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민병두의 자가당착

사실 조순형씨의 당선에 대해 별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는데 열우당 민병두의원이 조순형의 당선이 던지는 의미에 대해 특별기고를 했군요.

뭐 내용은 단순합니다.

반한나라당 진영을 묶어세우기 위해 이러이러한 노력들을 해야하는데 민주노동당식의 '반한비노'식은 성공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제 시민사회단체,재야세력들과의 관계를 복원하여 정권을 지켜내자!

대충 이런 주장입니다.

글을 쓴 의도는 조순형씨의 당선이 던지는 의미인데 내용은 그것과는 별 상관이 없어보이는 참 희한한 흐름입니다. ㅡ.ㅡ;;

조순형씨와 관련한 내용인 "반한나라당 세력의 경계심리가 조순형을 당선시켰다!"라는 분석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민병두 의원의 분석력을 탓하자는 것은 아니고 그의 주장이 연결되는 지점의 오류와 그릇된 근거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선 민주노동당의 주된 흐름은 민병두의원의 판단처럼 '반한비노'가 아닙니다.
어디서 그런 판단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를 일이나 적어도 다른 정당의 주요한 정치적 흐름을 판단할 요량이라면 정확한 정보와 구체적 파악노력을 수반한 후에 비판을 하든 토론을 제기하든 해야 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내의 이른바 NL세력중에서도 일부가 여전히 '반한나라 전선'을 주장하고 있고 이 흐름은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소리를 하려면 탈당해야 할 겁니다.

당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조직에서야 무슨 소리를 하든 할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어떻든 민주노동당의 주된 흐름은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열우당과 한나라당, 민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 대한 '반노동,반보수전선'입니다.

특정한 정치세력과 인물을 두고 진보정당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판단을 집권여당의 의원쯤 되는 인사가 아무렇게나 한다는 것이 서글픈 노릇입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대선국면에서 현재의 열우당이 취하는 스탠스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정권연장이 힘들다는 것은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인바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개혁사기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비정규직폭탄이나 한미FTA폭탄 선물대신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사회양극화의 해법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법제화를 위해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떠나간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더이상 5,6공을 뛰어넘어 새마을운동 시절로 회귀하고 있는 정치인식의 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병두의원이 속한 열우당의 주된 흐름은 그러한 노력들을 할 수도, 할 의지도 없습니다.

또다시 '특정인물의 이미지정치와 반한나라진영 결집읍소'로 대선국면을 준비하겠노라는 각오라면 내년 대선은 일찍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입니다.

며칠 전 내가 사는 지역의 도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장애인교육기본권쟁취농성단'의 천막에 현직교감이 칼을 들고 만취상태로 난입해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그 교감이란 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육청이란 신성한 공간에 들어와서 악다구니를 써대는 인간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라고...,
그 교감은 이미 전에도 전교조의 농성장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린 전력이 있는 자입니다.


장애인 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들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주는 일은 장애아동들이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과 교육주체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노무현정부도 교육부도 그들을 격리시키고 그들의 주장을 공권력을 동원해 내쫓고 있습니다.
그 교감과 다를게 전혀 없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통과 눈물은 몽둥이로 화답하면서 기업의 부당노동행위는 애써 외면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누가 집권을 한들 그것이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노무현과 열우당을 지지했던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학습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더이상 기만의 언어로 표를 구걸하는 짓은 하지 맙시다.

노무현정권과 열우당의 지난 시간은 대한민국 정치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사회구조적 병리현상들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버린 절망의 시간입니다.

이제 유권자들은 전혀 다르기때문에 기대를 가지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배신감에 치를 떨며 적어도 정체성 하나는 분명한 부패정치집단'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역사에 되돌리기 힘든 '개혁정치사기극'을 벌인 탓에 나타나는 지금의 정치판단들에 대해 당신들은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손쉽고 편안하게 향했던 오른쪽이, 가면 갈수록 내년 대선뿐 아니라 당신들의 2년남짓 남은 정치인생을 걱정해야 하는 결과로 전락한 현실에 대해 곱씹어보길 권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