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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5
    군대리아....
    나후

군대리아....

군대 안간 사람도 한번은 들어 봤을거다 군대리아.

군대에서 주는 '특식' 햄버거다.

나도 비록 4주의 훈련이지만 맛볼 기회가 있었다.

엊그제 후배 둘과 앉아 그 이야기를 나눴다...

이해할 수 없는, 10년 넘는 고민의 결정체... -_-

 

훈련소에는 훈련병 인원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군대리아 뿐 아니라 좀 먹을 만한 반찬이 나오면 항상 모자란다. 그래, 지가 알아서 퍼 가는 거야 좀 많이 덜어가다 보면 뒷 사람 못먹을 수도 있겠지, 그건 일일이 맞출순 없을 테니까...

 

근데, 인원수에 맞춰서 나오는 우유는 왜 모자랄까?

빵은 수북히 남는데, 왜 햄버거 패티와 치즈는 없는 것일까?

훈련소라는 공간이 마치 인간의 본성을 시험하는 곳인 듯, 또 그렇게 조장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신기한 노릇이다.

 

빵에 쨈발라 먹었다.

애초에 그렇게 먹어 보겠다고 줄서는게 구차해 보이고, 뭔가 좀 그래서 여유부리며 식당엘 늦게 간 날이 군대리아 나오는 날이었다.

햄과 치즈, 우유도 없는 빵에 쨈발라 저녁을 먹으면서 이게 뭐지 싶었다.

분명...

 

훈련병은 정해져 있고, 식사는, 상식대로라면 사람 수 맞춰서 나올 것이고, 그렇다면 모두가 빵 하나에 패티 하나, 치즈 하나 우유를 먹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왜 지금 이러고 있지?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왜 빵에 쨈발라 먹으며 물을 마시고 있는 걸까?

 

위에서 빼돌려 먹고, 훈련병들에게 지급할 양을 맞추지 않았든가,

취사병들이 지네들 먹을려고 비축해 뒀든가,

아니면 먼저먹은 훈련병들이 두개 세개 먹어 버렸다는 이야기겠지?

 

아니...

당연히, 식사가 나오면 남더라도 하나씩 먹고, 나중에 남으면 더 먹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누군가 빼 돌리면 누군가 굶게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그런것 따위는 상관없이 자기 배만 부르면 된다는 것인가?

 

결국, 제대로 못먹은 사람들만 바보가 되는건가?

 

이상하다.

 

자기에게 할당된 양을 가져 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자기것이 아닌 것에 손대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인데,

사회는 그런 곳이 아닌가?

 

그럼.... 왜들 그렇게 힘들게 살어? 저런 인간들에게 뭐 볼게 있다고 말야...

 

20년을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라는 대전제를 가지고 살아오다가, 스물 몇살의 어느날 '그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는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멈춰 있었다. 왜? 왜? 왜?

 

도대체 왜?

 

이건, 공부하고 이해하고 뭐 어쩌고 하는 그런 수준의 것이 아니잖아?

그냥, 그저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인것 같은데, 왜 그게 이상한 것이고 바보같은 것이 되는거지?

 

서른 몇살이 된 지금도, 사실... 가끔은 유치원생보다도 못한 세상 사람들을 보면, 정말 이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정말...  나는 그냥,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세상이 그런 곳이 아니라면... 난 너무 힘들어...

제발,

 

세상이 상식적인 곳이라는 희망을 좀 보여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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