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8/07/24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7/24
    나의 어린시절
    미토콘

나의 어린시절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배 밭이 있었고,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돼지우리가 있었고,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던 벌거숭이산이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배서리도 하며 또래 친구들과 어울렸던 나의 어린 시절. 누구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 시절이 어려웠건 행복했건 관계없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내게는 지금까지 강하게 남아 흐뭇한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 같은 장면이 있습니다. 내가 짓궂게 보냈던 어린 시절 얘기 한 자락을 들려드릴게요.


내 고향은 한여름 밤이면 넓은 공터 한 곳에 큼지막한 평상을 펴 놓고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모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나는 귀여움을 독차지 했던 터라 큰 평상 가운데를 팔다리를 쫙 펴고 밤하늘을 올려 보면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흰색의 큼직큼직한 별들이 막 쏟아져 내려오는 듯이 보였지요. 엄마냄새가 아스라이 콧잔등을 자극하는 무릎을 베고 올려 보았던 눈깔사탕만한 밤하늘의 별들은 지금생각해도 정말 멋졌어요.


  “엄마, 왜 별들은 색색깔이야?”

  “우리 아들 눈이 맑아서 색색깔이지!”


어머니는 호기심어린 내 물음에 자상하게 대답해주시면서 대견하다는 듯 반찬 내 진동하는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곤 했습니다. 어머니가 부쳐주던 부채바람은 시원했고, 여름밤 벌레소리를 들으며 잠들곤 했던 돌아가고픈 나의 어린 시절.


날로 심해지는 공기오염 때문인지 밤하늘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내가 어린 시절 올려 보았던 아름다운 별빛이 그리움으로 떠오릅니다. 이제 40년이 훌쩍 넘은 중년을 보내고 있는 나는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에게 맑은 밤하늘을 찾아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아로새겨질 오롱조롱한 별빛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