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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05
    생각쪽지_1
    물고기-1

생각쪽지_1

 

원문내용(작성자:안혜정)-----------------------------------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시험에 모두들 박차를 가하며 공부를 하던 고 3시절,

친구들끼리 모여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공부를 할 때면 가장 난처한 과목이 바로 국어였다. 지문을 읽는 것도, 선지를 이해하는 것도 모두 제각각이어서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아도 답이 정해지지 않을 때면 우르르 교무실에 몰려가 선생님께 질문을 했던 기억에 웃음이 난다.

 이제 가르침을 준비하는 위치에 서니 -물론 아직은 많이 모자라고, 또한 가 르침과 함께 배워나갈테지만- 그동안 배워온 국어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들었던 일화의 경우, 그 당시에는 문제 해결에 지나치게 치중해있었다. 교재에 서술된 '지식 중심의 국어교육관'을 지닌 사람의 입장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교재에서도 지적했듯이, 지식 중심의 국어교육관은 지식이 국어능력의 충분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결함을 안고 있다. 봉산탈춤이 풍자적이고 해학적이라는 성격을 고등학교 3년 내내 배웠지만, 여러 개의 다른 지문을 내어 주고 동일한 성격 의 것을 찾으라 한다면 어리둥절해 하는 것이 나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기능 중심의 국어 교육관은 어떠한가? 기본적으로 언어는 의사소 통을 가능하게 해주는데 이는 대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등 내용으로서의 '텍스트'를 갖고 있는 것 이라면 그것을 발신하고 송신하는 사이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 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텍스트를 수용하는 독자의 '능동성'이다. 각 방 송사에서 방영하는 시청자 중심의 프로그램 그 예로 들 수 있다. 기존 프로그램에 대한 건의나 비판, 새로운 요구 등을 실제로 반영하여 시청자의 참여를 존중해준다. 그러나 기능 중심의 국어 교육관에서는 이와 같은 독자의 '능동성'을 부정한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전자 매체의 급속한 확산으로 일방적 정보 수용이 이루어지기 쉬운 현대 사회에서 정보를 능동적으로 비판하고 수용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므로, 이 것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교재에서는 사고 중심의 국어 교육관이 비교적 이상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국어라는 교과목을 공부하고 시험을 치러본 사람이라면 다들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국어를 잘 할 수 있을까?' 라고 말이다. 흔히들 묻는 질문처럼 그에 대한 답 또한 매우 평범하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으면 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력이 생겨서 국어를 잘하게 된다는 이 말은, 좀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어떤 측면에서 사고력이 생기며, 이 사고력은 의식적으로 발전시킬수는 없는 것일까? 도처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고력 교육'이라는 용어가 주는 신뢰는 매우 크지만, 그 실효는 매우 미미한 것 같다. 이는 지금가지 축적되어온 교육과정으로부터 비롯된 문제라 생각한다. 교재에서도 지적했듯이, 독본 형태의 교과서로 지식위주의 수업을 하고, 단순히 기능만을 측정하는 시험이 계속 되면서 '사고력 교육'이 끼어들 틈 없이 너무나도 견고한 바탕을 다져온 것이다.

 '사고 중심의 국어 교육관'은 학습자의 총체적, 능동적 사고를 돕는 다는 점 에서 오늘날에 적합한 교육관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근간을 이루는 '사고력 교육'의 정체성은 아직도 표류하고 있다. 이를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 도 용어에 걸맞는 교수-학습을 하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답을 찾기에 아직은 부족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수업을 통해 많은 점을 깨닫고 비판적으로 생각해나가는 일을 해나가면 답을 찾을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답은 물론 정해진 것은 아니며 갖가지 상황에 따라 더해지기도 하고 변하기도 할 것이다.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문화 전승의 매개체로서, 자아실현의 방법으로서 국어는 우리의 삶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화석처럼 굳어버린 국어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가까운 존재로서 국어를 아끼고, 사랑할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국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국어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국어 교육을 배 운 사람'이라는 답변만으로는 부족할테니 말이다. 국어를 벗하되,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초등국어교육' 수업에 임하려 한다.   

 

--> 일단 자기 입장이 확실히 드러난 글이라는 점에서 반갑고, 그 입장이 또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아 더 반갑습니다.  무엇보다도, 사고 중심 교육관의 한계라면 한계일 수 있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 주었습니다.  참 구구절절히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과연 그 '사고'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명증하게 밝혀진 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고를 국어교육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지 역시도 아직 논의 중입니다. 우리의 교재는 바로 그러한 시도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덧. '우리의 삶과 가까운 존재로서 국어를 아끼고 사랑한다'와 '국어를 벗하되'란 표현, 개인적으로 너무나 맘에 드네요.  

 

 

생각쪽지 1_

2학년 2학기 초등국어교육1 클럽에서 옮겨 온 글

강의를 하셨던 남가영 선생님은 개인적으로도 참 호감이 가는 분이다. 졸업하고나서라도 한번 찾아뵈어볼까 생각중- 아, 그전에 푸른잎새님부터 만나뵈야하는데 언제가 좋을까?

살면서 가끔씩 마주하게되는, 내 삶의 향기에 진솔함을 더하는 사람들은 정말 소중하다.

이따금 생각이 날 때 연락이 되고, 만날 수 있기만 한다면 더 없이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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