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몸에 나쁜 건 아는데 도덕적으로 나쁜 건 아니라는 내 말에, 이유를 대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나쁜 거라고, 피우지 말라고만 우겨대던 녀석에게 희한하게 설득당해서 금연을 마음 먹은 지 벌써 반년도 넘었다. 난 여자가 담배피우는 거 싫다며, 캐마초같은 소리를 당당하게 하는 녀석의 순진함이 좋았다. 누군가에게 정말 담배 안 피우면 좋겠다고, 자꾸만 잔소리하게 되던 내 묵은 마음이 떠오르기도 했다.

 

  나 담배 끊었어, 진짜야. 이제 사람들에게 거만하게 말 못하겠네. 금연을 결심한 후 담배를 입에 댄 건 딱 세 번이었고,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바로 떼버렸었는데 어제 왜 그랬을까. 일단 흡연자가 너무 많아 유혹이 강한 상황이라 한 모금만 피우려고 했다. 그런데 잘 모르는 사람 담배를 한 모금만 마시고 돌려줄 수도 없고 버리기는 아깝고 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 앞이니까 한 두대 피우고 나도, 없었던 일인 양 금연 계속하면 된다고, 딱 이번만 피우자고 비겁한 생각도 했다. 금연이 녀석과 상관없는 일이 된지 오래지만, 어쨌든 담배가 나쁜 건 맞다. 다음 주에 자꾸자꾸 시련에 들게 될 것 같지만, 너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겠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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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8 12:30 2008/07/1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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