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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쿼터

내가 요즘의 스크린 쿼터에 관련된 소식들을 예전과 같은 태도로 보지 않는건 그동안 그렇게 커진 시장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스탭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때문이다. 문화를 지킬 수 있는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 그게 전부 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것들이냐에 대한 논의는 일단 제외하고라도 - 그 안에서 벌어지는 옳지 못한 일들은 여전히 논외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예전처럼 마냥 동의하기만은 힘들다. 게다가 당장 먹고 사는 것과 관련된 쌀 개방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몇몇 독립영화인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부산에서 벌어진 APEC 정상회의에서도 무비판적으로 대응했으면서 이제와서 국민들에게 연대를 호소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 할 것 같다. 그들이 지켜야 할 문화라는건 사실 대다수의 평범한 국민들에게는 배 부르고 나서야 하는 취미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더욱 우려되는건 그나마 그들은 유명세가 있어서 언론의 관심이라도 받아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이뤄내지만, 그 결과 대신 내주는건 영하에 날씨에 길바닥에서 물대포 맞아가며 싸워봐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런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문화는 커녕 먹고 사는 문제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스크린 쿼터 덕에 좋은 우리 영화가 나와도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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