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기록을 남기는 지금의 나는
조직에 속해 사람들 사이에서 일을 하고 돈 버는 생활을 시작한지 세달째가 되어가며
일 시작 후 처음으로 3일 연속으로 쉬는 날을 기념하여
처음으로 나홀로 야영을 시도했다
외로울까봐 해리와 헤드위그를 데리고 -

대략 25살즘 먹은 텐트
레트로한 색감에 특이한 창문이 매력적인 추억템
이렇게 이넌텐트는 한강과 옥상에서 한두번 펼쳐본 적 있지만
정말 펼쳐보고 싶었던 건 바로 플라이였다

너무 예쁜 빨강
와 진짜 너무너무 쳐보고 싶었다
뜨거운 햇살을 걱정해 미니타프를 사고 싶었지만 뻔한 이유로 고이접고
플라이 문이라도 펼쳐놓았다
나는 영영 매듭과 스토퍼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할 거야, 어쨌든 다짜고짜 고정 성공

세상에 멀리서 볼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되는 예쁜 빨강
이게 내 텐트라니
꺄아
자리도 모퉁이에 평일이라 한가한 덕택에 모든 게 좋았다
원래 잔디밭을 좋아하는데 전전날 비가 많이 와서 혹시 진흙탕이 되어있을까 봐 걱정돼서 파쇄석으로 옮겼다

첫솔캠 기념 선물로 받은 술 한병
요즘 독주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적당한 걸 고르지 못해 추천받은 걸로 골랐다
탄산가득 달달 시원한 와인
혼자 한병 다 마시기에는 너무 달았지만 고맙게 마셨습니다


동그라미 창문이 있는 내 특별한 텐트
닫는 방식도 특이하다


야침 두번째 나들이
이번엔 텐트 안에 쓰느라고 다리는 달지 않았고
짐 줄이려고 발포매트고 에어매트고 아무것도 안 가져갔다
처음에 잔디밭 생각했었으니 상관 없었지만 자갈 위에서 맨바닥은...
다행히 베낭 안에 모양 잡아주는 폼이 있어서 그걸 임시매트로 사용했다
침대 옆에 네모네모 동그라미 창문 - 너무 좋아



아직도 내 스피커는 사지 못했다
이번에 어쩌다 선택한 무라카미 하루키, 얼마만인지도 모르게 오랜만인데
상당히 좋았다 - 왠일~
침대 위엔 해리와 헤드위그 모빌

가을엔 딸과 둘이 야영을 나가보려 하는데 그 땐 어떻게 세팅을 하면 좋을지 이런저런 고민도 해보며 즐기는 하루



술안주로 꼬깔콘도 사오고
저녁으로는 가져온 보리로 밥짓고 카레는 3분카레~
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서 1인분만 팔지 않을까 기대하며 매점에 가보았지만
그렇게 소량은 팔지 않아서 포기
너무 쪼들릴 때 가서 고양이한테 맥스봉 하나도 못 사줬다 흑

마주칠 때마다 너무 이뻐서 찍게 되는 내 텐트

이곳엔 고양이들이 제법 있었다
내 텐트 옆에 자리잡고 자고 있는 고냥이



고양이들 안녕 안녕
완전 아가 고양이 세마리도 있었는데 한마리가 놀다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것도 보았다 진짜 싱기

다음날 아침, 가져온 스프만 먹기 아쉬워서 빵 사러 갔는데 맨빵은 없더라고 아쉽-

아침엔 해가 제법 쨍쨍하여 옆 그늘로 피신
평일캠은 정말 한적해서 좋다

잠깐이라도 햇빛에 침낭 널어주기
침낭 사용 횟수는 얼마 안 되지만 산지는 제법 돼서 그런지 깃털이 엄청 빠진다 에효



여유있게 철수준비
물티슈로 닦아주고 햇볕에 널어주고 바람 불고 뒤집어서 탈탈 털고
펙도 일렬로 고개 맞춰 꽂아주니 기분이 좋아진다
작은 쓰레기봉투도 다 채우지 못한 나의 소박한 야영

다음엔 잔디밭으로 꼭 오고 싶기도 하고
파쇄석에 화로 가지고 오고 싶기도 하고
-
좋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했던
오길 잘했다 싶기도 하고 이게 뭔짓인가 싶기도 했던 -
다녀와서 더욱 다녀오길 잘했다 싶었던 나의 첫 시도
아, 찍을 땐 몰랐는데 전부 노을공원으로 찍혀있더라 ㅋㅋ
하지만 난지입니다
많은 것들이 고맙고 소중하다
이날처럼 오늘처럼 그날들처럼
하루하루 또 쌓아가는 내 인생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