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모뚜씨.
저는 양산남부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 이은형 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일주일에 한 번씩 양산에 있는 '이주노동자의 집' 이라는 단체에서 이주노동자분들께 한글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꽤 오랜 기간 이 봉사활동을 해 오면서 이주노동자 분들의 진심과 정을 배워가고 있는데요, 그러던 중 소모뚜씨의 다큐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분들 중 가장 아끼는(?) 학생이신 '티하엉'씨라는 분이 계시는데요. 그분과 오랜 기간 수업을 하다가 알게 된 미얀마의 문화를 안 상태에서 미얀마 출신이신 소모뚜씨의 다큐를 보니 뭔가 친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큐를 보고 여러 가지 호기심이 생겨서 소모뚜씨의 기사들도 찾아서 읽곤 했는데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적 취급은 받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글을 읽고서 한국 사람으로써의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저도 이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소위 편견이라는 것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제가 얼마나 철없고 어리석은 사람이었는가. 하고 후회가 되요.
마냥 양지에서 밝은 햇빛만 쬐며 살아온 제가 이주노동자 분들의 눈을 통해 간접적으로 본 한국의 사회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처음엔 한국이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사회라 힘들었어요"라고 소모뚜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의 잿빛사회가 보였다고나 할까요.
어렸을 때부터 [한국은 '정(情)'의 나라] 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는데 그것은 양지에서 사는 사람들의 허황된 인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 슬프죠? 미국으로 이민 간 우리나라사람들은 돌아와서는 대부분 인종차별과 편견의 아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아픔을 아는 사회일수록 당신들을 좀 더 따뜻하게 맞아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똑같은, 또는 더한 눈으로 이주노동자분들을 바라보는 한국사회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꿋꿋이 당신들의 속마음을 자유로이 노래에 담아 연주하는 스탑크랙다운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허위스럽거나 그냥 그럴듯한 사랑타령이나 하는 그 어떠한 가수들보다도 '진심'을, '희망'을 노래하는 당신들의 표정은 누구보다 진지하다고 생각합니다.
본국으로 강제추방 당하신 미누씨를 위한 연주는 저를 울컥하게 만들었던 것 같네요.
저는 이제 이주노동자분들을, 아니 모두를 친구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데, 사실은 손 내밀기 전에 경계부터 하는 분들이 아직 많이 계십니다. 경계의 벽을 차츰 없애기 위해 스탑크랙다운과 함께 우리들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소모뚜씨 께서는 기타를 연주하며, 지금 당장은 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법한 외국인들의 희망을 노래하시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제넘지만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앞으로 기타를 잡을 때마다 '우리를 위해 부른다.'라는 생각과 함께 연주를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여기서 '우리는' 이주노동자분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 더 나아가 세계를 말하고 싶네요.
이주노동자분들께서 바라는 세상은 우리 '모두'가 바라야 할 세상이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탑크랙다운의 '월급날' 이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요.^^ 3집...기다리고 있겠습니다.(미누씨와 함께하는 3집이라면 더없이 행복할텐데요..)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너무나 감사해요. 저의 어린생각이지만 진심을 담은 글이기에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답장을 하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cmr6224@hanmail.net
(하하) 부끄럽네요. 그럼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스탑크랙다운! = 강제추방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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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데도 생각과 깊이가 다르네요....
앞으로 많은 일들을 할수 있기를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