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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空轉)의 정치학

이야기를 이어가기 전에 짚어둘 것이 있다.

공전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공전의 결과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으로 나타나는가!

대개의 경우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토론을 진행하다 보면 해법의 가느다란 끈

한조각이라도 붙잡을 수는 있는 법이다.

그러나 애초에 토론의 시발의제 자체가 공전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면

공전의 에너지는 더욱 맹렬한 속도로 증가할 뿐이다.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정당에 느닷없이 '반핵논쟁'이 뜨겁다.
아니 정확히 말해 '이유 있는 핵'이라는 돌연변이가, 잠복해 있던 '사칭진보'의

실체를 드러내는 '긍정적효과'를 생산해내고 있다.

이쯤되면 외연적형태는 분명 '공전'의 모습이되 정치적으로는 훌륭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과정일 수 있다.

바바리맨도 자주 보면 질리듯 또 제 딴에는 예술적 페이소스를 꿈꾸는 합당한

이탈을 몰라주는 사회구조가 문제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 메조히즘을 통해 욕구를 발산하려는 도착자라면 그 바바리맨은

여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받아야 견딜 수 있는 서글픈 사회적치료의 대상이다.

 

 




1. '유감과 반대'사이 그 건널 수 없는 루비콘강

히로히토가 '통석의 념(痛惜의 念)'이란 발언을 했을 때 이 땅의 많은 이들은

부실했던 한문공부를 후회하며 머리를 쥐어 뜯었던 공통된 경험이 있다.
불분명한 시대에 살면서 모호함은 어느덧 우리의 무기요! 긍지가 되었다.
게시판에 즐비한 '선군정치의 자긍심'은 분명 유감(有感-느끼는 바가 있음)의

골격을 '이유있는 핵추앙'으로 뒤덮고 있는데 우리의 '다수'중앙위원들과 '

다수'최고위원들께서는 "그건 그것이 아니다!"라고 손사레를 치고 계신다.

오호 통재라!
민주노동당에 '호찬호반'을 허하라!

민주노동당이 서자정당도 아닐진대 언제부터 '찬성을 찬성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반대를 반대라고 부르지 못하는...,'

로마공화정시기에, 도달하여 군대의 지휘권을 포기해야 했던 루비콘강은 이렇게

여전히 민주노동당에 포기할 수 없는 '반대'란 형태의 지휘권을 빼앗길 수 없는

용기로 살아숨쉬고 계시다.

 




2. 편견과 꼬장

'이유있는 핵'주의자들은 지나치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기검열에 들어가 버렸다.
" 아! 씨바~ 내가 생각해도 나의 변절이 자존심을 거드리는군. 이쯤되면 그냥

프라이드로 가는거야!"

아무리 눈살 찌푸리는 이종격투기라 한들 '현피개싸움'이 아닌이상 엄연한 룰이

있을진대 우리 '이유있는 핵'주의자들의 반대편에 선 자는 몽땅 당 망치는 <전진>

이며 <반북주의자>일 것이라는 환각상태에 빠져든 것이다.

호흡이 곤란하면 산소공급이 불규칙하고 가뜩이나 부족한 판단능력이 가공의

실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놓치면 안돼!'
단말마는 어느덧 주술로 보우하사 행여나 흔들릴까 고이 접어 견뎌내는 것이다.

자기검열의 비극이다.

 

 



3. 공전의 정치학

앞에서도 언급했듯 공전과정에서도 유의미한 정치적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결국 우리 안의 '한심한 수준'으로 일반화되어지는 정치적타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결과론적 한계에 우리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웰빙시대에 흑미도 아닌 것이 백미도 아닌 것이 어중간한 '반미'로 희화화될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억울하게 세트로 묶여 "건강에는 반미가 최고에요!"라고 개그질하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요일에 당원대회가 열리는 '열린 시민공원'에서 우리는 부모를 잃어버리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찬바람 몰아치는 개그사냥의 계절에 '반미반전'의

영양학을 고민해야 한다.

'이유있는 핵'파문이 HID전우회에 "쟤들은 잃어버린 우리 전우일지도 몰라!"라는

화두를 던지는 지금!
'반미반전'구호와 '북한침투승인! 우리도 핵무장!'의 구호가 어깨걸고 함께 외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것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사족: 종북주의자(명확히 김정일군부추종주의자, 선군정치 추종주의자)들에게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공전을 멈추고 싶다면 제 몸 구석 어느 곳에 버림받은 채 울고 있는 '반대'를 찾아

보시라!
'반대'를 찾아 호기있게 던지며 "이제 네 패를 까라!"라고 외치면 <반북 친미 플러첸

키보드좌파>가 아닌 '반미반제'의 길에 서 있는 '앉아번호로 운동장 열바퀴' 동지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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