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 2010/08/12 13:10

글을 쓴다.

자기만의 단단한 논리로 진지를 구축한다.

화려하지만 날카롭기 그지없는 수사들로 수려한 바리케이트도 친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지적 장신구로 용도변경된다.

 

누군가 한마디 한다.

존경하는 몇몇 선현들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러본다.

그분들은 시공을 건너와 꽃이 되어주신다.

그 꽃을 한마디 던진 그에게 건네준다.

그러면서 가슴 깊숙히 비수도 꽂아준다.

그는 내심 치명상을 입었으나 아직 숨통이 끊기진 않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전문의료인이 등장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난독증'을 진단한다.

어디선가 선무당도 홀연히 나타나

그에게 악귀가 들렸음에 틀림없다고 단언한다.

 

진단은 조금 달랐으나 처방은 모두 몽둥이질이 특효란다.

이제 구경하던 이들도 이제 손에손에 몽둥이를 하나씩 들고

그 불쌍한 자의 난독증 치료에 동참한다.

덕분에 치료가 조금 수월해진다.

 

그렇게 한참의 몽둥이질이 끝나자

그는 더이상 이해하지 못한다는 불평이나 헛소리를 내뱉지 않는다.

상태는 조금 안좋아 보였지만 치료는 성공적으로 끝난듯 하다.

 

만족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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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2 13:10 2010/08/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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