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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님의 '자명한 산책'을 다 읽었다.
시의 소재는 그녀의 전 시집과 동일하게 일상의 사소한 일을 그림을 보는 것처럼 탁월한 시각적 색채로 표현을 한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사회적 시선'을 드러내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시집 전체적으로는 아무래도 일부인듯 하다.
그녀의 감각은 너무도 탁월해 혹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감각적인 표현방법 때문인지, 우울한 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유쾌하다. 폭소를 자아내는 독특한 시적 매력 중에 하나는 'EROTIC'과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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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혀, 마른 혀
바람의 축축한 혀가
측백나무와 그 아래 수수꽃다리를 핥으면
측백나무와 수수꽃다리는
슬며시 눈을 뜨고
측백나무와 수수꽃다리로 깨어난다
바람의 마른 혀가
측백나무와 수수꽃다리로 깨어난
측백나무와 수수꽃다리를 핥으면
측백나무와 수수꽃다리는
스스로 눈을 감고
측백나무와 수수꽃다리로 잠이 든다
영혼이 펄럭이며 잘 마르는 날.
*/
기분이 꿀꿀할 때에는, 가볍고 얇은 '황인숙'의 시를 읽는다. 그럼, 나도 모르게 키득거린다.
댓글 목록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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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안녕 나 영우. 여전히 시를 많이 읽는 구나. 영혼이 헐럭이며 잘 마르는 날..이것저것 생각나게 하는 말인걸. 재미있는 책 읽는 거 있으면 이야기해주렴. 나중에 가서 한 번 사서 보게. 그럼 또 보자구. 참, 요즘에 웹진 '가슴'(www.gaseum.com)이란 사이트에 가끔 가는부가 정보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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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덧글이 짤려구만. 그 사이트 가면 굉장히 좋은 한국대중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몇몇은 굉장히 좋아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려고 했더니, 거의 모든게 품절이더라구...부가 정보
bud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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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여전하구만..^^부가 정보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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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헐럭이며 잘 마르는 날'는 오타였네요. '펄럭이며 잘 마르는 날'이었더라구요. 근데 묘하네요^^. 사전에 없는 단어지만 '어떤 느낌'을 전달하는 것 같네요.부가 정보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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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이형 반갑네요. 잘 지내시죠? 저두 잘 지냅니다.^^ 요새 레비 스트로스의 두 저작을 건드리고 있습니다.조만간 '야생의 사고'를 다 읽을 것 같네요.아주 흥미로운 책이더군요.오래전에 형이 레비 스트로스를 언급하던 생각이 나네요. 다른 하나는 슬픈열대랍니다.부가 정보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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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슬픈 열대 3분의1정도 읽다가 그만뒀는데...재미없더라구(^_^) 다시 읽어볼까...부가 정보
budp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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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내가 언제 레비스트로스를 언급했지? 나두 슬픈열대는 3분의 2정도 읽다가 치워버렸는데...별로 다시 읽고 싶지도 않다..ㅋㅋㅋ 요샌 실천문학사 인물평전이 한 10권 공짜로 생겨서리 그거 읽고 있지...^^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