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첫눈을 기다리며

첫눈
         김남주, 솔직히 말하자

첫눈이 내리는 날은
빈 들에
첫눈이 내리는 날은
깜깜한 밤도 하얘지고
밤길을 걷는 내 어두운 마음도 하얘지고
눈처럼 하얘지고
소리없이 내려 금세
고봉으로 쌓인 눈 앞에서
눈의 순결 앞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는다
시리도록 내 뼛속이
소름이 끼치도록 내 등골이

감방의 추위는 뼛속이 시릴 정도이며, 때문에 등골은 저절로 오므라질 것이다. 그래도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 시인의 힘과 변혁에 대한 희망이 있어서일테다. 하얀눈의 이미지에서 영혼의 깊은 반성으로 이어지다가 물리적 닫힌 공간으로 튀어나오는 구성은 매우 놀랍다.
페이스북에 공유하기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 이미지
    블로그 이미지
  • 설명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 소유자
    REDONE

찾아보기

Support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