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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1
    경찰 방패에 대한 짧은 고찰(1)
    돼지들-1
  2. 2006/07/20
    포스코를 점거한 노동자와 그들을 바라보는 노동자(4)
    돼지들-1

경찰 방패에 대한 짧은 고찰

경찰의 방패에 찍혀 또 한명의 사람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백과사전에서는 "싸움의 방어물로서 세계적으로 사용된 무구이다"라고 하고 있고, 국어사전에서는 "전쟁때에 적의 칼, 창, 화살따위를 막는 데에 쓰던 무기"라며 "날아오는 화살을 방패로 막았다"를 예문으로 취하고 있다.

 

네이버 사전의 설명과 지난 겨울 명을 달리하신 두분의 농민과 지금 병상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한분의 노동자를 동시에 떠올려 우리의 건전한 상식으로 서로 대입해보고, 꿰맞쳐보면 "방어물로 쓰이는 도구에 공격당해 여러사람이 죽었고, 죽고있다"라는 혼란스러운 모순에 직면하게된다. 

 

그러면 어떻게 된 것일까?  몇몇 사진들이 우리에게 진실로 다가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67748822?Redirect=Log&logNo=26629995

 

사진의 아랫부분 도로에 검은 고무들이 보인다. 이것들은 애초에 알루미늄 재질의 경찰 방패의 테두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시위대와의 충돌을 앞둔 경찰들은 시위대에 좀 더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자 인위적으로 고무를 떼어내었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67748822?Redirect=Log&logNo=26629995

 

고무를 떼어내면 위의 사진처럼 된다. 여기에 속도가 실릴때 이것은 칼이 된다.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이와 유사한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책상에 책이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세워두는 철제 책꽂이이다. 이 철제책꽂이의 날이 선 부분으로 옆사람의 머리나 얼굴부분을 있는 힘껏 내리쳐보자. 중요한 것은 있는 힘껏 내리쳐야 한다.

 

왜냐면, 운동에너지는 운동하는 (물체의 질량)과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일단, 방패는 책꽂이보다 훨씬 무겁다. 또한 속도는 20대초반의 건장한  청년의 근력으로부터 나오는 속도와 비슷해지기 위해서는 힘껏 당신의 최고 힘껏 내리쳐야 한다.  그나마 책꽂이는 아스팔트에 갈거나 해서 날카롭게 만들지나 않지. 위의 사진을 보면 은색으로 아스팔트에 갈려 있는 부분이 보인다. (실제로 옆사람을 내려치면 안된다!! 상상만 해보시라!!)

자 이제 "칼"이라는 어휘가 부끄럽지 않은 방패가 되었는가? 


사진출처: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자, 방패라고 불리우고, 한때나마 그 이름에맞게 쓰였으나, 이제는 "칼"이라고 불러도 좋은 저 물건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진이 여기 있다. 얼굴과 머리부분을 겨누고 있다. 얼굴과 머리는 눈, 코, 입, 치아가 있고, 뇌가 있다.  뇌는 생명과 깊숙히 연관되어 있다. 두분의 농민도, 지금의 노동자도 다 머리다!!

 

이쯤에서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잠깐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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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직무집행법

제10조의2 (경찰장구의 사용<개정 1999.5.24>) ①경찰관은 현행범인인 경우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범인의 체포·도주의 방지,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한도내에서 경찰장구를 사용할 수 있다. <개정 1991.3.8, 1999.5.24>


②제1항의 "경찰장구"라 함은 경찰관이 휴대하여 범인검거와 범죄진압등 직무수행에 사용하는 수갑·포승·경찰봉·방패등을 말한다.<신설 1999.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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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보장, 불법필벌'을 외치는 경찰과 정부가 아주 합법적이게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한도내에서 사람을 죽이고"있는 것이다.

 

사람을 죽인다. 사람을 죽인다. 우리는 이것을 살인이라고 부르고 형법 250조는 사람을 죽인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하고 있다. 옷 벗는 것이나 직위해제가 아니라 5년이란 말이다.


사진출처: 쒸퐉! 연합뉴스

 

경찰은 올해 안으로 우레탄 소재의 위사진의 방패로 진압방패를 교체한다고 한다. 사울산업대 우흥룡교수팀이 개발했다는 저 방패. 안으로 12도 가량 꺽어져 있다는 저 방패가 어떨지는 모르겠다. 위의 칼보다야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방패의 재질을 개선하는 것도 분명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듯 하다. 경착의 진압방식. 시위대에게 방패인지 칼인지를 휘두르는 진압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는 거리에서 노동자를 농민들을 빈민들을, 힘없는 약자들을 또 떠나보내야하지 않을까? 혹은 내가 떠나거나?

 

방패의 미친 춤을 이제는 잠재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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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를 점거한 노동자와 그들을 바라보는 노동자

포스코에서 플랜트를 건설하는 노동자들이 포스코 본사를 점거해 포스코와의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자신들이 사용자가 아니기때문에 교섭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정부는 경찰력을 투입하여 이들을 진압할 수순을 밟고 있다. 강제진압이 집행될 경우, 많은 부상자들이 속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고 독자들이 단 댓글을 읽어보면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댓글을 단 사람들 중 대부분이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일텐데(인구의 대부분은 노동자이니)그들의 답글은 건설노조에 대한 적대감으로 살벌하기 그지없다.

맑스는 자본주의가 성숙함에따라 자본의 집중과 독점화를 "자본가가 자본가를 잡아먹는 시대"라고 표현했다지만, 그 댓글을 보면 "노동자가 노동자를 잡아먹는" 형국이다. 포스코본사 점거에 대해서 가장 먼저 포스코본사의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KTX승무원의 파업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비정규직으로 취직했으면서 공사입사를 그저 먹으려 한다"는 악담은 노동자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다. 그들이 공사를 가고싶은데 못가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노동자인 친구들과 가끔 이야기를 하다보면 일관적인 특성이 있는데, 그것은 "노동자인 그들이 사장의 입장에서 회사를 걱정하고, 다른 노동자의 행동을 본다"는 것이다. 계급간 적대가 아닌, 계급안에서 노동자들에 적대적인 노동자들 이들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그는 무엇일까? 어떻게 그들은 노동자 단결을 위한 자본과 노동의 계급구조를 직시할 수 있을 것인가?

포스코를 점거하게 만든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이라는 것이,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일텐데...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노동자의 절반을 이미 넘어선지 오래인데.. 지금 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내일 나에게 그런 상황이 닥쳐오지 말란 보장이 없을텐데... 그들은 모르는 것일까? 알면서 외면하는 것일까?

철도공사를 상대로 지금 힘겹게 투쟁하고 있는 KTX승무원은 "예전에는 노동운동하고 파업하는 사람들 정말 다 나쁜사람이고 사회악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겪어보기 전에는 몰랐다. 그들의 편에서 생각해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색안경만 끼고 봤다"고 말했다고 한다.


#포스코를 점거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보는 보수신문과 악의적 댓글의 내용과 반박.

1. 돈 많이 받는 놈들이 지랄한다.
-그들의 평균 임금은 월 180만원이다. 어떻게 보면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많이 받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그들보다 적게 받고 있다면, 당신이 그들보다 더 많이 착취당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싸우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당신이 더 열심히 싸워서 당신의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

2. 네놈들 때문에 경제가 다 망한다.
-비정규직이 날로 확산되고 있는 요즘, 각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노동자들로부터 착취한 몫은 고스란히 기업들의 회계장부에 남아있다. 그리고, 경제는 그런식으로 망하는 것이 아니다. 20세기초 대공황이 어떻게 초래됐는지 간단하게만 살펴보라. 사실, 이문제에 대한 정말 간단명료한 답은 네이버에서 본 댓글로 대신한다. "그렇게 해서 포항경제 망하면 울산의 경제는 20년 전에 망했다."

3.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합법파업이 아닌 그렇게까지 남들에게 피해주면서 해야 하느냐?
-그렇다. 남에게 피해주면서 해야한다. 왜냐면, 건설산업의 계단식 하청,재하청 구조는 합법파업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만들고 있으며, 실질적인 사용자인 포스코와 교섭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것이 사실이다. 그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다. 교통이 좀 정체되는 것은 감수할 수 있지 않는가?

4. 쇠파이프 등 무기들로 전경을 그렇게 폭행해도 되느냐?
-이 부분은 노동자들을 무턱대고 옹호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경찰의 폭력성을 눈감을 수 없다. 이미 포스코본사에서 노동자 한명이 경찰의 방패에 찍혀 뇌출혈을 일으켜 중태인 상태이다. 올해초에는 두명의 농민이 방패에 찍혀 죽었다. 올해 오월 평택의 대추초등학교는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시위대의 폭력이 먼저인지, 경찰의 폭력이 먼저인지... 엄밀하게 말해서 어느 한쪽만을 탓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공권력은 더욱 더 신중하게 집행되어야 하며, 시위현장에서 언제나 공권력이 더 강자이고, 시위대가 더 치명적이고 많은 부상을 당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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