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남들만큼 숱한 만남과 헤어짐을 겪어 오면서, 모든 인연은 결국 스쳐가는 것일 뿐이라고 결론 지어둔 지 오래다. 일 년을 지냈어도 인사조차 제대로 전하지 않고 지나쳐 온 곳도 있었다. 그런데 단지 일주일을 함께 보낸 것 뿐인데, 돌이켜 보면 그리 특별할 것도 없었는데 무엇이 문제였던지 명확히 모르겠다.

 

  정말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구나. 이렇게만 마무리하면 되는 것을, 짧은 시간 동안에야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건데 네가 착각하고 있는 거라고 자꾸 되뇌이게 된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뭐가 그렇게 어렵고 겁이 나는 걸까. 이 년전 이맘때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모든 일이 다 그때로 모인다.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마음은 쉽게 풀어지고 그리움으로 단단하게 뭉친다. 그걸 왜 굳이 흩어내려고 생각하게 되는 걸까. 더 이야기해 보고 싶고, 더 많은 시간을 나누고픈 마음이 반가운 한편 어떻게 해야 할지 곤란스럽다. 또 봐요, 앞으로 자주 만나요, 그 한 마디가 조심스러운 나를 보면서 울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어울리지 않게 눈물이 났다. 향수고 자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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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7 12:30 2008/07/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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