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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음악을 싫어한다.

언제부터인가 큰 소리가 귀를 울리는 것을 혐오하게 되었다. 나에게 댄스 뮤직을 표방하는 가요들은 소음에 가깝다. 내가 헬스클럽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크게 틀어주는 천박한-이런 '가치관을 드러내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너무도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댄스 가요들을 들으면 귀가 썩어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피아노 선생님인 어머니 덕에 어릴 때부터 클래식을 듣고 자랐기 때문에 어린 시절  나는 서양의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다.(동양의 전통음악은..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차이코프스키니 모차르트, 쇼팽, 리스트, 바흐.. 잡식성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머리 속으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취미였던 어린 시절에는 정작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또래 아이들 중에 클래식을 즐기는 사람이 없었던 것.

 

대학에 와서는 클래식에 대해 까맣게 잊고 민중가요에 심취했었으나 그것 역시 듣는 것을 즐기기엔 너무 많이 들었고 질려버렸다. 그리고 이 역시 mania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나는 음악에 대해 완전히 맹인이 되어버렸다. 누군가가 "지금 이 음악 좋지 않아? 이 노래는 누가 부른 거고 어쩌구.." 말을 시작하면..내 머리 속은 공학 수학 공식으로 된 대화를 나누는 듯 어지러워 진다. 심지어 난 음악이 틀어져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의식하지 못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어릴 때부터 클래식음악을 많이 들으면 절대음감이 생긴다던데.

난 아마 그런게 있어서 음악에 대해 취향이 까다로운 게 아닐까 잠시 위안을 삼아보고 싶었지만..아무래도 감수성이 메마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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