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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나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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쭌이는 2월 생 여섯살이다.

덕분에 지금은 7세반에서 제 나이보다 한살 더 많은 친구들과 지내고 있다.

 

새해가 되고 나서,

나이 한 살 더 먹은게 신이나서 어린이집에 간 첫날.

친구들에게 자기도 이제 여섯살이 되었다고 뻐겼나보다.

결과는...

이미 친구들은 일곱살인것을..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문제인데 쩝.

 

엇그제 오랜만의 휴일.

쭌이와 함께 놀이터에 나갔다.

쭌은 놀이터에 나온 친구들과 놀고.. 난 의자에 앉아 근처 만화방에서 빌린 만화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갑자기 쭌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와 내 가슴에 얼굴을 '퍽' 파묻는다.

 

나:왜그래?

쭌:혜미네 언니가 나더러 혜미한테 누나라고 부르래(혜미는 어린이집의 같은 반 친구이다.)

나:왜?

쭌:(억울해 죽겠다는 듯이) 살이 틀리잖아~~앙~

나: 살? 어..살..(여기서 살이란 여섯살 일곱살의 살이다)

나:(어슬렁 거리며 혜미에게 다가가) 혜미야. 쭌이랑 같은 반이니까 쭌이가 너한테 혜미라고 해도되냐?

혜미:예.

나:(혜미의 언니를 약간 꼬나보아주며..) 혜미가 괜찮대.

 

어디선가 읽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쌈이 나면 첨엔 본질의 가지고 붙는단다.

그리곤..곧..

 

늙수그레:너 몇살이나 먹었는데 반말이야..

새파란게:나이를 먹었으면 나이값을 해야지..

 

그리곤 쌈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싹아지 없음과 나이 값이 주제로 등장한다...

결론은? 물론 주변의 관중의 판정은 쌈의 본질에서는 늙수그레가 좀 잘못을 했어도 과정에서 새판란게의 싹아지 없음때문에 늙수그레에게 손을 들어준다.

 

이제 세상에 태어난지 오년밖에 안된 내 아들도 이미 이 사회의 나이주의에 반항할 수 없음을 알아챘나보다. 그래서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밖에 안나오나보다.

좀 더 크면, 이 사회가 제시하는 모든 도덕율이 정당하지 않음을. 그래서 싹아지 없음의 도덕율을 싹아지없게 무지하게 되면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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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5 00:13 2005/04/05 00:13

3 Comments (+add yours?)

  1. jineeya 2005/04/07 01:22

    음... 참...
    글로 읽을 때와 만담식으로 들을 때 분위기가 어찌나 틀린지...ㅋㅋ
    혹시 쭌모님의 글을 코미디 버전으로 듣고 싶으면 본인을 직접 만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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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rivermi 2005/04/09 21:09

    나두 듣고파~ 나는야 보육노조일일호프이후 쭌모님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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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sj 2005/04/10 02:34

    쑥스~ 제발 잊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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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나이주의에 대한 짧은 생각 Tracked from 2005/04/05 18:06

    ♡ 이 글은 쭌모님의 [거부할 수 없는 나이주의?] 에 관련된 글입니다. “나이주의”가 의미하는 바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사회는 나이에 대한 규정된 관념이 지배하는 듯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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