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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쭌이의 유아기는 끝나버린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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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이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충격의 강도는 서서희 왔다.

 

어제 늘어져서 프라하의 연인을 보고 있는데 쭌이가 졸리다고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나:"쭌 엄마 텔레비젼 봐야되.."
쭌:"나중에 컴퓨터로 보면되잖아"
나:"안돼 그럼 천원 내고 봐야되..지금 볼래"
쭌:"엄마는 나보다 텔레비젼이 더 중요해?"
나:"허걱..뭐라고 했냐????"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고,
    "물론 쭌이가 세상에서 젤로 중요해 하지만 지금은 텔레비젼 보고싶어"


그러나 잠시후 나는 그림책을 읽고 있었고 쭌이는 두페이지가 넘어가기 전에 잠이 들었다.

첫번째 강도는 뭐랄까? '헐헐 우리 아들이 좀 컸군..'하는 것이었다면 두번째는 좀 세게 왔다.

보통 어린이집에 가기전 쭌과 나는 갖가지 닭살 애정표현을 한다.
먼저, 두팔을 머리로 올려서 만드는 하트
그리고, 손으로 만드는 심장에서 뛰는 작은 하트
또, 사랑의 쌍권총
하나더.. 사랑의 화살쏘기..

오늘도 여느때처럼 닭살 애정행각을 요구하는 나에게

애정표현의 4단계를 수행하면서 쭌이 비수처럼 날린 한마디.

"유치하지만 참는다"

허걱 이럴수가.

정녕 쭌이의 유아기는 끝나버린것일까?

그 허전함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

.

.

물.론. 정신을 차리고 충격에서 벗어나 생각하니 

그건 녀석의 어른인체하는 말투일 뿐,  여전히 잘때는 가슴을 파고드는 애기다.

그러나

쭌이는 이렇게 나에게 조금씩 준비를 시키고 있는것 같다.

'엄마 나 이제 클거거든.. 엄마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지....'하면서 말이다.

 

쭌이를 낳기 전 태교서적으로 본 책 중에 "아이는 길을 묻는 손님이다"라는 책이 있었다.

그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건 친절한 길안내뿐이라는 그 제목의 의미는 충분히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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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1 01:24 2005/10/11 01:24

3 Comments (+add yours?)

  1. econo 2005/10/11 17:36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저는 늘 이별연습을 해야 한다고 얘기하곤 한답니다. 이제 겨우 두 살짜리 애를 보면서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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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sj 2005/10/13 16:47

    econo/예전엔 빨리 키우고 싶었어요. 빨리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답니다.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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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실론티 2005/11/10 16:58

    선주샘, 저 책 검색하니 통 안 나와요. 91년 출판된, 헌책방에서 발견한 좋은 책 정도로 딱 하나 검색하구 그리곤 샘 블로그네...
    어디서 사야 하죠? 살 수는 있는 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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