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말 비정규직 철폐하고 싶은가

6월말 7월초 전국이 들썩였다.

홈에버 상암점과 뉴코아 강남점을 점거한 유통노동자들의 점거파업으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점거파업과 폭발적인 투쟁으로 한때 조속한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승리할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모든 이들이 흥분했다.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뉴코아-이랜드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한다고들 말했다. 온 몸으로 투쟁했다. 누구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이 싸움만큼은 승리해야하고 승리할수 있다고 믿었다. 두렵지 않았다. 3번의 매장점거투쟁과 경찰병력에 의한 강제연행으로도 조합원들은 끄떡없었다. 자신을 믿고 옆에 있는 동지를 믿었다. 악덕기업 이랜드, 빌어먹은 자본주의 뒤엎고 유통시장 곳곳에 펴진 비정규직 노동자문제 사회화 시키고 해결의 물꼬를 틀거라 생각했다. 여성비정규문제 투쟁의 정점으로 삼고 의제로 만들수 있다고, 그것의 상징으로 뉴코아-홈에버동지들이 되기를 원했다. 승리해서 돌아가 빌어먹을 박성수회장 노동조합 다시는 죽이지 못하게 만들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7개월이 넘었다. 한 해가 넘어간다.

 

생계비를 책임지겠다고 큰소리 치던 그들도, 이투쟁 승리못하면 민주노총 깃발을 내리겠다던 그들도 이제는 수가 없다며 투쟁마저 안지 못한다.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아 매장 앞 집회마저도 할수가 없다. 구사대 수만큼의 대오가 모이지 못해 매장봉쇄는 커녕 매장앞 집회도 할수가 없다.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말한 그 수많은 사람들은 대체 지금의 이 상황을 뭐라 설명할 것인가.  

 

해가 넘어가는 지금. 수배로 발이 묶어 민주노총 상황실에서 애가 타는 지도부와 명동성당에서 홀대받으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지도부, 차가운 맨 바닥에서 투쟁의 패배감을 느끼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나는 얼굴조차 들수가 없다. 내가 운동한답시고 비정규직철폐를 위해서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한다고 수없이 말해온 사람으로 이 상황에 대한 처절한 책임을 느낀다.

 

나 하나쯤이란 생각으로 홈에버를 뉴코아를 킴스클럽을 후아유를 티니위니를 드나드는 사람들.

 

더이상의 운동의 패배가 없어야 하지 않나. 비정규직 철폐를 단 한번이라도 외쳤다면 다시 이 투쟁을 위해 매장앞으로 모여야 하지 않나. 정말 이 투쟁만큼은 승리해야하지 않나. 그래야 지난 7개월이 패배로 얼룩지지 않을수 있지 않나.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지난 여름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은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