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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피해갈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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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소년..쭌.

 

용돈 모아서 산 붉은악마 머리띠

어린이 날 누군가에게서 선물받은 월드컵 티와 모자

4년 전 월드컵 수건까지 챙겨들고 유치원 가는 길...

 

 

요즘 유치원에서 주로하는 건.

 

응원전

축구시합

골세레모니 만들기

나만의 응원 춤 발표하기

나만의 응원 깃발 구상하기

조형-축구복 디자인하기

조형-축구선수 옷입히기

조형-응원도구 만들기

음악감상-월드컵응원가

음률영역-오필승 코리아 악기놀이

새노래-Reds, Go together

명화감상- 루소의 축구

수.과학-내가 좋아하는 축구선수 그래프

수.과학-축구공을 모아보세요

이야기나누기-FiFA란 무엇일까요?

언어영역-아드보카드 감독이 궁금해요

언어영역-동화 축구선수 월리

언어영역-월드컵경기에서 이긴(진)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시청각-월드컵 경기

컴퓨터-축구경기하는 모습

 



바로 그 13일.

 

아무생각 없는 난 볼일이 일찍 끝나 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을 잡았는데 시간이 좀 뜬다.

서대문 3500원하는 극장에서 영화한편 보면 딱 좋을 시간.

시간이 좀 남아 표를 사고 배를 좀 채우고 왔더니만 극장 출입구의 아저씨 서넛이 뜨악한 표정으로 날 본다.

 

뭔일?

어디가냐길래.

영화보러요. 표 여그 있는데요 하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좀 있다가 아저씨 한명이 따라들어오더니만

손님이 너밖에 없다. 지금 영화 틀면 전기세도 안나온다. 가주면 안되겠니?

석유 한 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혼자 보자고 영화 틀라고 할 수는 없어 나왔다. 쩝

 

그리고 약속장소에 세시간 먼저가서 기다리려고 가서 차한잔 시키고 앉았더니만

주인언니 하시는 말씀. 장사안되서 전기세도 안나오겠다고 문닫고 집에 들어가야겠단다.

허걱. 쫌만 있다가라고 하고 차한잔 마시며.

조용한 카페음악과 그 언니가 틀어 놓은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열띤 응원전을 스테레오로 들었다.

 

텔레비젼 없는 술집을 사전답사하여 약속장소를 옮겼다.

우리밖에 없는 술집.

종업원들은 핸폰만한 쬐그만 화면에 의지해 축구 응원 중.

왕 소심한 나는 "저.. 우리 가면 문 닫나요?"

아니라는 대답에 휘유.. 술 한잔 맘 편히 하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울 언니. " 야 니 아들 지금 돗자리 들고 응원하러 나갔어"

헉.

몰상식한 복지관에서 아파트 단지 한 복판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축구응원 중이라나..

월드컵 소년이 할머니와 뛰쳐나갔으니 날더러 언제 들어올거냐는 압박이다.

 

결국 그날 난

축구가 끝나 전철이 인파에 뭍힐 것이 두려워 일찌기 술집을 나섰다.

돌아오는 전절에서 졸다가 "대~한민국"을 외치는 젊은 오빠의 고함소리에 기함을 하고 깼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그런 날들이 이틀이 더 남았다.

 

아..정말.. 피해갈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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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6 01:30 2006/06/16 01:30

7 Comments (+add yours?)

  1. 뻐꾸기 2006/06/16 08:41

    전 2002년에 롯데월드 갔었어요. 한가해서 아주 좋더군요. 그런데 대형화면에 축구경기를 보여주었어요. 그래도 사람 없으니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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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sj 2006/06/16 18:47

    뻐꾸기/월드컵 없는 한가한 곳을 찾는다.. 좋은 생각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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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chim 2006/06/16 23:54

    이틀만 남는게 소원인 사람이 많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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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human 2006/06/17 04:05

    분명히 즐겁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쓰신글 보고 너무 웃었습니다. 죄송...웃지 않을 수 없는 기막힌 요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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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NeoScrum 2006/06/17 08:27

    이제야 한국의 월드컵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나네요. 왜들 그렇게 투덜거리는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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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69Hz 2006/06/17 12:19

    집 근처에 놀이방이 있는데-_-;;; 오전-인가 오후쯤에 쉬고 있으면 애들이 애띤목소리로 응원하고 있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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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쭌모 2006/06/19 11:01

    뭐 저도 기가막혀서 웃음이 나왔으니 웃으신다고 뭐라하겠어요.
    날도 더운데 그저..웃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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