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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선셋

 

오씨엔에서 해주길래

오랜만에 다시 본 비포선셋.

 

처음 봤을 때보다 더 많은 것(혹은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왔고 귀에 들렸다.

 

특히

제시와 셀린느가 셀린느의 아파트로 가는 차 안에서

셀린느가 했던 말들이

꼭 나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반갑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처음의 열정과 흥분이 지속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실에 슬퍼하고 또 자신이 그러지 못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끼는 그녀.(나만 그러는걸까? 라는 생각에)

 

사랑받고 싶지만, 온종일 같이 있으면 숨이 막히고

자신과 헤어진 남성들이 하나같이 자신이 아닌 다른 여성과

결혼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셀린느,

 

자신이 갖고 있는 낭만을 모두 그 하룻밤에 쏟아부어서

더는 낭만을 꿈꿀 수도 없다는 그녀를 보면서

참 사랑스럽단 생각을 했다.

이런 얘기를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그녀의 용기, 그 이유 하나로.

아니, 뭐 그녀의 얼굴에서 말그대로 빛이 나는 이유도 있겠다-ㅅ- 

 

만약에 그녀가 대화를 하고 있는 상대가 제시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그렇게 애뜻하지도 사랑스럽지도 않았을테니까-

 

저런 용기는 언제쯤 내게 생길까,

아니 과연 그럴 날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내가 살짝 한심하고 불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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