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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과정 스케치

워크샵과 미팅, 포럼 등 과정 스케치

Forum 0904/forum report 2009/05/26 23:29

NGA/SF 창립을 위한 산고(産苦)는 아름답고 유려했습니다.
2009년 4월 16일 아침 9시에한국외국어대 교수회관 세미나실에서 멀리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날아온 모하우 페코(경제학자, 국제 젠더와 무역 네트워크 아프리카 사무국 전 코디네이터), 요하나 켈러(에이즈법률네트워크 대표), 남아메리카 멕시코에서 오신 파트리샤(가사노동자 지원센터 소장), 악셀라(여성의 건강 대표), 중국에서 오신 궈지안메이(북경대여성법률중심 주임), 펑유엔(활동가, 중국법학회 가정폭력 반대 네트워크 이사), 허샤오페이(분색 공간문화발전중심 사무국장)와 고정갑희 NGA/SF, 한국 설립위원장과 17명의 준비위원들은 17일까지 이틀간 NGA/SF 공동창립을 기획하고 선언하기 위한 고단한 일정을 소화한 끝에 모든 내용과 형식에 대한 공유와 합의, 그리고 마침내 공동설립선언문을 완성하였습니다. 모하우 페코는 “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가장 중대한 일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길게는 20년 넘어 자신의 지역과 나라에서 차별과 맞서며 활동 이력을 다져온 포스 넘치는 각각의 GP참여자들은 NGA/SF, 한국에서 제안한 NGA/SF 공동설립과 글로컬 액티비즘을 시의적절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만큼 이들도 전 지구적으로 성/인종/민족/세대/계급/종 차별문제가 제국주의, 군사주의, 자본주의 속에서 더욱 얽히고 심화되어 가고 있음을 깊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GP참가자들이 워크샵과 인터뷰 등에서 보여준 높은 집중력과 활력, 예리한 논의 수준, 서로에게 보여준 깊이 있는 연대와 신뢰는 놀라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토론과 논의 일정을,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4개 국어를 넘나들면서 나누는 과정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자주 언급된 단어가 patient였습니다. 외국어->한국어->각 해당언어로 이어지는 순차통역을 기다리는 것에 모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지만, 동시에 서로 소통과 공감, 액션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patient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공동설립선언문 채택과정에서도 함께 행동하기 위한, 그리고 NGA/SF가 지향하는 지구지역행동의 일단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는 NGA/SF, 한국이 준비한 공동설립선언문 초안을 기초로 사전에 이를 각 언어로 번역, 해외 GP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문장씩 읽어가며 수정하려하였으나 곧 GP 참가자들이 이견을 제시하면서 다른 방식의 채택과정을 제안했습니다. 즉, “원칙에 동의한다면 문장문장이 꼭 같을 필요가 있는가, 나라마다 고유의 글쓰기와 표현방식이 있으니 각 GP가 설립선언문의 취지와 원칙을 공유한 상태에서 각각의 재량권을 활용해 각각의 언어로 표현하자”는 멕시코 GP의 제안이 수용되어 그렇게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NGA/SF의 설립선언문은 4개의 언어의 특징이 더욱 잘 표현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 모두는 원칙과 취지를 공유하되 서로의 고유성과 자율성을 수용하는 상호 신뢰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NGA/SF 운영 원칙 중 하나이자 지구지역행동의 내용이기도 할 것 입니다.

2009년 4월 18일 지구지역행동 네트워크와 글로컬 페미니즘 학교 창립을 위한 국제포럼 당일(민중언론 참세상 기사 전문 참고)에는 어림잡아 백 여분들께서 NGA/SF 창립을 지켜보셨으며 많은 분들이 그 자리에서 후원을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윤금순 비아캄파시나 국제조정위원회 위원은 “초청장에 나온 로고를 보고 도대체 이런 로고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굴까”했으며  “NGA/SF의 출현이 새롭고 참신하다”고 기대를 표현했고 고종환 전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겸 현장조직가는 “가부장체제의 철폐를 같이 해나가자”며 노동운동가 특유의 힘있는 동참으로 좌중에게 충격(?)과 즐거움을 주셨습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쉽지 않은 길을 나선 용기와 노력이  놀라우며 어려움이 많은 길”일 것을 지적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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