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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부모로 살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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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임에서 한 선배를 만났다.

오학년 아들넘이 반장이 되었다고. 전학간지 일년만에 잘 적응해낸 아들을 기특해하던 게 엇그제 였는데.

그 선배는 오늘 수심과 분노에 가득 차 있다.

 

반장엄마는 자동 반대표 엄마란다. 것도 남자반장 엄마만.

그 덕에 팔자에 없는 반대표 엄마라는 걸 오년만에 첨 해보는데. 마침 봄소풍.

 

선생님 도시락 건이다.

선생님 도시락싸는데 오만원씩을 내야 한다는 연통을 받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데..

글쎄 그 소풍이라는게 그 학교는 한달에 한번있단다. 크헉..그럼 년간 50만원?

거기다 더해 간간이 몇박으로 가는 캠프도 있단다.

 

그 자리에 모여있던 우리들 역시 모두 경악이었다.

오만원짜리 도시락이 어딨냐?

그거 보문 디카로 사진 좀 찍어와 봐라~

 

근데 그 선배는 우리의 농담에 전혀 반응을 안한다. 절대 열이 안내린다.

우리는 의무교육으로 학교 보내는거고. 선생님들은 그게 직업아니냐. 뭐하라고 그렇게 해대야 하는거냐..

이렇게 동뜨던 다른 반 대표 엄마랑 한판 붙고나서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선생님들 오만원짜리 도시락 빙둘러 앉아 먹을때 밥 못챙겨 오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냐. 학교에 돈을 쓰고 싶다면 그 아이들을 위해 쓰는게 맞는게 아니냐...회의 시간은 자꾸만 뒤로 밀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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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젼 채널 써핑을 하다가 문득 어떤 나레이션에서 채널을 멈추었다.

"지난 달 우리나라의 가족동반자살은 무려 아홉건으로....."

이게 도대체 무슨일이지?

2003년 프로를 재탕으로 보여주고 있는 중이었다.

동.반.자.살.

한 전문가는 나와서 이야기한다. 동반자살은 내가 내 아이들을 거두지 않으면 내 아이는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언어다...라고.

 

그 프로에서는

그 옛날 중졸 공장노동자로 살다가 1년 반만에 검정고시로 서울대에 입학한 한 아저씨를 보여준다.

그 아저씨는 지금 검사인가보다.

그 아저씨가 말한다.. 지금 자신이 그때의 상황이라면 서울대. 자신없다고.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고스란히 아이들이 물려받고. 서울대 입학자들의 부모들이 대부분 대졸이상인 사회.

 

그리고 화면은 다시 어느 빈민지역의 공부방을 비춘다.

중학생이 되어도 한글을 쓰지 못하는 아이들.

꿈이 프로게이머라는데, 될것 같아? 라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하는 아이들.

이미 자기가 어떻게 살지에 대해 다른 꿈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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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반 보육교사가 와서 말한다. 한 아이가 떠났다고.

그 아이는 누군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그 아이는 저소득층으로 보육료를 전액감면받고 있었고, 하루종일 밤까지도 어린이집에 있던 아이였는데.

여성부에서는 그 아이의 낮 보육료전액과 밤보육료의 절반만을 보조해 주고 있었고. 나머지 밤보육료의 절반은 서울시에서 보조해주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서울시 보조가 없어졌다고...그것밖에 이유가 없는데..한다.

누가 이 부모에게.

어떻게 지 아이를 일주일씩 떼놓고 있을수가 있어?

그래도 벌거 아냐 그 돈도 없다고 애를 얼루 보내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가난한 지역에서 교사들과 함께 근근히 어린이집을 꾸리고 있는 친구가 와서 말한다.

영아가 모집이 안돼. 영아보육료가 올랐거든. 지원대상이 아닌 사람들은 그 돈내고 다니느니 집에서 애를 봐야겠다고 생각하나봐.... 출산율 떨어져서 영아보육활성화 한다고 난리더니

부자들만 애 많이 낳으라는 모양이지? ................................................씁쓸하다. 종자를 바꾸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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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린 모두 함께 어디로 가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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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섯살난 쭌이.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사줄께..하는 귀염도 부릴줄 알게 된 쭌이에게.

난 어떤 부모일까? 어떤 부모로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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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마감뉴스에 불법찬조금에 대한 참교육학부모회의 문제제기가 기사로 뜬다.

후~ 그 선배는 그나마 한시름 덜겠군. 한동안은 좀 잠잠하겠네..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서 사회가 조금씩 바뀌는 거지... 가 아니라...한동안은 잠잠하겠네?...나도 지치나 보다.

 

지친다.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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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0 02:02 2005/04/20 02:02

4 Comments (+add yours?)

  1. jineeya 2005/04/21 17:38

    내용과 관계없는 덧글.
    교사도시락비 월 5만원이 년간 50만원? -> 쭌모가 2개월 빼먹은거다.
    이미 쭌모는 2005년 단체예산짤 때 자신의 월급을 1년 10개월로 계산한게 기억이 나서..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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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han 2005/04/21 18:37

    미디어참세상 편집기사입니다. 블로그 공지에 있는 것처럼 블로거님의 포스트를 미디어참세상에서 컬럼형식의 진보블로글이라는 란에 개재했으면 하는데,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게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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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sj 2005/04/22 00:34

    chan/예..넉두리로 쓴 글이라 부끄럽지만..쭌모가 누군지 모를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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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sj 2005/04/22 00:35

    jineeya/내가 그랬었나? 암튼..1년이 10개월이면 난 지금쯤 몇살일까? ㅋㅋ 덧글과 상관없는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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