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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20080917

  • 분류
    日記
  • 등록일
    2008/09/17 08:54
  • 수정일
    2008/09/17 08:54
  • 글쓴이
    세느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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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뀐다.  

 

4계절이 '뚜렷한' 나라에 살고 있는데, 사실...

이 계절이라는 녀석이   달력에 '뚜렷하게' 표시가 되지 않는다.

추석이 지나고, 저마다 높은 하늘에 가을을 말하지만,

어제는 가을이었을까? 아직 여름이었을까?

누가 알겠냐?

계절이라는 것은... 자연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몸으로 느끼는 것일텐데....

시간.....달과 태양 그리고....

시간이라는 것... 날짜라는 것... 이 엄청난 지구인들의 약속.

이보다 더 큰 약속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하지만, 불과 100여년 전만해도 이 약속은 일부에게만 통용되는 것이었다.

물론,

똑똑한 우리 인류의 조상들은 하늘의 질서를 통해서 규칙을 발견하고,

저마다 날과 달... 그리고 해를 구분하였고...

각자의 '규칙' 안에서 각자의 삶을 잘 살았다.

하늘의 질서와 그에 맞춰 변하는 자연을 관찰하고 관찰하고 관찰하고..X 10,000

그 관찰이 쌓이고 쌓여 '규칙'을 정하였을 것이다.

아....이 오랜 학문의 숙제.

경험이 쌓여서 1

난 단독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다.

아침마다 샤워를 하고, 퇴근하고 돌아와 다시 샤워를 한다.

난데없이 샤워?

이게 뭔가 절묘한 것이 있다. 계속....

단독주택에서 아침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기 위해 '보일러'를 켠다. 

그리고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보일러'를 끈다. 

그리고 하루가 다 가고 저녁에 목욕탕에서 물을 틀어놓는 순간.. 샤워기에서 물이 쏴.... 쏟아진다.

바로.... 여기...... 내가 느끼는 '여름'에는 이 순간 아직 물이 따뜻하다.

아침 샤워하는 동안 따뜻해진 온수기가 그 열을 공기중에 빼앗기지 않고 남아 있다.

그럼... '여름'이다.

그런데,

요즘엔 그 '물'이 차갑다. 차갑다.

 '가을'이다.

 '보일러'를 바꾸고 난 후 8년간의 경험에서 오는 것이다.

지난 주부터 '가을'이다.

 

 

계절이 바뀌는 하늘에는... 풋, 가을이다. 

 

경험이 쌓여서 2

난 남한에 살고 있다.

내가 왜정 때를 살아본 것도 아니고, 이박사를 본 적도 없고,  박통 때서야 태어나,  전씨의 놀음에... '프로야구'에 푹 빠져 살았었다.

다행이 어려서 5지선다 문제 풀이를 잘하여, 간신히 '역사'란 것을 공부하니

겪어보지도 않은 일들을 마치 실제 겪었던 것처럼... ㅋㅋ 100만년을 겪었으니....

그것도 경험이라....

이제 계절이 바뀐 남한 사회를 '가을'이라 하겠다.

'가을'

어디 뭐가 있어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이 다르겠냐만은

잔혹한 수탈의 계절 '가을'.....그 '가을'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받으셨던 그 허망함이...

요즘 무엇인가 잔뜩 빼앗긴 듯한.... 상실감과 같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겨울'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없을 봄을 기다리는 잔인함에 슬퍼한다.

'봄'에는 파란 잔디가 피어날텐데....풀이 무성할 것인데....

'봄'이 오면.... 그럴텐데.....

지금은 '겨울'이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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