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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싶은 아이

며칠전.

둘째 해랑이를 안고 젖을 먹이는데 사랑이가 자꾸 주위를 맴돌면서

아기를 집적인다.

"사랑이가 마음이 불편한가보다, 엄마가 아기만 안고 있어서 샘났구나? "

사랑, "응~"하면서 입이 쑥 나온다.

"그래 우리 사랑이가 엄마랑 꼭 껴안고 싶은데, 쭈쭈도 만지고 싶은데

아기때문에 못해서 속상하구나?~" 더 크게 "응~"

 

아기를 내려놓고 사랑이가 되어서 사랑이 팔을 내려놓고 팔베개를 했다.

조그맣고 가는 팔.. 사랑이는 아직 아기구나..

나는 아기가 되어서 사랑이를 엄마 삼아 떼를 부렸다.

 

"엄마~~~~ 왜 나는 안안아주는 거에요.. 잉~

나도 안아주세요. 엄마는 왜 아기만 안아주는 거예요...

나도 안아주세요. 엄마~ 엄마~"

사랑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사랑이 품을 파고드는데...

 

 

 

울컥, 눈물이 북받친다...

나는 계속했다.

"엄마..나도 안아줘요. 엄마~~ 엄마~~헝~"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입을 삐죽이면서 아기처럼 에~앵 울었다.

한참.

사랑이가 나를 안고 토닥토닥거렸다.

"미안해, 사랑아. 엄마가 조금 슬퍼서 우는 거야, 괜찮아"

 

외롭고 무섭고 피곤한 눈물이 쏟아졌다.

어딘가 낯익은 눈물...

내 어린 날,

엄마 없는 텅 빈 집에서 자고 일어났던 그 오후의 눈물...

난 아직 어린데...엄마는 늘 내 곁에 없었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갔는데 문은 잠겨 있고, 난 열쇠도 없는데...

엄마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옆집 아주머니가 고구마 몇개를

가져다 주고...

 

그때 알았다.

내 안의 작은 아이가 그렇게 있었는지..

 

비로소 열쇠가 풀리는 것 같은 느낌.

하나. 내 어린 날이 아주 우울했다는 것.

          엄마는 나를 무척 사랑했다고 믿었지만 사실 난 어느정도 방치되었다는 것.

둘. 그 외로움을 이기려고 자위를 많이 했다는 것. 나의 수치심과 죄책감이 여기서

      기인했다는 것.

 

 

그 뒤로 사랑이를 보면 더 안쓰럽고 가엽고 미안하고 고맙고...

더욱 사랑스럽다.

병원에 다니는 요즘, 버스 정류장에 서서 사랑이를 보다가 너무

사랑스러워 꼬옥 안게 되는게...첫사랑 할때 이렇게 좋았을까 싶다.

 

이 느낌 오래 간직하고 싶다.

내 안의 작은 아이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 아이, 더 불러보고 더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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