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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사라진 공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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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의 기억..(제목표절 스즈끼쇼죠 샘 글에서)

 

나 어릴적 마을엔 어디에나 방치된 공터가 있었고.

그 공터에는 명아주나 까마중이라 불리던 달콤한 열매를 달고 있는 풀들이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었다.

그 공터에서 깨진 빨간벽돌을 주워 돌에 빻아 고추가루를 만들고 소꼽놀이도 했었다.

저녁 어스름까지 마을 공터에는 아이들의 고함소리가 떠돌고 있었다.

 

그땐 아이들이 함께 놀았었다.

 

나. 마흔 살도 안된다.

내 유년의 기억으로 부터 이제 겨우 삼십년쯤 지나왔을 뿐인데

 

이제 마을엔 공터가 없다.

굳이 아파트 놀이터를 공터라 우겨보아도. 공터는 예전과 같지 않다.

놀이터는 콘크리트와 모래도 덮혀있고, 잡풀들은 공공근로아줌마들의 손에 의해 깨끗이 뽑혀나가고.

화단에 있는 나무와 꽃들은 "꽃을 사랑합시다"라는 푯말의 보호를 받고 있다.

 

공터의 아이들은 배회한다.

인라인을 타거나.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혹은 가게의 전자오락기계를 중심으로 모여, 한두명이 하는 오락을 구경하거나.

놀이터 벤치에 않아 유희왕카드를 교환한다.

 

더러 몇 명의 고학년아이들이 놀이를 시도해 보긴하지만,

그 아이들만의 놀이고. 또 얼마 지나지 못한다.

 

우리 쭌이가 오늘 밤 나에게 들려 준 놀이는 실로 섬뜩하다.

 

어제 놀이터에서 할아버지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평상에서 초등학교 형아 몇명이랑 같이 놀았단다.

놀이 방법은 깔아 놓은 돗자리 안에 한명이 들어가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 위에 서서 짖밟는 것이었다.

공평하게 한명씩 들어가서 술래를 하고 나머지는 짖밟고.

 

쭌이는 그 안이 깜깜하고 무서웠다고 했다.

아프지 않았냐는 내 물음에, 아팠지만 꾹 참았단다. 놀이니까..

쭌이와 그 아이들에게 그건 폭력이 아닌 놀이였다. 그 사실이 내 뒷덜미를 서늘하게 만들다.

 

예전에 읽은 책에 의하면 동네에서 언니오빠들과 깍두기로 끼어 함께노는 동생들..

그들 사이에서 놀이는 전승되어왔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내다 본 우리동네 빈약한 공터에는

땅바닥에 그어 놓은 선 몇개로 승부욕에 불타 삼팔선을 넘던 아이들의 놀이는 없다.

망까기를 하고 싶어도 망을 구할 수 없다.

어린 동생들을 깍두기로 끼워주던 그 형님들도 없다.

빳빳한 종이로 정성껏 접어 만들던 왕딱지 대신

아이들은 가게에서 파는 갖가지 무슨무슨 맨들이 프린트된 딱지를 가지고 교환을 한다. 

 

우리 쭌이에게

삼십년전 나의 공터의 기억을 돌려주고 싶다.

이번 주말부터 내가 놀이의 전승자가 되어볼까?

주책없는 아줌마가 되어. 내 어렴풋한 기억 속의 놀이들은 함 끄집어 내 나누어 볼까?

 

기억력을 재생하기 위해.. 예전에 했던 재미있는 놀이 기억나는거 있음 리플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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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5 01:12 2005/06/1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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