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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멋진 길을 아무 두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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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jineeya님의 [저녁 보라매공원 사진 몇장...]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지희가 찍은 이 멋진 사진을 보고

젤 먼저 떠오른 생각이 오늘 신문에서 본...

성매매 단속 반대 집회에 나온 포주아자씨가 기자에게 넌즈시 했다는 협박

"이제 여자들 밤길 다니기 힘들거유~"

바로 그 말이었다...

 

성매매방지법 발효, 설마 진짜 단속할까.. 한달만 참으면되겠지 ..

했다던 그들이 집회를 한다.

스스로 포주였음을 당당히(?) 인정하며, 살 방법을 마련해달라고 한다.

언니들을 앞세워서.

 

어떤이들은 자발적 매매춘은 정당하니 직업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한다.

어떤 유명인사는 이 법이 성인 남성의 18세부터 **(정확히 기억나지 않음)까지의 *년간의 섹스할 권리를 박탈해갔다고 주장한다.

또 어떤 이들은 매매춘 여성이 있었기에 이 나라 여성들이 안전하게 밤길을 다닐 수 있었다고 주장 한다.

또 어떤 열심인 사람들은  정말 못생기고 돈 없는 미천한 사람들은 어디가서 성욕을 해소하냐고

전화통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이 주장 어디에도 그 언니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소비자들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만 있다.

소비자들은 돈을 주고 언니들의 몸을 산다.

언니들의 몸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이다.

몸과 정신을 떼어놓을 수 있을까? 결국 그 언니들은 물건이 된다.

 

그래서 언니들을 물건으로 인식하는 생각은

결국 그들이 가진 성에 따라 전체 여성으로 확대 해석된다.

여자는 돈으로 살 수도 있고, 돈 없으면 빼앗을 수도 있고, 슬쩍 훔칠수도 있는 물건이다.

 

그래서 여자인 나는

초등학생시절 동네 오빠가 느닷없이 뽀뽀를 해서 황당했고,

중학생시절 학생시절 만원버스에서 내 몸에 몸을 비벼대는 아저씨들을 피해 최해한 몸을 움츠리며 버스를 타야했다.

고등학생 시절 야자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길에는 늘 뒷사람의 발자국소리에 민감하게 되었고.

대학시절엔 앞에서 걸어오는 어떤 남자가 내 가슴을 쥐었다 놓고 모른 척 걸어가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그 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뒤따라가 엉덩이를 걷어 차 줄 순 없었다. 왜냐 면 더 심한 꼴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아줌마가 되고 나서 이른 새벽 출근길에 졸고 있는 여학생의 가슴을 팔장낀 자세로 만지는 미친넘을 발견하고 큰 소리로 "학생 이리와서 내 옆에 앉지"했던 적도 있다.

잠들었다가 그 이물스런 느낌에 잠이 깼지만 절대 깬척도 할 수 없고 얼어붙어 움직일 수 없었던 그 여학생은 내 옆자리에 와 앉아서 울었다.

그 미친넘은 그 다음 정거장에서 뛰어 내렸다. 하지만 그 넘이 진정 미친 넘이었을까.

멀쩡히 사회생활하는 대한의 건아였겠지.

 

그렇게 살았다. 여자로 나는..

(참고로 난 절대 예쁘고 매력적이었던 적이 없었다.)

 

매매춘의 역사는 참 길기도 하다.

그래서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 자식들도 있다.

그러나  

언제 여자가 사람 대접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나?

단 한번도 권력을 나누어 본 적이 없는 여자가 물건 취급을 당하는 것이 어찌 자연스러운 일이냐.

 

진정 개화한 문명의 시대를 살고픈가?

인간으로서 평등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이 사회를 살고 있는 나머지 반인 여성의 이야기에 한번 귀기울여 보았으면 한다.

지금 당신 옆에 누워있는 아내나 애인에게 니가 여자라서 당한 일에 대해 묻고 들어봐라

 

그리고

그 사랑하는 이들의 삶이 

결코 이 사회에 하수도쯤으로 여겨지는 여성집단을 놓아두고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한번 해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멀쩡한 우리의 오빠와 아버지들을 미친넘으로 만드는

이 사회의 이상한 성문화에 대해 한번 의심해 보았으면 한다.

 

이 근사한 사진에서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다니....참 우울한 인생이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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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5 01:57 2004/10/1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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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racbacks (+view to the d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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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싸우는 수밖에. Tracked from 2004/10/15 17:33

    * 이 글은 쭌모님의 [이런 멋진 길을 아무 두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면...]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문득, 중학교 때 생각이 난다. 동네 학원에 다닐 때 밤에 돌아오다가 길에서

  2. Subject: Don’t beg for the right to live — take it. Tracked from 2004/10/16 14:11

    * 이 글은 쭌모님의 [이런 멋진 길을 아무 두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면...]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성매매가 없으면 여성이 성폭력에 노출될 것이란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오류임이 밟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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