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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떠나보내며...............

이곳을 찾아오시는 동지들중에 아시는 분들도 꽤나 있지 않나 해서 어줍잖은 글을 올려봅니다.

노동운동판에 "숲속홍길동"이라는 필명을 쓰는 이상현이라는 동지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

항상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투쟁하는 동지들 동영상으로 연대하던 동지였는데 며칠전에 죽었다네요.

발견당시 목을 맨 상태였고 거주하던 원룸에서 며칠간 안보이고 이상하니까 아마 집주인이 신고를 했던 모양입니다.

어제 발견했는데 사망한지 3~4일 정도 됐다고 합니다.

방에는 온통 소주병이 굴러다니고 ...... 아마 극심한 경제적고통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것 같습니다.

저랑 술 먹을때마다 자살하는 동지들을 많이 비판했었는데 결국 자신이 이래버리니 환장하겠습니다.

사실 자본주의 하에서 경제를 우선시하지 않고 말하자면 먹고사는데 연연하지 않고 운동하기가 거시기 합니다.

이 동지는 그저 순수한 연대활동을 했던 것이지요.

뭐 투쟁사업장 동지들 현장에 가서 영상연대하고 밥이나 얻어먹고 그래 살았는데 이래 갔습니다.

 

멀리 한진중공업에서는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연대해 달라고 아우성이 빗발치는데 저는 이 친구 편하게  마지막 가는 길 편하게 보내주려고 시신이 발견된 인천에서 서울로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먹고 그저 수주 한병먹고 컴앞에 앉아있는데 홍길동이랑 술먹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많이 먹었죠..........근 10년을 알고 지냈으니까요.

다투기도하고 (제가 술먹을땐 좀 직설을 하는 편이라 많이 불편해 했습니다) 또 풀어지고 .......... 2009년 용산 연대집회 갔다가 버스에 치여 큰 사고를 당했을 때도 제일 먼저 병원으로 달려와준 동지였습니다.

수술 끝나고 침대에 누워있는 그 초췌한 영상을 올려주기도 했고 2006년 이랜드 투쟁 때 상암점에서 경찰놈들한테 코를 얻어 터져서 코피가 줄줄나는 영상을 하필이면 PD수첩에 기고해서 저 아는 사람들한테 전화도 많이 받게 한 동지입니다.  

 

이 동지 홈피에 마지막 쓴 글이 바로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원이라도 이만원이라도 좋으니 제발 돈좀 보내주세요."

저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금전적인 능력은 완전히 꽝인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이 그래도 조금 보내줬다는 그래서 급한 불 끄고 다시 운동하겠다는 문자를 받은게 엊그제 인데 도데체 왜 죽었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아 하여튼 그렇게 갔네요.

 

동지들 우울증 조심하십시오.

현장에서 죽는 사람들 죄다 우울증 때문입니다.

심정에 이상이 생기면 지체말고 병원으로 가셔야 합니다.

가뜩이나 비도와서 더 우울한데 우울하 이야기 하나 올렸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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