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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2
    내전을 알리는 총성으로 살겠습니다
    초봄

내전을 알리는 총성으로 살겠습니다

 

-2009년5월16일 고 박종태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부쳐

 

 

 

대한통운 앞

홍수처럼 벚꽃이 지는 자리에서 조합원들은 맞고 얻어터지고 끌려갔습니다

저 억장무너지는 낙화의 시간 속에서

박종태 열사는 눈물을 보이기 싫어 간신히 아카시아 꽃을 내다 걸었습니다

아카시아 꽃이 무르익는 날에 온 생을 다하여 아카시아 나무가 되었습니다

생의 마지막 한 호흡까지 동지들을 지키기 위한 완전한 사랑이었습니다

 

 

거리로 내쫒긴 노동자들이 43일 동안 아무 힘도 써 보지 못했습니다

여기 소박하지만 투쟁하는 조합원들이 있습니다

때늦지 않은 연대가 소나기처럼 도착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도부는 투쟁하는 자리에 없었습니다

허구헌날 협상하는 기술만 늘어가고 대화와 타협이 모든 투쟁 지침을 대체했습니다

고립되서 절박하게 싸우다가 확실하게 탄압받는 나날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조합원 총회

폴리스라인처럼 파업시기와 전술이 화물연대 지도부에게 위임되었습니다

그 놈의 대화 때문에 또 다시 파업이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과감하게 행동하고 더욱 단호하게 행동해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 적과의 대화는 파업파괴행위입니다

여기 잡혀가더라도 투쟁다운 투쟁을 해보고픈 조합원들이 있습니다

죽봉을 든 조합원들이 파업입니다

경찰바리케이트를 깨부수고 전진하는 조합원들이 파업전술입니다

박종태 열사가 파업지침 1호입니다

 

 

박종태가 열사가 자신의 목숨을 통해 소집한 자리, 대한통운 앞까지 거침없이 진격해갔습니다

; 비공인 무장투쟁이었습니다. 내전의 시작, 열사정신계승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한통운을 접수하고 이중권력을 세우기에는

무장력이 부족했고 무엇보다도 일사분란한 전투를 지휘할 투쟁지도부가 부재했습니다

투쟁할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화물연대 지도부가 뒤늦게 도착해서 한 일이라곤

더 큰 투쟁을 위해 오늘의 투쟁을 무장해제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죽봉을 든 조합원들은 끝내 지도부로 올라서지 못했습니다

등을 돌리는 순간, 한 치의 틈도 없이 적들의 창 끝이 우리의 심장을 찔렀습니다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지도부의 지침은 더 이상 필요없습니다

 

 

죽음을 통해 연대를 호소하지 않도록

우리가 죽봉을 들고 자본의 바리케이트를 넘을 것입니다

박종태 열사의 꿈을 그 어디에도 위임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죽봉을 든 우리가 박종태고 투쟁계획입니다

이제 무장한 우리가 박종태고

우리 스스로가 지도부로 일어서 모든 것을 결정할 것입니다

 

 

더 이상 박종태 열사를 그 흔하디 흔한 꽃으로 기억하지 않겠습니다

죽봉을 들고 자본의 바리케이트를 뛰어 넘는 비공인파업지도부로 심장에 새기겠습니다

자본주의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무장봉기로 심장에 새기겠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꽃보다 내전을 알리는 총성으로 살겠습니다

박종태 열사로 살겠습니다

2009년5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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