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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철거....

 

철거 며칠전 단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누웠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저녁이 되니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웠다.

전기만 끊기게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와 나... 가족 간의 대화도 끊겨버렸다.

적막감... 불안감...

모든게 멈춰버린듯, 끝나버린듯...

 

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친구의 연락을 받고 집밖으로 나간 나는 그녀앞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아무말도 못한채, 하지 않은채 하염없이 울었다.

 

며칠후 언덕을 내려오는 버스안에서 바라본 집...

있어야 할 집이 사라졌다. 그 집은 무너져 내렸고 그위에 주황색 굴삭기만 얹혀 있었다.

그리고 나도 무너져버렸다.

내다리도, 가슴도, 모든 것이... 그 순간...

 

철거...  수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날 그순간의 무너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도 그날의 기억은 눈물을 흘리게 한다.

철거... 집만 무너뜨리게 아니라, 인간다운 그 모든 것을 함께 무너뜨린다.

 

용산참사 있던날 9시 뉴스를 보는 나에게 큰애가 무슨일이냐고 계속 물어본다.

그러나 아무말도 아무말도 나오질 않았다.  그때의 기억이 다시 참혹한 죽음으로 다가오고

모든 것이 끊긴듯.. 무너져버린듯...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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