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누가 성매매여성들의 적으로 남을 것인가"

지난 7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40일 가까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성매매여성들을 인터뷰한 뒤 오늘 기사가 출고되기까지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일주일 내내 그 기사에만 매달린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쓴 기사다.

 

기사에 못 쓴 얘기가 있다면

 

탈성매매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여성단체 관계자 인터뷰와 여성부 관계자 인터뷰다.

 

이 여성단체 관계자는 현장 출신(성매매 경험이 있는) 활동가라는 점에서 매우 도움이 많이 됐다. 

 

반면 여성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는 성매매 여성들이 주장하고 있는 '배제'와 '소외'의 실체가 무엇인지 절감케 했다.

 




한 여성부 고위관계자는 기자가 "성매매여성들의 여성부 앞 집회"라고 말하자, "여성부가 아니라 외교통상부 앞 집회죠"라고 바로 잡아 주기도 했다. (참고로 여성부는 정부종합청사 본관에 있으며, 외교통상부는 별관에 있다. 두 건물은 도보로 1-2분 거리로 매우 가깝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매매여성들이 여성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묻자 짜증이 역력히 묻어나는 목소리로 "시위를 했었는데 그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사실 여성부의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남성들의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어렵사리 '성매매특별법'을 만들어 놓았더니 정작 양쪽 모두에게 비난을 듣는 상황이 돼버렸으니 당황스럽고 야속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성매매여성들의 적이 누구로 남을 것인가." 이 질문을 이 혼란 속에서 헤매고 있는 여성주의자들은 기억해야할 듯 싶다.

 

아래는 프레시안 기사 링크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41214092944&s_menu=사회

 

그리고 앞에 소개한 여성단체 관계자 인터뷰 중 꼭 소개하고 싶은 부분이다.

 

문 : 단식 농성중인 성매매여성들은 정부 대책의 비현실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답 : 다른 사람들의 전업은 오히려 이들보다 쉽다. 성매매여성들이 난감한 건 이력서에 뭘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직장 생활을 하면 개인 시간이 있으니까 전업을 준비할 수 있다. 취미 생활을 통해 자기 특기를 개발할 수도 있고.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6개월만에 다른 기술을 배워 전업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성매매 여성들은 또 인간관계나 사회성 등 기타 다른 부분들도 많이 부족하다. 이건 교육과 치료가 함께 되어야할 부분이다.

 

문 : 성매매여성들은 정책 마련 과정에서 자신들이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답 : 정부에서 말 그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소홀히한 측면이 크다.

 

취업 교육만 봐도 많이 다양하지 못하다.

 

또 교육문제도 잇다. 상담하다 보면 현장 여성들 거의가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졌다. 근데 현재는 고졸 검정고시 프로그램만 있다. 그러다 보니 기술직으로 재취업 프로그램이 한정되는 측면이 있다. 대학가고 싶은 친구들에게 수능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훨씬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문 : 2007년까지 단속을 유예시켜달라는 건 정부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 아닌가.

 

답 ; 사실 이들이 정부 단속에 있어 가장 반발하는 것은 형식적인 단속이라는 것이다. 모든 지역을 다 단속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 지역만 하고, 집창촌만 단속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속한다고 하고 뒤로는 영업을 하던지 말던지, 이런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재네들은 영업하는데 왜 우리는 못하게 하냐'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찌보면 일정기간동안 단속하지 않고 빚 갚고 빨리 나가라는 게 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