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가루를 피해 후방으로 달아나 이동해 어둡고 허름한 건물 입구에 쪼그리고 앉았다
촛불집회에서 정신없이 뛰어다니다보면 본질을 잊을 때가 많다
아 오늘도 길어지겠구나 하고 멍하니 있는데
한 노인이 다가왔다
몸집이 작고 운동화에 야구모자를 쓴 인상이 좋은 할아버지다
나에게 가까이 오길래 요즘 촛불집회에서 자주 눈에 뜨이는 술취해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 늘어놓으시는 분인 줄 알고 흠칫했다
그런데 반으로 접은 손피켓을 조심스럽게 펼쳐서 나에게 보여주신다
'이명박 OUT' 이라고 적혀 있는데
할아버지는 이걸 나에게 보이며 'OUT' 부분에 손을 대고 따라 그린다
그러면서 이게 뭐라고 쓴 거에요? 라고 물으신다
그래서 아웃이요 아웃. 하고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아웃? 아웃? 하고 따라하시면서도 고개를 갸웃갸웃한다
더이상은 뭐라고 설명할 재간이 없을 것 같아 난감해지는 순간
할아버지가 야구심판의 제스처를 흉내내 양손을 옆으로 저으시면서
아! 아웃! 아웃! 이 아웃이구나! 한다
나도 웃으며 네 맞아요 그랬다
아. 아웃이구나. 이명박 아웃. 이명박 아웃이란 말이지
하면서 어린아이처럼 너무 좋아하신다
너무 좋아하셔서 나도 실실 웃었다
아 그래요 이명박 아웃 이명박 아웃..... 자꾸 되뇌시면서 손으로도 '아웃'을 하면서 걸어가신다
이명박 진짜 아웃됐음 좋겠다. 하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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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지 마음아파;;;; 아아...ㅜㅜ 선배님!!!! ㅜㅜㅜㅜㅜㅜㅜㅜ
아무 생각없이 쓰는 영어 단어에 좌절감 느끼는 사람 많겠구나 생각하니 저도 맘이 쓰리네요...
푸하하....진심으로 아웃!!!
고양이/영문없이 영문쓰면 영문모를 사람들 많지요.오늘의교휸.
어쩐지 마음이 찡해요..
왜 이리 눈물이..ㅜㅜ
그리고 고양이가 참 귀엽네요.^^; 우리집 깻잎이 닮았네^^
앙겔붙여/ 마음아프게 했다니ㅠㅠㅠㅠㅠㅠ 아아 후배여ㅠㅠㅠㅠ
고양이/ 그분이 묻기 전까지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거란 생각조차 안해봤었어여....
염둥/ 왜 웃어잉....
리건/ 찡합니다...ㅠㅠ
김강/ 앗 깻잎이!! 이뿌겠어요 으하
짜...하다
바리/ 내가 다시 봐도 짜하네염 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