 없고 올 수도 없을 것이다.

5. 선비의 역할

농사를 짓는 사람은 전지(田地)를 얻게 되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전지를 얻지 못하게 되며, 농사를 짓는 사람은 곡식을 얻게 되고,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곡식을 얻지 못하게 된다. 공업(工業)을 하는 사람은 그의 기구(器具)로써 곡식을 바꾸게 되고, 상업(商業)을 하는 사람은 그의 물화(物貨)로써 곡식을 바꾸게 되니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런데 선비(士)는 열 손가락이 모두 유약하여 힘든여 일을 할 수 없다. 밭을 갈 수 있는가, 김을 맬 수 있는가, 잡초(雜草)를 불살라서 전지를 일구겠는가, 거름을 주겠는가. 그 이름이 장부에 기록되지 못한즉 가을에 곡식 분배가 없을 것이니, 장차 어찌하겠는가. 아아, 내가 여전(閭田)의 법을 만들려는 것은 바로 이를 위해서이다.
대저 선비란 어떤 사람이며, 선비는 무엇 때문에 일하지 않으면서 남의 토지를 빼앗아 차지하고 남의 힘으로 먹고 사는가. 대저 그것은 노는 선비가 있기 때문이며, 그러므로 전지의 이로움이 다 개척되지 못하게 된다. 선비가 놀고서는 곡식을 얻을 수 없음을 알게 되면 또한 장차 직업을 바꾸어 농사를 짓게 될 것이다. 선비가 직업을 바꾸어 농사일을 하게 되면 전지의 이로움이 개척되고, 선비가 직업을 바꾸어 농사일을 하게 되면 풍속(風俗)이 순후(淳厚)해지고, 선비가 직업을 바꾸어 농사일을 하게 되면 난민(亂民)이 근절될 것이다.
그러나 선비가 반드시 직업을 바꾸어 농사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장차 어찌하겠는가. 직업을 바꾸어 공업(工業)이나 상업(商業)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아침에는 나가서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돌아와서 옛사람의 글을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부민(富民)의 자제(子弟)들을 가르쳐 주고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실업의 이치를 강구하고 토지의 적성(適性)을 분별하고 수리(水利)를 일으키고, 기구(器具)를 만들어서 인력을 덜게 하고, 곡식을 심고 가꾸는 일과 가축(家畜)을 기르는 방법을 가르쳐서 농사를 돕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이러한 사람들은 그 공로가 어찌 팔을 걷어올리고 힘들여 일하는 사람에게 비교할 것이겠는가. 이런 사람의 1일 노역은 10일로 기록하고 10일의 노역은 100일로 기록하여 그 양곡을 분배해 주는 것이 좋다. 선비에게 어찌 분배가 없을 수 있겠는가.

6. 전세(田稅) 감면과 그 효과

전지(田地)에서는 10분의 1을 세(稅)로 받는 것이 법이다. 세를 가볍게 하여 10분의 1을 다 받지 않는 것은 맥국(貊國)의 도(道)이고, 세를 무겁게 매겨 10분의 1 이상을 받는 것은 걸(桀)의 도(道)이다.
현재 곡식 100두(斗)를 수확하는 전지에 대해서 국가에 바치는 세는 5두에 불과하니 이는 20분의 1을 받아가는 것이고, 사가(私家)에 바치는 세는 50두이니 이는 바로 10분의 5인 것이다. 이리하여 국가는 대맥(大貊)이 되고 사가(私家)는 대걸(大桀)이 되었으므로, 국가는 가난하여 녹봉을 지급하지 못하고 백성은 다 털려 없어져 먹을 것이 없으니 이는 대체 무슨 법을 따른 것인가.
전지를 겸병(兼倂)한 호가(豪家)들을 없애고서 10분의 1의 세법을 시행한다면 국가와 백성들이 함께 부유해질 것이다. 그러나 10분의 1의 세는 쉽게 말할 수 없으니, 장차 연사(年事)의 풍년과 흉년을 살펴서 그 세를 올리고 내릴 것인가. 이것은 오직 정전(井田)제도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요, 여전(閭田)제도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토지의 비옥함과 척박함을 보고 곡식 수확의 많고 적음을 헤아려서 몇 해 동안의 중(中)을 비교하여 일정한 것으로 삼고, 그 총액(總額)을 일정하게 하여 증가하거나 경감하지 못하도록 하고, 오직 큰 흉년(凶年)에만 그 세(稅)를 임시로 빌려 주었다가 큰 풍년(豊年)을 만나서 수효를 맞추어 배상(賠償)하고 보충하게 한다면, 국가에서는 일정한 수입이 있게 되고 백성들에게는 일정한 공납(公納)이 있게 되어 모든 어지러움이 함께 가지런해질 것이다.
흉년에 백성들이 세의 감면을 한없이 바라는 것은 그것이 영구히 감면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풍년이 들 경우 보충하고 상환하여야 될 것을 안다면 세금 감면받는 것을 끝없이 바라지 않을 것이다. 세금 감면받는 것을 끝없이 바라지 않는다면 간사와 거짓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오직 산이 무너지고 둑이 터져서 먼 훗날에 이르도록 개간(開墾)되지 못할 것에 대해서는 영구히 세금을 면제해 줄 뿐이다. 그러나 물을 대고 황무지(荒蕪地)를 개간하며 나무를 베어내고 돌을 뽑아내어 전지로 만든 것도 또한 장차 몇십년 만에 한번식 등록(登錄)을 시킨다면, 저 산이 무너지고 냇둑이 터져서 영구히 세금이 감면된 것도 또한 배상하고 보충하게 될 것이다.
국가의 세(稅)가 이미 10분의 1인데도 국가의 재용(財用)은 이미 배가 증가되었으니, 녹봉(祿俸)도 넉넉하게 주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이제 이미 사가(私家)의 겸병하는 전지가 없어졌는데도 또 따라서 그 녹봉을 박하게 준다면 나라에는 관리(官吏)가 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위로는 부모를 섬길 수 있고 아래로는 처자를 기를 수 있으며, 또 족당(族黨)을 구휼(救恤)하고 빈객(賓客)을 접대하고 노복(奴僕)을 양육하고 제택(第宅)을 높게 짓고 의복(衣服)과 말(馬)을 화려하게 갖출 수 있도록 한 다음에야 조정(朝廷)에서 벼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7. 군제(軍制)와 호포제(戶布制)

옛날에는 군사(兵)를 농민(農民)에게 소속시켰는데, 지금 여전(閭田)의 법을 시행한다면 그는 군사제도를 정하는 데에 더욱 편리할 것이다.
국가의 군사제도에는 두 가지의 용도가 있는데, 한 가지는 대오(隊伍)를 편성하여 국가 변경(邊境)의 변란에 대비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군포(軍布)를 거두어서 경성(京城)의 군사를 양성하는 것이니, 이 두 가지는 폐지할 수 없는 것이다.
대오에 편성된 군졸은 항상 맡아 거느리는 사람이 없으므로 장수와 병졸이 서로 익숙하지 못하고 서로 쓰임이 되지 못하니, 어찌 그것을 군대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지금 여(閭)에는 여장(閭長)을 두어 그를 초관(哨官)으로 삼고, 이(里)에는 이장(里長)을 두어 그를 파총(把摠)으로 삼고, 방(坊)에는 방장(坊長)을 두어 그를 천총(千摠)으로 삼고,(이장(里長)은 대여(大閭)의 장이 이를 겸임케 하고 방장은 이장 중에 현능(賢能)한 사람을 가려서 이를 겸임토록 하되 녹봉(祿俸)은 겹쳐 받지 못한다.) 읍(邑)에는 현령(縣令)을 두어서 그로 하여금 절제하게 한다면, 여전제가 정해지는 데 따라 군사는 그 가운데 있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전지를 가져서 각기 그 개인의 일을 사사로이 처리하기 때문에 기강(紀綱)이 서지 않고 명령이 시행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한 호의 10명의 생명이 여장(閭長)에게 매달렸으므로, 1년 내내 분주하게 따라다니면서 여장의 절제를 받게 되니, 이들로써 군사를 삼으면 전진하고 후퇴하는 것이 군율(軍律)과 같이 된다. 왜냐하면 평소부터 가르치고 익혀왔기 때문이다.
대략 1여(閭)의 백성을 가지고 그 비율을 셋으로 나누어서, 그 한 부분은 호정(戶丁)을 내어 대오를 편성하는 데 응하게 하고, 그 두 부분은 호포(戶布)를 내어 군수(軍需)에 응하게 하여 역정(役丁)의 많고 적은 것으로써 그 호포를 가감하게 한다면, 장정(壯丁)을 찾아 모아서 충군(充軍)시키는 폐단은 또한 금방 없어질 것이다.
근년에 정승 이병모(李秉模)가 평안도 관찰사로 있을 적에 중화부(中和府)에다 호포법(戶布法)을 시행한 결과, 부민(府民)들이 서로 모여서 부르짖어 울므로 그 일이 드디어 중지되었다.
대저 국가에서 법을 시행할 적에는 귀하고 가까운 지방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국가의 명령이 비천하고 먼 곳으로부터 시행된다면 서로 모여서 부르짖어 울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니, 그것이 제대로 시행되겠는가. 여전(閭田)의 법을 시행하여 효제(孝悌)의 의리를 펴고, 학교의 가르침을 본보기로 삼아 백성들로 하여금 자기 어버이를 친애하고 어른을 어른으로 잘 섬기도록 한다면 호포(戶布)의 법은 저절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www.sunslife.com/bbs/zboard.php?id=3004&page=46&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subject&desc=asc&no=2428

《원목》으로 보는 조선의 사회계약론자 정약용

  • 등록일
    2013/06/08 18:41
  • 수정일
    2013/06/0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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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百姓)을 위해서 목(牧-통치자)이 존재(存在)하는가, 백성이 목(牧)을 위해서 태어났는가? 백성들은 곡식(穀食)과 피륙을 내어 목(牧)을 섬기고, 백성들은 수레와 말을 내어 추종(追從)하면서 목(牧)을 송영(送迎)하며, 백성들은 고혈(膏血)과 진수(津髓)를 모두 짜내어 목(牧)을 살찌게 하니, 백성들이 목(牧)을 위해서 태어난 것인가? 아니다, 아니다. 목(牧)이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태고시대(太古時代)에는 백성만이 있었을 뿐이니 어찌 목(牧)이 존재하였을 것인가. 백성들은 무지(無智)하여 집단적(集團的)으로 모여 살았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 분쟁(紛爭)이 일어났을 때, 이를 결판(決判)지을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노인(老人)이 있어서 공정(公正)한 말을 잘하였기 때문에, 그들은 그 노인에게 가서 판결(判決)을 받고, 또 모든 이웃사람들이 그에게 복종(服從)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노인을 추대(推戴)하여 이정(里正-이장)이라고 불렀다. 또한 수개소(數個所)의 마을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났을 때,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한 사람의 노인이 현명(賢明)하고 지식(知識)이 많았기 때문에 수개소(數個所)의 마을사람들이 모두 그에게 가서 판결을 받고 그에 복종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를 추대하여 당정(黨正-면장)이라고 불렀다. 또한 몇 개 구역(區域)의 인민(人民)이 서로 분쟁을 일으켜 해결을 짓지 못하다가, 어느 한 사람의 노인이 현명하고 덕(德)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에게 가서 판결을 받고 그에게 복종하였다. 그리하여 그를 추대하여 주장(州長)이라 불렀다. 이상과 같은 사정(事情)과 순서(順序)를 밟아서 몇 개 주(州)의 주장(州長)들이 한 사람을 추대하여 장(長)으로 삼아 국군(國君)이라 칭하고, 또한 여러 지방(地方)의 국군들이 한 사람을 추대하여 장으로 삼아 방백(方伯)이라 칭하고, 사방(四方)의 방백(方伯)들이 한 사람을 추대하여 최고의 장으로 삼아 황왕(皇王-황제)이라 부르니 황왕의 근본은 이정(里正)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따라서 목(牧)은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정(里正)은 백성들의 희망을 좇아서 법(法)을 제정하여 당정(黨正)에게 올리고, 당정은 백성들의 희망을 좇아 법을 제정하여 주장(州長)에게 올리고, 주장은 이를 국군(國君)에게 올리며, 국군은 다시 황왕(皇王)에게 올린다. 그러므로 그 법은 모두 백성들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후세(後世)에는 어느 한 사람이 자립(自立)하여 황제(皇帝)가 되어 자기의 자제(子弟)와 종복(從僕)들을 제후(諸侯)로 삼고, 제후는 자기의 심복(心腹)을 천거하여 주장(州長)을 삼고, 주장(州長)은 자기의 심복을 간택하여 당정(黨正)․이정(里正)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황제는 자기의 욕망(慾望)을 좇아서 법을 제정하여 제후에게 내리고, 제후는 다시 자신의 욕망대로 법을 제정하여 주장에게 내린다. 이런 식으로 주장은 다시 당정에게, 당정은 이정에게 내리니, 그 법은 모두 통치자(統治者)의 지위(地位)를 높여주고 인민의 지위는 저하시키며, 아랫사람에게는 각박하게 대하고 윗사람에게는 아부(阿附)한다. 그리하여 인민은 마치 통치자를 위하여 태어난 것처럼 되어버렸다.

 

오늘날의 수령(守令)들은 마치 옛날의 제후와 같이 권력화(權力化)하여 사는 궁실(宮室)이나 타고 다니는 여마(輿馬), 입는 의복(衣服)이나 먹는 음식(飮食), 좌우에서 시중드는 종들을 거느린 것 등이 마치 국군의 그것에 비길 만하고, 그들의 권능(權能)은 넉넉히 사람들을 경하(慶賀)할 만하고, 그들의 형위(刑威)는 넉넉히 사람들을 두렵게 할 만하다. 그리하여 수령(守令)들은 오만스럽게 자신을 뽐내고 태평스럽게 스스로 안일(安逸)에 빠져서 자기가 목자(牧者)라는 것을 망각한다. 사람들이 분쟁을 일으켜 찾아가 판결을 구하면, 귀찮아서 “왜 이렇게 시그러우냐?”고 말하고, 굶어죽는 사람이 있으면 “제 스스로 죽은 것뿐이다”라고 말한다. 곡식과 피륙을 바쳐서 섬기지 않으면 곤장(棍杖)을 때리고 몽둥이질을 하여 피를 흘리게 한 뒤에야 그친다. 날마다 착취(搾取)하여 거둬들인 돈 꾸러미를 세고, 낱낱이 기록(記錄)하고, 주(注)를 달고, 착오(錯誤)와 탈락(脫落)을 수정 첨가하여 돈과 피륙을 징수하여 전지(田地)와 주택(住宅)을 장만하고, 권세(權勢)있고 귀(貴)한 집에 뇌물(賂物)을 보내어 뒷날의 이익을 기다린다. 이러고서야 백성이 목(牧)을 위해서 태어난 것이니, 어찌 타당한 이치라 하겠는가? 목(牧)은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한영우(韓永愚) 해설과 번역.

마르크스의 고백게임

  • 등록일
    2013/06/08 18:32
  • 수정일
    2013/06/0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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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대 중반 마르크스의 두 딸(라우라와 예니)과 그 당시 유행하던 고백게임을 하면서 딸들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고백한 바 있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미덕은?  -단순성

아버지가 남자에게서 제일 좋아하는 미덕은?  -강인성

아버지가 여자에게서 제일 좋아하는 미덕은?  -연약성

아버지의 주된 성격은?  -목적의 단일성

아버지가 생각하는 행복은?  -싸우는 것

아버지가 생각하는 불행은?  -굴복하는 것

아버지가 가장 쉽게 용서할 수 있는 악덕은?  -쉽게 속는 것

아버지가 가장 싫어하는 악덕은?  -굴종

아버지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마틴 터퍼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독서에 빠지는 것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셰익스피어, 이이스큘로스, 괴테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산문작가는?  -디드로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영웅은?  -스파르타쿠스, 케플러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여주인공은?  -그레트헨 (괴테의 [파우스트] 1부의 여주인공)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월계수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빨강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이름은?  -라우라, 예니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생선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경구는?  - 모든 인간적인 것은 나와 관련이 있다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좌우명은?  -모든것을 의심하라

 

인터넷에서는 (인간적인 것 가운데 나와 무관한 것은 없다Nihil humani a me alienum puto)..라고 번역되어 있기도 하더라.

프랑스 국가-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

  • 등록일
    2013/06/01 20:18
  • 수정일
    2013/06/0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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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1절
 Allons enfants de la Patrie,
 Le jour de gloire est arrivé!
 Contre nous de la tyrannie,
 |: L'étendard sanglant est levé, :|
 Entendez-vous dans les campagnes
 Mugir ces féroces soldats?
 Ils viennent jusque dans vos bras
 Égorger vos fils et vos compagnes!

 

 

 1절
 가자, 조국의 아이들아
 영광의 날이 왔다.
 우리에 맞서 전제정이 들어섰다.
 |: 피 묻은 깃발이 올랐다, :|
 들판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리느냐,
 이 잔인한 군인들의 포효가.
 그들이 바로 우리 곁에 왔다,
 너희 조국, 너희 아들들의 목을 따기 위해서.


  2절
 Que veut cette horde d'esclaves,
 De traîtres, de rois conjurés?
 Pour qui ces ignobles entraves,
 |: Ces fers dès longtemps préparés? :|
 Français, pour nous, ah! quel outrage
 Quels transports il doit exciter!
 C'est nous qu'on ose méditer
 De rendre à l'antique esclavage!


 2절
 어떻게, 노예의 부대를 수행하는가?
 반역자와 왕의 공모라고?
 누가 이런 비열한 쇠사슬을,
 |: 이러한 긴 다리미를 준비하는가? :|
 프랑스여, 우리에게, 아! 어떤 모욕을!
 어떤 감정을 자극하는가?
 그것은 그들의 계획이 감히 우리에게 있다니,
 옛날의 노예로 돌아가려면 말이다!

 

3절
 Quoi! des cohortes étrangères
 Feraient la loi dans nos foyers!
 Quoi! Ces phalanges mercenaires
 |: Terrasseraient nos fiers guerriers! :|
 Grand Dieu! Par des mains enchaînées
 Nos fronts sous le joug se ploieraient
 De vils despotes deviendraient
 Les maîtres de nos destinées!

 

 3절
 뭘까? 이 외국의 동료들이여!
 그들은 우리의 집에 법률을 만들 것이리라!
 뭘까? 이들 팔란세의 용병이여,
 |: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사들이여, 엎드리라 :|
 어머나, 세상에! 쇠사슬에 묶여있는 손으로
 우리의 눈썹의 멍에는 밑에 잡힐 것이리!
 야비한 군주의 것이다,
 우리의 운명의 주인이 말이다!

 
 4절
 Tremblez, tyrans et vous perfides
 L'opprobre de tous les partis,
 Tremblez! vos projets parricides
 |: Vont enfin recevoir leurs prix! :|
 Tout est soldat pour vous combattre,
 S'ils tombent, nos jeunes héros,
 La terre en produit de nouveaux,
 Contre vous tout prêts à se battre!

 

4절
 폭군과 반역자를 떨게 하리!
 모든 당사자들의 치욕은,
 귀하의 약속 파리시데를 떨게 하리!
 |: 그들에게 상을 달라고, :|
 모두가 당신과 싸우는 군인일리!
 그들이 쓰러진다면, 우리의 젊은 영웅들은,
 지구는 새로운 것을 봐라!
 죄수 팀은 싸움을 준비하라고.

 

 5절
 Français, en guerriers magnanimes,
 Portez ou retenez vos coups!
 Épargnez ces tristes victimes,
 |: À regret s'armant contre nous. :|
 Mais ces despotes sanguinaires,
 Mais ces complices de Bouillé,
 Tous ces tigres qui, sans pitié,
 Déchirent le sein de leur mère!

 

5절
 프랑스여, 도량의 전사로,
 곰 또는 프랑스를 다시 잡아서,
 이 슬픈 희생자들을 모아서,
 |: 행정관은 우리에 대한 무장을 갖추었도다! :|
 하지만 피에 굶주린 왕이여,
 하지만 이들 공범의
 이러한 모든 호랑이를, 누가 사정없이
 그들의 어머니를 떼었느냐?

 

 6절
 Amour sacré de la Patrie,
 Conduis, soutiens nos bras vengeurs
 Liberté, Liberté chérie,
 |: Combats avec tes défenseurs! :|
 Sous nos drapeaux que la victoire
 Accoure à tes mâles accents,
 Que tes ennemis expirants
 Voient ton triomphe et notre gloire!

 

6절
 신성한 조국애여,
 우리의 복수심에 불타는 팔을 인도하고 떠받쳐라.
 자유, 사랑하는 자유여,
 |: 너희의 지지자와 함께 싸워라, :|
 우리의 깃발 아래에, 승리가
 너희의 씩씩한 노래에 맞춰 돌진하리라.
 너희의 죽어가는 적들이
 너희의 승리와 영광을 보도록.


 7절
 Nous entrerons dans la carrière
 Quand nos aînés n'y seront plus,
 Nous y trouverons leur poussière
 |: Et la trace de leurs vertus :|
 Bien moins jaloux de leur survivre
 Que de partager leur cercueil,
 Nous aurons le sublime orgueil
 De les venger ou de les suivre

 

7절
 우리는 구덩이를 누르고 있도다!
 우리의 선조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들의 먼지를 발견한다,
 |: 그리고 그들의 미덕의 흔적을, :|
 그들은 생존을 위해 질투하였고,
 그들의 상자를 공유하였으며,
 우리는 숭고한 자존심을 가지고
 복수를 하거나 아니면 기다리거라!


 후렴(2번 반복)
 Aux armes, citoyens,
 Formez vos bataillons,
 Marchons, marchons!
 Qu'un sang impur
 Abreuve nos sillons!

 

후렴(2번 반복)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너희의 부대를 만들어라
 진격하자, 진격하자!
 그들의 불결한 피를
 우리 들판에 물처럼 흐르게 하자.

 

《do you hear the people sing》-영화 레미제라블 OST

  • 등록일
    2013/06/01 20:03
  • 수정일
    2013/06/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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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the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성난 민중의 노래가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을 사람들의 노래가

 그대의 심장고동이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올 때 새로운 삶이 시작되리!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Who will be strong and stand with me?
Beyond the barricade
is there a world you long to see?

Then join in the fight that will give you the right to be free!
 

우리의 십자군에 함께 하지 않을 텐가

힘차게 일어서세
바리게이트 너머에
그대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가?
자유의 권리를 줄투쟁을 함께 하세!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the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성난 민중의 노래가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을 사람들의 노래가

 그대의 심장고동이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올 때 새로운 삶이 시작되리!


Will you give all you can give so that our banner may advance?
Some will fall, and some will live.
Will you stand up and take your chance?
The blood of the martyrs
will water the meadows of France!
 

승리를 위해 그대 모든 걸 바치겠는가?

죽는 자도 있겠지
 위험을 각오하겠나?
순교자의 피가 온
프랑스를 적시리!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the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성난 민중의 노래가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을 사람들의 노래가

 그대의 심장고동이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올 때 새로운 삶이 시작되리!

 

영화 《레 미제라블》에서 프랑스 혁명군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오직 투쟁만이 노예 생활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노래이죠. 그러나 영화 《레 미제라블》에서 프랑스 혁명군은 마리우스를 제외하고 모든 혁명군이 전멸하고 말죠 ㅠㅠ

《Warrior》-B.A.P

  • 등록일
    2013/04/01 10:33
  • 수정일
    2013/04/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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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Warrior Is Back
We Gonna Rock This
B.A.P

What's Your B?
맞서 싸울께 이 거리에 영혼들을 위해 whoa

What's Your A?
새로운 혁명의 시작점 막아볼테면 막아봐 날

What's Your P?
악한 DNA, 바이러스 우린 전사들을 다 잃었어
Once Again, What's The Name Of The Game? B.A.P
다 일어서

끝없는 전쟁은 누굴 위해있나
(Bang Bang) 비겁하게 다 그대 뒤에서 머릴 겨눈다
그대들의 위선은 용서받을 수 있나
(Bomb Bomb) 어두운 가면 속을 다 던져 Get It On

Warrior
태양아래 너를 맡겨봐
내 가슴에 불을 지펴봐
디기디기덤 디기디기덤
Warrior
총알보다 좀더 빠르게
니가슴에 파고 들어가
디기디기덤 디기디기덤
목을 조여간다

Get down Get down GetGetGetGet Get down
Get down Get down (Bow Wow Wow Wow Wow)
Get down Get down GetGetGetGet Get down
Get down Get down (Bow Wow Wow Wow Wow)

Yeah
기나긴 싸움에 목이 마른 그 대들을 위해 날리는 Punch
서로가 다르고 편을 가르고
그 말이 곧 무지한 사람들 말이고
심장에 울리는 내 말이 니말과 다르니 화가나니 들어 4마디 잔소리
(Rest In Peace) 진실들을 위한 이 기도
가려진 시스템 검은 그림자가 위로
덮여도 굴하지 않는 신성한 뱃지
What's The Name Of The Game? B.A.P

절망의 늪에서 살아 본적 있나
(Bang Bang) 악몽들이 날 괴롭혀 길 잃은 나침반
악마 같은 입술로 넌 쉽게 말할 텐가
(Bomb Bomb) 하나 둘씩 죽어가 지옥 같은 말에 숨이 멎어가

Warrior
태양아래 너를 맡겨봐
내 가슴에 불을 지펴봐
디기디기덤 디기디기덤
Warrior
총알보다 좀더 빠르게
니 가슴에 파고 들어가
디기디기덤 디기디기덤
목을 조여간다
Get down Get down GetGetGetGet Get down
Get down Get down (Bow Wow Wow Wow Wow)

하늘아래 그댄 가려지지 않는다
숨어봐도 진실 앞에 무릎 꿇는다
너너너너너너 너너 넌~

Warrior
태양아래 너를 맡겨봐
내 가슴에 불을 지펴봐
디기디기덤 디기디기덤
Warrior
총알보다 좀더 빠르게
니 가슴에 파고 들어가
디기디기덤 디기디기덤
목을 조여간다

Get down Get down GetGetGetGet Get down
Get down Get down (Bow Wow Wow Wow Wow)

 

 

개인적으로 가사가 매우 마음에 드는 노래 중 하나입니다. 가사가 매우 투쟁적인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맞서 싸울께 이 거리에 영혼들을 위해' , '하늘 아래 그댄 가려지지 않는다. 숨어봐도 진실 앞에 무릎 꿇는다' 등등이요.

[Joshua Lee]공산주의가 민주주의의 반댓말이라고?

  • 등록일
    2013/04/01 10:13
  • 수정일
    2013/04/0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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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나는 지리수업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지리 선생님의 발언에 경악했다. 북조선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고." 우리나라를 자유주의 국가로 부르는 것도 아니고 '민주주의' 국가라고?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북조선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삼대에 걸쳐 독재를 하며 인민들의 인권을 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 하니까... 하지만 공산주의 자체를 민주주의의 반댓말로 말씀하신 것은 분명 왜곡된 발언이다.

 공산주의가 창시된 19세기 중반으로 올라가 보자. 공산주의의 주창자 마르크스는 자신의 이상사회를 어떤 사회로 칭했을까? 사회주의사회? 공산주의 사회? '민주주의자' 들에게는 놀랍게도 마르크스는 자신의 저서 《자본론》 등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체' 라 칭했다.

 또한 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때 프로이센에 패해 굴욕적인 조약을 맺자 파리 시민들은 봉기하여 파리의 정부군을 몰아내고 자신들만의 자치정부를 결성하는데 이를 '파리 코뮌' 이라 한다. 후에 프로이센-오스트리아-벨기에-영국의 지원을 받은 프랑스 정부 때문에 파리 코뮌은 71일 정도 밖에 지속이 되지 못했지만 파리 코뮌 정부가 71일 동안 보여준 정부형태는 현존하는 그 어떤 국가들보다 민주적이었다. 모든시민들이 투표에 나섰으며, 또한 시민들이 선출한 대표와 공장주가 후에 지지를 받지 못했을 시 탄핵당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사회민주주의하면 의회와의 대화로 민주주주의적 개혁을 지향하는 좌파들을 말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사회민주주의자' 라 하면 공산주의자, 오늘날의 사회민주주의자라 칭했다. 아직도 당명을 바꾸지 않은 독일 사회민주당은 물론이고 러시아 공산당으로 개칭하기 전의 러시아 공산당의 당명도 러시아 사회민주당이었다. 오늘날 공산주의자로 불리는 레닌, 사회민주주의자의 시초 카우츠키와 베른슈타인, 스파르타쿠스단을 이끌었던 로자 룩셈부르크 이 모두가 당시에는 '사회민주주의' 자라 불리었다.

 우리의'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도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39년간의 독재를 겪었으며 세계적으로 여러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도 '민주주의' 라는 이름아래 아직도 독재 정치를 펼치며 국민들을 억누르고 있다.

 필시 자본주의를 민주주의와 동의어로 칭하며 공산주의를 민주주의의 반댓말로 칭하는 것은 왜곡이다. 공산주의의 반댓말은 자본주의임을 이글로써 확실히 하는 바이다.

《레 미제라블》패러디 《레 스쿨제라블》

  • 등록일
    2013/04/01 09:21
  • 수정일
    2013/04/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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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의 현실을 패러디로써 풍자하고 있는 동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