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희 선생

이전 2005/12/26 03:00

 

난쏘공 200쇄 기념본이 나왔다길래 두권 주문해서 한 권은 여친께 드리고, 또 한 권은 내가 틈틈이 보고 있다. 원래 집에 몇 권이나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가지고 있던 문지판은 친구가 빌려갔고 다른 책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난쏘공 다시 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해서 겸사겸사 구해뒀는데 한정판 답지 않게 소박한 것이 난쏘공다웠다.

 

 벌써 몇주 지난 것 같지만 난쏘공 200쇄 기념으로 신문마다 조세희 선생 인터뷰가 실렸었다. 그때 놀란 게 60이 넘는 선생께서 아직도 집회에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전경들의 방패에 전용철 씨가 숨진 농민집회 현장을 지키셨다고. 거기서 운이 좋아 살아 남았을 뿐이라 말씀하신다.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다른 무슨 말보다도 조세희 선생은 역시 훌륭한 예술가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요새 '한 때 좋은 예술가'는 많아도 '평생 좋은 예술가' 참 드물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최근엔 어느 유명한 시인 겸 대학교수의 최신작을 읽다 덮어버린 적이 있다. 체험의 절실함도 없고 독서 감상문 같은 시집을 말이다. 과연 안락하게 사는 사람이 좋은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혁명이 필요할 때 우리는 혁명을 겪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라지 못하고 있다. 제삼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경험한 그대로, 우리 땅에서고 혁명은 구체제의 작은 후퇴, 그리고 조그마한 개선들에 의해 저지되었다. 우리는 그것의 목격자이다."

 

나이드신 분들이 이런 말씀 하실 때마다 힘이 난다. 부디 건필하셔서 빨리 '하얀 저고리'도 탈고 하시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12/26 03:00 2005/12/26 03:00
http://blog.jinbo.net/postino00/trackback/2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경렬 2005/12/29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훔쳐가도 될까요?

  2. 고등룸펜 2005/12/30 14: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네..트랙백 해가시는 건 무방하지만, 다른 형태로 퍼가시는 건 원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