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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1
    대단한 김혜리 기자
    깜깜

대단한 김혜리 기자

김혜리 기자가 인터뷰를 하니, 정성일도 귀여워 진다능! 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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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만난 사람-정성일 편 중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7&article_id=57907

 

귀여운 정성일 씨

 

1.중학생 때 꼭 봐야 할 영화 500편의 리스트를 작성하셨다는데, 당시는 구할 수 있는 정보량도 미미했을 텐데 어떤 자료에 기대어 목록을 작성했나요?
 

=노트 한권 가득이었으니 500편 넘었을 거예요.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명동의 외국 잡지 가게에서 일본의 <스크린>과 <에이가노토모>를 샀어요. 표지 보고 샀다가 답답해서 겨울방학 동안 한자와 가타가나를 조합해 독학으로 읽기 시작했죠. 팬진(fanzine, 스타의 팬을 타깃으로 한 영화잡지)이지만 일부 페이지는 전문적인 잡지여서 매월 누벨바그 베스트5, 고다르 베스트5 등 다양한 베스트5를 뽑는 코너가 있었어요. 일본 잡지를 통해 영화 정보를 구하기 시작한 거죠. 신기한 건, 노트에 영화 제목을 쓰고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염원하면 어떻게든 기적처럼 볼 기회가 생기는 거예요. 응답이 와요. 영화를 보면 하나씩 노트의 제목을 지워나가는 즐거움이 너무나 컸어요. 나중에 <데쓰노트>를 보면서 내 아이디어를 도둑맞은 게 아닐까 했다니까요. (폭소)

 

2.사회적 상황이 엄혹한 80년대 초였으니 대학생이 영화에 열정을 쏟는다는 사실에 대해 죄의식이나 부채의식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스스로 갈등을 중재했습니까?
=영화는 친구들이 볼 때는 역겨운 취미였고 한심한 여가생활이었죠. 정치적이지 않아서만이 아니라 문학이나 음악을 취미로 삼는 것보다 저급하게 여겨졌어요. 그러나 저는 영화를 그냥 운명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하루는 종로서적에 갔는데 저 멀리서 <고다르 전집>이 ‘줌 인’으로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헉 해서 달려갔더니… <타고르 전집>이었어요. (좌중 폭소) 군대에서 제 첫사랑에게 받은 이별 통보의 마지막 구절은 “성일씨는 제가 아니어도 영화를 사랑하면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많이 행복하세요”였어요.

 

 

3.<키노>는 부정적으로 본 영화에 대해선 자세히 비판하기보다 침묵하는 편이었습니다. 그건 좋은 것에 대해 말할 시간과 지면도 부족하다고 판단해서였나요?
=나쁜 영화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내 생각이 망가지기 시작한다는 두려움이 있어요. 제 경험상 나쁜 영화에 대해 비판적 글을 쓰고 나면 재활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웃음) 정말 좋은 영화를 일주일 정도 봐줘야 해요. 영화를 참 잘 보던 좋은 필자가, 어느 날 나쁜 영화에 대한 비판적 글을 논쟁적으로 쓰기 시작하고 그 글들이 환호와 관심을 모음에 따라 그도 더욱 그런 글을 찾아 쓰고, 그러다 좋은 영화에 대해 갑자기 눈먼 소리를 쓰는 걸 볼 때가 있어요. 감히 조언은 못하지만 지켜보면 가슴이 아파요. 좋은 연주를 듣다보면 나쁜 연주를 금방 판별하지만 이것저것 잡다하게 들으면 좋은 연주를 들어도 모르죠. 그림도, 음식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영화를 너무도 쉽게 보는 젊은 관객이 영화는 재미있으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순간 가슴이 아파요. 본인의 감식안이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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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런데 여기서 정말 궁금한 거.

 

좋은 영화는 뭐고 나쁜 영화는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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