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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이라는 시인과의 만남은 참 색다르다.
첫장을 넘기면서 '푸하하' 웃음을 만발케 하는 매력이란, 읽는 사람이 여성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는다. 1990년에 나온 그녀의 두번째 시집 - 문학과 지성 시인선 90, 슬픔이 나를 깨운다 - 의 첫 시는 아래 같이 시작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아아 남자들은 모르리
벌판을 뒤흔드는
저 바람 속에 뛰어들면
가슴 위까지 치솟아 오르네
스커트 자락의 상쾌
그녀의 시는 일상을 절묘하게 뒤틀어 놓거나, 또다른 오감으로 표현함으로써 전혀 낯선 동네로 안내하곤 한다. 그 중에 하나는 앞의 것처럼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는 데 있다. 2~3년의 공백이 있어야만 슬그머니 꺼내놓는 그녀의 새 시집이 2003년 겨울에 나왔다. 그녀의 전작들을 읽을 때 느낀, 사랑에 대한 많은 소재가 '자명한 산책'에서는 어느덧, 사회적 시선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보여진다. [몇개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등단후 스무해가 지난 동안, 세상에 빚만 지고 살았다는 자평이 그녀의 또 하나의 시일지도.
'~ 빚을 까자!'는 문구가 청유형처럼 들리는 건, 나 또한 너무 많이 받고만 살아서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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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sc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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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저도 황인숙 시인 무지 좋아했었는데..요즘 한참 잊고 있었네요.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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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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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찾지 않았던 서점에 가는 일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디에 무슨 책이 있는지도 모를 노릇이고,컴퓨터로 기껏 검색하는 것이 전부인 규모의 서점은 더욱 정이 떨어집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시집을 가까이 하지 않게 되었는데, 그날은 어쩌다 눈에 밟혀^^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