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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정상회담과 세계 사회운동의 대응
경제위기와 기후변화의 해결사는 G8이 아니라 민중의 운동이다!
오는 7월 초 일본 홋카이도 토야코에서 열릴 2008년 G8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 세계 사회운동이 다시 한 번 결집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일본의 여러 사회운동 단체는 [G8 행동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자유무역, 전쟁과 군사주의, 필수서비스 및 천연자원 사유화, 부당한 외채와 금융 자본의 지배에 저항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한 민중의 진정한 해법을 만들어내기 위해 투쟁하는 전 세계 사회운동, 농민운동, 여성운동, 이주자, 도시와 농촌의 빈민, 어민, 시민사회가 일본에 모여 G8에 반대하는 행동주간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일본에서 G8 정상회담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는 지향과 노선에 따라 서너 가지의 흐름으로 분화되어 결성되었다. 첫 번째로 아탁 재팬, 일본소비자연맹, 평화포럼 등 32개 도쿄 소재 노동조합, 시민ㆍ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G8 행동 네트워크]는 “G8 반대”를 기본입장으로 하고 있으며 ‘반군사주의’, ‘반빈곤’, ‘기업세계화-자유무역, 기후변화’, ‘젠더’, ‘농업-식량주권’을 주요 의제로 7월 4일~7일(가안) ‘G8 반대 행동 주간’ 및 ‘아시아 사회운동 결의대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로 홋카이도 소재 NGO, 시민운동, 개인들을 중심으로 2007년 9월에 결성된 [홋카이도시민포럼]은 “G8 정상회담을 열린 공간으로 만드는 한 편 아이누(홋카이도 원주민)에 관해 전 세계적 관점에서 토론하고, 민중들의 목소리를 G8 정상회담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세 번째로 일본 정부가 G8 관련 공식 NGO 대표체로 간주하는 [G8 정상회담 NGO 포럼]은 G8의 외채탕감, 빈곤감축계획등에 대한 성실한 실행을 촉구하는 단체들로 2006년에 결성되어 정부와 정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반-G8 정상회의 홋카이도(아이누모시리) 연락회준비위]는 일본 내 아나키스트 단체들을 중심으로 지난 3월 15일 결성되었으며 “신자유주의반대! 빈곤과 차별을 확대하는 G8 반대, G8의 금융투기 반대, 전쟁반대, 선주민 자결권 보장, 자유무역협정 반대”를 주요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초 가 주관하고, 한국의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한국진보연대>, <한미 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와 <비아캄페시나>, <남반구포커스>, <홍콩 세계화 감시> 등이 참석한 ‘G8 정상회의 반대행동 국제 조정회의’에서는 일본에서 열리는 이번 G8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시아 사회운동이 공동행동과 연대를 강화하여 세계적인 차원에서 전개되는 반전대안세계화 운동에 다시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논의를 진행했다.
일본정부는 G8, WTO와 같은 국제기구의 여느 회합과 마찬가지로 넓은 호수 뒤 언덕 꼭대기에 있는 토야코 윈저호텔을 회담장소로 정해, 시위대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은 99년 시애틀 WTO 3차 각료회의 반대투쟁, 2005년 부산 아펙 및 홍콩 WTO 반대 시위를 사례로 들어 ‘반세계화 운동세력의 과격성’을 부각하며 보안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30년 전 나리타공항 건설 반대투쟁 이후 대규모 시위를 경험한 적이 없는 일본 경찰은 당시 경찰 보안 담당자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시위 진압 방법을 전수받고 있다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당국이 2006년 한일월드컵 당시 제정된 훌리건 법을 적용하여 과격 시위로 인한 처벌 경력이 있는 사람들의 입국을 거부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 반대투쟁을 활발하게 벌였던 민주노총과 전농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고 알려지고 있다.
한편 한국 언론은 이번 G8 정상회담을 놓고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후쿠다 총리로부터 초청을 받아 한국 대통령 최초로 G8 정상회담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이 한국경제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늘어놓고 있다.
G8 정상회담의 역사: 신자유주의의 조종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8개국의 모임(Group 8)을 뜻하는 G8은 IMF나 WTO 등의 여타 국제기구처럼 공식적인 의사결정 체계나 상설적인 집행기구를 갖춘 ‘기구’가 아니라 자본주의 선진국 정상들의 ‘연례 회담’일 뿐이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막대하다. G8을 구성하는 나라들 중 러시아를 제외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7개국의 GDP는 전 세계의 70%이상을 차지하며, 군사비 지출은 전 세계의 90% 가량을 차지한다. 이들은 이러한 구속력 없는 연례 회담을 통해 각 국의 정책 방향을 조정하고, 이를 각종 국제기구들을 통해 확산하여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서방 선진국 정상들의 모임은 탄생 후부터 현재까지 미국 헤게모니를 바탕으로 중심부 국가들 간의 질서를 구축하는 한편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앞장서서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현재와 같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8개국 정상들의 연례회의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97년이지만, 그 기원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하 자본주의 선진국들 간의 질서는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구축되었다. 전후 서유럽의 재건은 미국의 우산 아래서 이루어졌고, 일본의 전후 재건 역시 미국의 강력한 개입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 질서를 규정한 브레튼우즈 체계는 금-달러 태환,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자본의 흐름을 조절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이러한 전후 세계질서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 금으로 태환 가능한 달러는 미국 외부에 계속 축적되는 한편 미국의 무역적자가 지속되자 미국은 독일 등 주요 무역상대국에 달러화 평가절하를 요청했다. 그러나 물가인상의 우려로 이것이 거절되자 미국은 일방적으로 금-달러 태환을 중단했다. 그러자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고 브레튼우즈 체계는 실질적으로 붕괴했다. 이로써 큰 폭으로 변동하는 환율을 통제하는 것이 자본주의 선진국들의 주된 관심사가 되었고, 이를 조율해야 할 IMF 등 국제기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들 간의 직접적인 조율이 절실해졌다.
이렇게 해서 현재 G8 정상회담의 모태가 된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4개국 재무장관의 회의가 1973년 미국 백악관 도서관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같은 시기에 발생한 1973년~1974년 유가 파동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항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을 증폭시켰고, 여기에 더하여 1974년부터 개시된 경기침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뒤 4개국 재무장관 회의는 일본을 포함하는 5개국 재무장관 회의로 확대되었고, 1975년에는 이탈리아를 포함하며 정상회의로 그 수준을 높였다. 1976년에는 캐나다까지 포함한 G7 정상회담이 정례화되었고, 러시아가 가입하기 전인 1996년까지 지속되었다. G8 정상회의로 변화한 뒤에도 재무장관 회의와 중앙은행 회의 등은 러시아를 제외한 G7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국제적인 통화시스템의 위기, 석유위기, 경기침체로 탄생한 G7은 초반에는 각국 간의 대립을 피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변동환율제와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대로 다루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로 확대되어 성장과 투자가 줄어드는 한편 실업률이 급증하고 이윤율이 하락하는 등 케인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 G8은 신자유주의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1979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이자율을 인상하기로 결정한 후 미국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본격화했다. 1982년부터 몇 년 동안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부터 빠져나오고 성장이 반등하자 미국은 낙관적 전망과 신자유주의의 우월성을 G7 사이에 전파했다. 이후 유럽의 신자유주의적 전환, 그 뒤 일본의 전환은 G7의 조정력과 각국 간의 관계가 실질적이었음을 보여준다. G7이 낙관적 전망에 도취해 있는 동안 신자유주의는 전 세계적인 질서로 확대되어갔다.
1990년대에 들어서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러시아, 터키 등지에서 발생한 외환․금융위기, 세계적인 불평등과 빈곤의 확산에 직면하여 G7(또는 G8)은 국제금융기구의 개혁과 중채무빈국의 외채탕감, 개발원조, 지구의 환경과 문화적 다양성의 보전과 같은 의제를 논의테이블에 올리게 된다. 1994년 멕시코 페소화 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제기된 IMF, 세계은행, 지역개발은행을 개혁할 필요성에 대한 언급, 1999년 쾰른 정상회의에서 제시된 중채무빈국 외채탕감 계획, 그리고 아프리카 개발원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개혁은 무역자유화와 금융개방 등 신자유주의의 원칙을 거스르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원칙을 재확인하고 이것이 원활하게 작동하는지를 감시하자는 것이었으며, 개혁의 목표는 IMF가 행사하는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또한 외채탕감 및 발전원조는 대상이 되는 주변부 국가들에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무역ㆍ투자의 자유화를 철저하게 단행할 것을 조건으로 강요했다.
G8에 대항하는 세계 사회운동: 대안세계화 Vs.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G8에 대항하는 사회운동은 1998년 개시된 3세계 외채탕감 운동인 주빌리(Jubilee) 운동으로 본격화되었다. 성서에서 유래한 죄수를 풀어주고 빚을 탕감해주는 50년마다 돌아오는 주빌리(기쁜 해)에 기원을 둔 이 운동은 중심부 국가 내의 종교단체 및 NGO들이 1998년 국제회의를 통해서, 돌아오는 주빌리인 2000년까지 중심부 국가 정부에 부당한 외채를 탕감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시작했다. 이어 1999년 쾰른에서 개최된 G8 정상회담을 겨냥하여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쾰른 정상회의에서는 중채무빈국의 2000억불 외채 중 700억불을 탕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G8 정상회담은 외채탕감운동의 주된 타깃이 되었다. 그러나 1999년 시애틀 WTO 3차 각료회의 반대투쟁을 계기로 활성화된 주요 국제기구의 회의를 겨냥하여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를 내건 국제적인 직접행동,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넘어 민중적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2001년에 개시된 세계사회포럼은 G8에 대항하는 사회운동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2001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개최된 G8 정상회담 당시, 시애틀과 세계사회포럼을 경험한 세계 사회운동은 신자유주의 조종사로서 G8의 본질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G8 반대투쟁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이 되었다. 제노바에는 시혜적 성격의 주빌리2000 운동에서 분화하여 중심부국가가 주도하는 외채탕감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지렛대임을 지적하며 모든 외채의 무조건적 탕감을 주장하는 주빌리사우스 운동뿐만 아니라, 초민적금융자본의 민중적 통제를 주장하는 아탁, WTO 반대투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던 농민운동 등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10만 명 규모의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세계사회포럼으로 대표되는 대안세계화운동에 적극 참여해서 변화된 현실에 걸맞은 변혁적 전망을 다시금 세워내고자 했던 이탈리아 공산주의재건당 역시 제노바 시위를 기층에서부터 조직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G8 정상들은 ‘거리를 가득 메운 폭도’들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빈곤과 불평등이라는 세계화의 모순을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무장한 이탈리아 경찰이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시위에 참가한 한 청년을 총으로 쏴 사망하게 한 사건은 그들이 전 세계 민중이 제기하는 여러 요구를 폭력으로 묵살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해법도 제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2005년 글랜이글스/에딘버러 정상회담은 G8 반대투쟁의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2001년 제노바 투쟁 이후 칸쿤 5차 WTO 각료회의와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무산시키고 이에 대한 민중적 전망을 제시해온 대안세계화운동은 미국의 이라크침공을 계기로 확산된 국제 반전운동과 결합하여 성장을 거듭해왔다. 2005년 정상회의 개최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아프리카 원조, 기후변화, 에이즈 퇴치와 같은 의제를 전면에 내세워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를 표방하며 대안세계화운동을 무력화하고자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채탕감을 요구하는 '빈곤을 역사 속으로(Make Poverty History)'와 같은 비정부기구와 아일랜드 출신 가수 밥 겔도프가 주최하고 엘튼 존, 폴 매카트니, 마돈나, U2 등 유명한 대중가수들이 출연한 대규모 순회공연 '라이브 에이드(Live Aid)'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의 자리를 대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G8 반대 운동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인간적인 면모로 채색하려는 자들에게 부지불식간에 포섭 당했으며, 이것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G8,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제하는 각국 정부들에 대항해서 싸우려는 노력, G8이 지도하는 WTO, IMF, 세계은행 등의 정당성을 허무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러한 두 차례의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 독일 로스톡 정상회담 당시에는 여러 사회운동들이 “제노바 정신으로 돌아가자”를 기치로 삼아 빈곤과 불평등의 ‘해결사’가 아닌 ‘주범’으로서의 G8의 본질을 비판하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했다.
2008년 홋카이도 G8 정상회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확산된 국제적인 금융 불안, 국제 곡물가격 폭등 등으로 대표되는 세계 경제의 위기와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생태위기는 이번 G8 정상회담을 가로지르는 대표적인 화두다. 올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후쿠다 일본 총리는 “세계경제, 기후변화, 아프리카 발전”이 이번 G8 정상회의에서 다룰 핵심 이슈라고 언급했다. “후퇴를 겪고 있는 세계경제의 위기는 증폭되고 있다. G8 지도자들이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21세기형 위기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여 신용위기 가능성을 조기에 없애야 한다”는 후쿠다 총리의 발언은 미국 발 세계경제의 위기기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중심부 국가들 간의 정책 공조가 절박하다는 점을 호소하는 것이다. 한편 2007년 12월 발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로 개시된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한 논의에서 일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이번 G8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일본 정부의 주요 관심사다. 다보스 포럼에서 후쿠다 총리는 “개도국들이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100억 달러를 내놓겠다.”며 “일본 정부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50%를 감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며, 이 기금을 개도국들의 기후변화 완화 노력 지원과 청정에너지 체계로 전환하려는 나라에 대한 기술지원, 대부, 원조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일본정부는 G8 정상회담과 함께 기후변화에 관한 정상회담을 병행할 계획으로 한국정부를 비롯한 G8 회원국 외 여러 정상들을 초청했다.
최근 더욱 심화하는 세계경제 위기로 그동안 G8이 중심이 되어 추진해 온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전 세계 민중의 희생을 담보로 자본의 구조적 위기를 지연하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초민족자본의 이윤 확대를 위한 전 세계적인 구조조정과 무역․투자의 자유화가 확산되면서, 인간이 생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식량에 대한 권리마저도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더하여 자본은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생태위기 마저도 투자와 이윤확대의 계기로 활용하려고 시도하며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G8 반대투쟁을 거치며 성장해 온 사회운동들의 경험은 ‘발전과 평등’이라는 수사로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모순을 은폐하며 위기를 지연하려는 G8 정상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의 조종사들이 아닌, 이러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중단하고 새로운 전망을 개척하려는 민중들의 운동이 현재의 위기를 진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대안임을 보여준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친-재벌정부’임을 노골적으로 내세우며 쇠고기협상 타결과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 한일 FTA 재개, 여타 FTA 확대를 통해 위기로 치닫고 있는 세계 경제에 더욱 깊숙이 편입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안도 없음을 자인하고 있다. 초민족자본과 재벌만을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경제성장’이라는 구호로 은폐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투쟁을 다시금 조직하면서 대안적 전망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는 것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익론’과 ‘경제성장론’에 가로막히고 분야별 이해득실 논리에 갇혀 답보 상태에 놓여 있는 한미 FTA 반대투쟁을 반성적으로 평가하면서 세계경제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지양하는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7월 홋카이도 G8 정상회담은 이러한 노력을 펼치는 전 세계 사회운동과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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