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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안구 보건소 금연 클리닉은 아직 미래의 일이라, 어찌나 열심히 타바코를 말아댔던지, 한밤중에 말아피는 종이가 떨어져 새벽같이(그래봤자 점심전) 동네 구멍가게에 갔다. 이 동네에서 8개월을 넘게 살면서도 한 번도 들리지 않았던 가게엔 중국계 인듯한 아줌마가 물건을 팔고 있었다. 어린 애들에겐 그것을 팔 수 없다며, 다자고짜 나이를 물어 나를 기쁘게 하더니, 친절하게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걸어온다. 익숙한 동아시아 영어 발음이, 야채통에 덩그러니 굴러다니는 마늘 한통이 왠지 친숙해 페이퍼 값을 지불하고도 잠시 가게를 둘러 보다 나왔다.
이런느낌이지 않을까? 같은 ethnic boundary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위안을 주는.
이주가 민족이나 국가의 경계를 넘어 사람들에게 다중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한편, 사람들은 공간을 이동해도 끊임없이 자신의 belonging(소속)에 기반한 또 다른 형태의 동질적 그룹을 형성하며 지내고 있다. 문득 참 재밌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면서, 학생들과 같은 단기 이주자들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랑 더 부대끼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지지부진한 논문을 쓰는 내내, 운동의 연장선에서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싶다는 내 의도가 좀 지리멸렬하게 다가오고 있다. 뭐랄까 욹어 먹는 느낌 같은 것도 들고. 만약 장기간의 연구 주제를 정해야 한다면, 무겁지 않고 발랄하고 재밌는 주제를 정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가령 이주가 연애에 미치는 영향같은 주제, 연애라는 지극히 사적으로 보이는 행위를 성,인종,계급이 얽혀있는 정체성의 정치를 통해 분석해 보는 것. 현장연구는 당연 이주자들의 온갖 연애이야기를 듣는 것이 될 것이다. 재밌겠다, 근데 그들의 삶을 또 어떻게 논리에 가두고 재단한단 말이냐? 이것이 문제로구나. 게다가 이 연구는 왜 하는 것이냔 말이다.차라리 이주 정책과 같이 무덤덤한 얼굴로 냉랭하게 쓰고나서 여기저기 떠들고 다닐 주제가 맘은 편할 것 같다. 내 움직임이 운동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뭐 그렇고 그런 '대의'을 위한 '의미 부여'에 적합한 것일수도. 하지만 재미가 없을 것 아니냐? 아아아, 도대체 내가 원하는 것은 뭐냔 말이냐?
바로 이것이 동네 구멍가게를 갔다오면서 든 생각이다. 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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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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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뭔가 통하는 느낌.. ^^부가 정보
얼치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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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은 가지만, 그래도) 어떤 부분일까 궁금해요^^;부가 정보
트루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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욹어 먹는 -> 울궈 먹는 ㅋㅋ부가 정보
얼치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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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road:음,유독 그 단어를 지목하다니, '울궈' 먹고 있단 느낌의 강조???zz부가 정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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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자꾸 이렇게 더 비슷해지기야?혹시 읽어봤는지 모르겠는데, 스피박의 글을 한번 읽어봐. 얘기한 적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탈식민주의/페미니스트/맑스주의자인데(레테르의 함정에 민감하면서도 결국 이 레테르의 효용성에 굴복하고 만다니까!), 오늘 누군가와 얘기하다가 "누가 나에게 당대의 지식인 중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 하나만 대라고 하면 저는 스피박을 대겠어요"라고 말했어. 말해놓고는 속으로 혼자 놀랐다는...
나는 항상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잠을 못자. 아무튼 또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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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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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조~ 스피박 함 찾아봐야겠다^^ 비슷해지는 건 어쩌면...당신의 영향일지도 몰라. 머 원래 닮은 구석이 없지않아 있지만^^; 가령 얼굴형 같은 것.ㅋ 여튼 또 다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으니 중간 정산 함 해야 되는데 볼수가 없으니...이 노무 전환기는 왜 이렇게 자주오나 흑흑. 며칠전엔 문득 지난 여름의 수능 생각이 다시 떠오르는 거 있지? 어째어째.부가 정보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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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don't tell me about it; you are always in 전환기! hhh... sorry i can't write in korean now. oh... i'm a little sick but have to read some articles. come here and take care of me; i miss your "kongnanul guk"!!!anyway, "들리지 않았던" is also incorrect.^^ and i hope to see your updated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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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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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이리와, 나를 돌봐죠! ㅋㅋ이 단순함과 직설적인 느낌 거참 새롭네... 내가 가까이만 있다면 콩나물국이 문제겠어???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빨랑나으라고, hugs and hugs@@지금 여긴 frankf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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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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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라... 쓸쓸한 체 하면서 "좋은 구경"은 다 하고 다니는걸!! 블로그 업데이트나 해. 언제는 나한테 업데이트 타박해놓구선!ㅎ부가 정보
강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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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누나~~ 얼마전에 생일이었지 않나?마땅히 글 남길곳이 없어서 여기에 남겨용^^
여기 블로그 너무 불편해.. 방명록같은걸 따로 만들어 달라!!
방문객이 마음편히 글을 남길수 있는 공간을 보장하라!! 보장하라!!
누나 보고싶어~~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좋은모습으로 다시만나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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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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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윤/그래. 조만간 동네서 보자고^^부가 정보
poly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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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오시나..졸업은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