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영상팀 회식이 있었다. 회식 주제자는 나.

 

지난 화요일 5월부터 4개월 간 진행해 왔던 공동체미디어교육 교육사례발표회가 있었는데.

그 때 배포될 교육결과물 cd 200장을 지회 영상팀에서 만들어 주셨다. 주말 내내 조합원 3

분이 붙어서 지회사무실 잉크 한 통을 다 써가며 cd케이스와 라벨지 도안에 출력에 부착에

cd복사까지 ...

 

덕분에 애초 15장만 제작하려던 교육결과물 cd를 100장(2장 1set)을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cd는 교육 발표회 때 공부방 아이들에게도 나눠주고, 발표회에 참석하신

분들께도 배포하고 아이들이 만든 공부방 뉴스 취재와 촬영을 허락해 주신 공부방 주변 시

장 어르신들께도 드리고...

 

다음 주부터 생계투쟁을 시작하는지라 마음도 몸도 부산스러울 시점인데 먼저 도와주시겠

다고 말씀 주시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라며 웃으면서 같이 해 주신 조합원들이 너무 고마

워서 맛난 저녁 대접하는 자리가 어제였다.

 

회식 자리에 공부방 담당선생님도 모시고, 내가 속한 단체 운영위원 분도 모셨다.

사실 운영위원분을 모신거는 혼나지(?!) 않기 위해서였다. 내가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

청지회 영상팀에서 활동하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이신데(그래서 3월에 하이닉스 투쟁에 결

합할 때 운영위원회의와 사무국에 이 활동은 내가 단체 소속으로 활동하는 게 아니라 개인

적으로 결합해서 활동하는 일이라고 양해?를 구했었다), 술만 마시면 니가 좌파냐 좌파들

재수없다, 니가 무슨 활동가냐 하면서 공격이 심하다. 우자지간 단체 사업과 관련한 사람

들과 같이 하는 자리에 운영위원분을 모시지 않으면 넌 너 밖에 모른다, 일을 조직적으로

풀지 못한다, 넌 조직적 관점이 없다... 레파토리가 예상되는지라 모신(?) 건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 역시 조합원 붙들고 내가 ngo 활동가인데~로 시작, 노동운동이 어쩌

니... 이야기가 한참을 가다가 공격의 화살이 나에게 날아왔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지

만 조합원들도 있는 자리에서 "넌 너 밖에 모르는 애고, 지 좋은 일만 하려 들고, 이기적이

다... 내년부터 반상근으로 일하지 않을꺼면 그만 둬라". 나의 대답은 "네".

듣고 있던 지회 교육부장님이 "00단체는 저희한테 사람 한 명을 보내주신거지만 00단체는

저희 조합원 120명을 얻으신거라고 생각하세요"

그 말에 더 화가 나셨다보다.

그 다음 말씀이 "그냥은 못 나가고 연말까지 우리 단체에도 하이닉스 영상팀 같은 영상팀

만들어 놓고 나가라"

 

뭐, 술 자리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느닷없는 일은 아니었고, 그 간 쌓였던 게 폭발한 것일

게다.

 

조직이라는 거... 단체라는 거 정말 모르겠다.

조직이, 단체가 추상적인 무엇은 아닐 것이다. 같은 목표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하

는 곳. 그 틀 안에 함께 하는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곳. 같은 목표와 목적

을 가졌더라도 서로 다름이 있으면 존중해 줄 수 있는 곳. 더 나아가 그 틀 안에 함께 있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곳.

 

이건 단순히 상근, 비상근의 문제가 아니라 단체의 목표와 목적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것이... 그리고 단체의 목표와 목적을 서로 다르게 풀어내는 방식의 차이가 지난 3년

간 쌓여왔다가 터진 것이리라.

 

조직에 대한 상이 다르다면, 아니 서로 생각하는 조직의 목표와 목적이 다르다면 함께 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조직에 맞는 활동가가 아니라면, 나 역시 내 활동을

풀어낼 조직의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그 조직과 그 활동가는 함께 할 수 없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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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3 15:20 2005/09/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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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애  | 2005/09/12 00:27
-.-^
그래도 제가 파트너로 좋다고 하셨죠 ㅋ^^*
productive_failure  | 2005/09/12 11:18
ㅎㅎㅎ 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