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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사가 몸을 돌려 순애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어디를 맞았어요?”
“머리하고, 온 몸이 다 아팠어요.”
“주먹으로 얼굴을 몇 대나 때렸어요?”
“다섯 개, 여섯 개?”
“발로 찬 건?”
“기억이 잘 안 나요.”
“주변에 사람은 없었어요?”
“네. 손님들 다 나가라고.”
향숙이 다시 참지 못하고 말을 가로챘다.
“야가 거기 있으면 계속 맞을 것 같으니까 사정을 했대요. 우리 조금 더 생각을 해보자고. 그래서 마음이 풀렸는지 박영철이 나가서 맥주 사오라고 그러더래요. 야가 계속 있으면 맞을 것 같으니까 그 길로 택시 타고 교회로 튀었죠.”
“다음엔 칼로 죽인다고 그랬어요.”
순애가 볼멘 목소리로 불쑥 말했다.
“다음에 또 말 안 들으면 칼로 죽인다고 그러니까 애가 겁을 집어먹고.......”
“어디 피나고 그런 것 있어요?”
“아니, 그래도 멍들고 시큼시큼하고 그러니까 슈퍼 아저씨가 택시 타고 빨리 도망가라고 그랬겠지.”
“맥주 사면서 슈퍼 주인 아저씨한테 맞았다고 이야기 했어요?”
“안 했대요.”
“그러면 슈퍼 아저씨가 딱 얼굴 보고 알았을 것이다?”
“네, 야가 막 울고, 머리도 다 헝크러지고 그러니까.”
김 형사가 다시 순애한테 물었다.
“남편이 술 마셨어요?”
“많이 마시지는 않았는데.”
“같이 싸우지는 않았죠, 같이 때렸어요?”
“네.”
순간 김 형사의 타이핑 소리가 멈췄다. 순애의 대답을 받아치던 그는 고개를 들어 순애를 약 5초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곤 다시 기계적으로 물었다.
“박영철씨를 때렸어요?”
“네.”
순애의 대답에 놀란 향숙은 정색을 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너도 때렸어? 니가 몇 줌이나 때렸어? 남자를......”
“아니 막느라고......”
순애가 고개를 떨구며 말을 흐렸다. 향숙은 순애에게 눈을 살짝 흘긴 뒤, 바로 표정을 바꿔 김 형사에게 한껏 웃으며 목소리를 한톤 높여 말했다.
“응. 때린 건 아니고 방어하느라고 그랬다는 소리예요.”
“박영철씨, 법대로 처벌하길 원해요?”
김 형사의 물음에 순애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 형사는 작성된 고소장 내용을 읽은 뒤 순애에게 맨 뒷장을 내밀었다. 순애는 김 형사가 시키는 대로 서툰 글씨로 이름을 또박또박 쓰고 엄지 손가락 끝에 붉은 인주를 듬뿍 묻혀 이름 옆에 지장을 꾹 찍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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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이 댓글의 의미가 뭔가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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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카/쓰신 소설을 읽다보니 옛날얘기가 생각나서 그랬답니다. 별다른 의미는 없어여~~:)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