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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정규직 배타적 지지

꿈에도 그리던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적을 둔지 6년이 다되어간다.

우리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없던 시절

거리에서, 테레비에서 단색 조합조끼를 입고, 질서도 정연하게 앉아 팔뚝을 휘두르던 노동자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바람에 펄럭이던 노조깃발들이 얼마나 멋있던지...

 

그리고 머지않아 나역시 빨간조합조끼를 입고, 머리띠까지 둘러매게 되었다.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그땐 전노협을 이은 민주노총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목적이었다.

문단심은 우상이었다.

 

근데.. 이제 6년... 나역시 민주노총의 중견간부가 되었다. 멋있게....

 

그런데 6년동안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들을 알게 되면 알게 될 수록 깜짝 깜짝 놀라게되고,

나의 기대가 조금씩 일그러지는 모습을 확인할때마다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조합비을 임자없는 돈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비정규직 철폐를 일년 열두달 소식지로, 구호로, 플랑으로, 잡지로, 대회사로, 결의문으로, 투쟁사로... 쉬지 않고 허공에 외쳐되지만....

 

스스로 이미 정규직 배타적 지지를 확고하게 고수하고 있는 현실은 많은 수의 노조를  지역에 토호처럼 자리잡은 '이익자생단체' 의 하나쯤으로 만들었다.

 

노사힘의 관계때문에 부득이하게(?) 단체협약에 노조가입범위에서 비정규직을 제외시킨다 하더라도,

최소한 노조 스스로가 자주적으로, 민주적으로 정한다는 규약에 마저 노조가입대상을 정규직만으로 한정한다는 것은 도통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아니 절망스럽게 한다.

 

나는 가끔 민주노총이 조직이 결딴 나는 아픔을 겪더라도 노조규약을 바꿀 것을 명하고, 이를 거부하면 가감하게 제명시키는 결단을 꿈꾼다.

 

민주노총의 많은 수의 노조가 앞으로도 계속 이익자생단체로서 정규직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고수한다면 800만 비정규직은 물론, 그 누구의 호감도 사랑도 받지 못하고 스스로 도덕적 자멸을 겪지 않을까...

 

결단하라! 민주노총이여! 나의 선망이자 목적이었던 민주노총이여!

차라리 결딴나라! 민주노총이여!

조합원수가 조직수가 절반이하로, 삼분지 일로, 십분지 일로 결딴나더라도 결단을 내리면 800만의 심금을 울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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