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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에서 겨울나기

쪽방에서 겨울나기

 

 

쪽방에서의 겨울, 어떻게 지내시나요?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의 서울, 이 서울에서도 유난히 더 겨울이 춥고 힘겨울 것 같은 곳이 쪽방촌 입니다. 특히 쪽방에서의 겨울을 나본 경험이 적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쪽방 관련 한 조사에서 물었습니다. ‘쪽방생활에서 겨울철에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요?’라고. 가장 많이 나온 것이 42.3%로 ‘난방, 단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취사시설(14.7%), 목욕시설(9.9%), 화재 등 재해위험(9.7%) 순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쪽방에서 살고 계신 쪽방 주민 분들에게 과연 쪽방에서 어떻게 이 겨울을 추위와 잘 이겨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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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복을 입어라!!

 

누가 내복을 촌스럽다고 했는가? 빨강, 파랑, 갈색, 분홍. 색깔은 취향대로. 촌스러움의 문제가 아니다. 추우니까 입는 거다. 겨울철 찬바람으로 몸이 차가워지지 않기 위해 내복은 필수! 옷을 따뜻하게 잘 입는 것이 중요하다. 두터운 잠바도 좋고 구할 수 있다면 군용 ‘깔깔이’도 보온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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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방의 기운을 지켜라

 

쪽방에도 기본적인 난방들은 대부분 들어온다. 하지만 밤에는 난방이 되지만 낮에는 난방이 되지 않는 쪽방도 많이 있다. 밤새 있던 따뜻한 방의 기운이 오래가면 좋겠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나름대로의 방을 따뜻하게 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방 한 구석에는 기본적으로 이불이라도 펴 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따뜻한 잠자리를 위해 독특한 방법을 제시해 주신 분도 있었다. “쥬스병은 열에 강하니까. (콜라, 사이다 병은 쭈그러들어 좋지 않다고 함) 그 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서 못 쓰는 양말에다 넣는 거죠. 이런 걸 두세 개 정도 만들어 이불 속 넣고 자면 보온효과로 인해 이불속이 훈훈해져요.”

 

물을 끊여 방의 온도와 습도를 지켜라

 

방바닥의 따뜻함만으로 방 전체를 훈훈하게 되지는 않는다. 잠이 들기 전 혹은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시린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주전자나 커피포터를 이용해 물을 끊여 따뜻한 수증기를 많이 내면 방안이 약간 훈훈해지며 겨울철 건조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습도조절을 위해 물을 끊이는 것은 잠자기 전에 해두면 편안한 수면을 돕는다. 또한 젖은 수건을 걸어두거나 빨래를 걸어두어도 습도 조절에 좋을 것이다.

 

 

외풍을 막아라

 

문 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외풍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은 ‘문풍지’이다. “둥근 거 사다가 붙이는 거지. 바람은 잘 막더라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문풍지 붙이는 방법

1. 문풍지를 구입한다.(가장 싼것은 1,000원임)

2. 붙일 표면을 깨끗이 딱고 건조시킨다.

3. 문풍지에 붙은 테이프를 떼고 눌러주면서 부착한다.

4. 남는 부분은 가위로 잘라 낸다.

 

 

그래도 환풍은 필요하다

 

“대게 추울 때 만 닫지 약간씩 창을 열어 환풍하죠.”

겨울철에 춥다고 모든 문을 꽁꽁 닫아 버리면 방안 공기도 탁해지고 건강에 좋지 못하다. 조금 춥더라도 약간의 환풍이 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약간 작게 창문을 열어 두거나 가끔환풍을 해주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이와 더불어 청소를 자주하고 이불의 먼지도 자주 털어 주면 건강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 세면과 샤워가 힘들어”

 

온수가 들어오지 않는 쪽방은 제법 있다. 설령 온수가 들어와도 세면이나 설거지, 쌀 씻하는 건 용이하겠지만 적은 월세로 살아가는 형편상, 샤워, 목욕이라든지 따뜻한 물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집주인의 눈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쪽방 주민들이 인근의 샤워시설, 목욕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찬물로 세수하면 피부가 좋아져”라고 말씀하시는 주민 분들도 계셨지만 차가운 물에 씻기와 설거지하기는 생각만 해도 손끝이 시려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름 이를 위한 대안들은 가지고 계셨다.

 

“커피포터, 부스타를 이용해 물을 끊여 세수를 하는 거지.”

“세수하거나 머리감는 건 물을 데워서 하거나 차가워도 그냥 씻어요. 

 그리고 목욕을 일주일에 한번 씩 가는 거지.”

 

커피포터나 주전자에 물을 끊여 세면이나 취사 시 사용하는 주민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샤워는 쪽방에 있는 세면장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의 샤워시설을 이용하거나 목욕탕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 쪽방촌 주변 샤워와 세탁이 가능한 곳 -

 

용산 쪽방상담센터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후암시장 방면으로 20m에 위치한 건물 4층. 

목욕및 세탁 가능시간 :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단 월요일 오전은 여성들만 목욕 가능함.

 

남대문 쪽방상담센터

중구 남대문 경찰서 뒷편 한바다횟집 건물 2층에 위치함. 목욕및 세탁 가능

시간 :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 단 수요일은 여성들

만 목욕과 세탁이 가능함.

 

빙판 조심! 감기조심! 화재조심!

 

“난 눈 오면 밖에 일절 안 나가. 나는 눈이 나빠서 잘 넘어져서 그럴 때 밖을 잘 안나가.”

 

“술을 덜 먹는 거야. 술 먹고 자빠지는 경우 많으니까”

 

“문 열고 나가기 전에 나 같은 경우는 커피를 끊여 먹고 몸을 더 따뜻하게 하고 나가는 거야. 

 곧 바로 찬바람을 맞으면 콧물이 금세 나오고 감기도 잘 걸리니까”

 

 

쪽방의 건물구조와 주변은 경사진 길과 계단이 유달리 많다. 그래서 겨울철 출입시, 특히 눈오는 날에는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 질 수 있는 미끄럼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열기 사용도 잦기 때문에 화재예방에 특히 신경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겨울철 쪽방생활이라고 뭔가 다른 곳에 사는 것에 비해 매우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조금 불편한정도이지. 하지만 그 조그만 불편도 이웃과 지혜를 나누고 따뜻한 음식과 웃음을 나누다 보면 정말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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