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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갈치

갈치의 어머니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 지능 수준이 갈치보다 어려서 갈치가 돌보아 주어야 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고 어머니는 예전의 쇼크로 인한 것인지 사고력이 어린 아이 수준이라 현재 갈치는 호적이 없다. 호적이 없는 갈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어머니를 보살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갈치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도 전직 신문 기자인 한 할아버지의 집으로, 할아버지는 갈치의 어머니와 삼촌의 이야기를 소설로 팔려고 그들과 같이 살고 있다. 최근에 갈치에게는 삼촌이 생겼다. 전혀 친척이 없는 줄 알았던 갈치에게는 기쁜 일이지만 삼촌은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다.
                                                                


갈치! 갈치는 아이의 애칭이자 이름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름과 애칭이 다르죠. 갈치의 삼촌 이름은 무혁이지만 여자친구는 그를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부릅니다. 여자 친구 이름은 '은채'이지만 애칭은 '돌팅이'입니다. 그러나 갈치는 이름이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호적이 없는 무적자입니다. 이름도 없고, 호적도 없는... 한국에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갈치입니다.

오늘도 갈치는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진 어머니와 함께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호적이 없는 갈치는 학교를 갈 수도 없고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기에 늘 어머니와 함께 있습니다. 아침에는 지하철 역에서 어머니와 함께 김밥을 팔고 이후에는 달동네 집에서 하루를 소일하며 보냅니다.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갈치가 또래 집단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 그 나이에 필요한 지식을 얻지 못함으로써 점점 사회생활과 취직에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어린 갈치에게 또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곁에서 돌봐주고 지켜봐줄 사람이 적다는 것입니다. 현재 갈치의 곁에 있는 사람은 갈치의 어머니, 삼촌, 그리고 전직 신문 기자입니다. 항상 곁에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어머니는 예전의 쇼크로 인한 것인지 어린 아이 수준의 사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곁에 있어 좋지만 곁에 있어줄 다른 누군가도 필요한 나이입니다. 그외에 갈치를 도와줄 수 있는 삼촌도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고 전직 신문기자는 이들을 이용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결국 갈치는 삼촌이 죽고 전직 기자마저 손을 뗀다면 당장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갈치의 어머니는 생활능력이 없고 갈치의 나이로는 마땅한 생계 수단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적은 갈치는 어려운 일을 당해도 혼자서 모든 걸 감내해야 합니다. 당장 가장 친했던 삼촌이 죽어도 갈치의 마음을 다독여줄 사람이 곁에 없습니다. 이런 정신적 공황이 갈치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되지 않아야 할텐데요.

거주하고 있는 달동네의 집도 그들 모자를 이용하려는 전직 기자가 얻어준 집(?)으로 안정된 주거 공간이라 말하기 힘듭니다. 또한 달동네의 환경상 지리적으로 학교, 도서관, 보건소 등 다양한 사회적 자원에 대한 접근권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시설들의 위치가 달동네에서 먼 경우가 많고 연계할 교통편이 부족한 상황은 공적 자원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수입원이나 재산이 없는 상황에서 갈치가 새로운 안정되고 쾌적한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는 힘들 듯 보입니다. 만약 그 전직 기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은 뒤 이들 모자를 쫓아낸다면 당장 갈치는 살 곳이 없게 됩니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어린 시선과 보살핌이 필요한 갈치, 그러나 갈치는 주변 상황에 맞추어 스스로 어른스럽게 행동합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이 더 마음이 아픕니다. 갈치가 빈곤한 상황을 벗어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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