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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YOU LIKE IT)

W.셰익스피어 作(작)

李根三(이근삼)  譯(역)

 

 

 

登場人物(등장인물)

공작 (추방된)

후리데릭 (그의 동생)

에미엔 --- (추방된 공작을 모시는)

제이퀴즈 --- (추방된 공작을 모시는)

르.보오 (후리데릭의 궁신)

챨스 (후리데릭의 전속 씨름꾼)

올리버

제이퀴즈 (로랜드.드.보이즈의 아들)

올란도

아담 --- (올리버의 하인)

데디스 -- (올리버의 하인)

탓치스턴 (광대)

올리버 마텍스트 (목사)

코린 --- (목동)

실비어스- (목동)

윌리엄 (오드리를 사랑하는 시골 청년)

사람 (하이멘으로 분하는)

로자린드 (추방된 공작의 딸)

실리아 (후리데릭의 딸)

휘비 (양지기 여인)

오드리 (시골처녀)

기타 하인들, 사냥꾼 등.

 

[막] 第(제)一(일)幕(막)

[장] 一(일) 場(장)

(올리버의 집 마당)

(올란도와 아담등장)

[올란도] 내 기억으론 말이요, 아담영감, 일이 이렇게 된거야. 아버지는 유언에서 나에게 고작 千(천)크라운을 남기고 자네 말마따나 형한테 아버지의 축복을 받는 조건으로 나를 잘키우라고 일렀는데 이게 내 불행의 시작이야. 형은 작은형 제이퀴즈를 대학에 보냈는데 소문인 즉 성적도 훌륭하다네. 형은 나를 촌놈처럼 집에 묶어두고 있는데 자세히 말한다면 집에 내버려둔채 있는거지. 이게 가문있는 신사를 대하는 일인가. 외양간의 황소나 다를바 없네. 형이 타는 말이 나보다 더 나았지. 잘 먹어서 미끈하고 거기에다 재주도 배워주고. 이를 위해 비싼 돈 주고 마부도 채용 했거든. 그런데 명색이 동생인 나는 아무 혜택도 없이 형 밑에서 몸만 커질 뿐이네. 그런 혜택이라면 쓰레기 더미를 뒤져 먹는 가축도 받고 있어. 주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주제에 자연이 나에게 부요한것 마저 앗아갈 짓을 하고있어. 밥은 자기 머슴들과 같이 먹게하고 동생의 자리에서 밀어내 나를 될수있는대로 천하게 만들어 내 천성 훌륭한 교육을 짓밟고 있어. 아담, 나는 이게 슬프다는거야. 아버지의 성품을 이어 받은 이몸은 노예같은 대우에 항거를 시작할 수 밖에. 더이상 참을 수 없어. 피할수는 있는 묘약을 아직 찾지는 못했지만.

[아담] 저기 주인양반, 형님이 오십니다.

[올란도] 영감 저리 가 있게 형이 나를 어떻게 닥아세우는가 보게. (아담 퇴장. 올리버 등장)

[올리버] 이것봐! 여기서 뭣하고 있어?

[올란도] 아무것도 안해요. 뭣하나 만들수 있는 일을 배웠어야죠.

[올리버] 그럼 뭣을 때려부수고 있나?

[올란도] 글쎄요. 저는 하나님이 만든 당신의 가난하고 초라한 동생을 때려부시고 게름뱅이를 만들고 있읍니다.

[올리버] 뭐라구? 일이나 열심히 해. 꺼져버려.

[오라도] 형님 저는 돼지나 돌 보고, 그 돼지하고 같이 겨죽이나 먹으란 말 입니까? 제가 무슨 방탕한 생활을 했기에 이런 가난뱅이 대우를 받아야 합니까?

[올리버] 여기가 어딘지나 아나?

[올란도] 아 그럼요. 여긴 형님의 집 마당이죠.

[올리버] 누구앞에 서 있는지 알아?

[올란도] 제 앞에 있는 분이 잘 알고 있는 이상으로 잘 알죠. 저의 맡형님인줄 알고 있읍니다. 형님도 가문있는 양반답게 제가 누군지 아셔야죠. 세상의 관습에 따르면 형님은 저보다 어른이십니다. 제일 먼저 태여났으니까. 그러나 같은 관습에 따르면 저의 핏줄은 지울 수 없읍니다. 우리 사이에 수무명의 형제가 있어도 말입니다. 저에게도 형님처럼 아버지의 핏줄이 있읍니다. 하기야 형님은 저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으니 아버지 하고는 좀더 가깝겠죠.

[올리버] 이런 못쓸놈! (때린다)

[올란도] 자 자 형님 익숙치 못한 일은 마세요.

[올리버] 나한테 손을 댈 생각이야, 이 악당놈?

[올란도] 전 악당이 아닙니다. 로랜드. 드. 보이즈경의 막내 아들입니다. 보이즈경은 저의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가 악당을 낳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세갑절 더 악당일걸요. 내 형이 아니었더라면 목에서 손을 떼기커녕 그런 말을 지꺼리는 그 혓바닥을 뽑아냈을 겁니다. 형님은 스스로 모독을 하고 있는거예요.

[아담] 도련님들! 참으세요. 아버님 생각을 해서라도 화해 하세요.

[올리버] 이거 노라니까.

[올란도] 직성이 풀릴때 까지는 못놓겠오. 제 말 잘 들어요. 아버지는 유언장에서 형더러 나를 잘 교육 시키라고 일렀읍니다. 형은 저를 농사꾼처럼 길러 신사다운 교양과 멀리하고 그 흔적도 안보이게 했읍니다. 아버지의 정신은 이몸에 강하게 자라고 있어더 이상 참을수가 없읍니다. 그러니 신사다운 교육을 받게 해주든가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가 유언에서 저에게 남긴 그 보잘것 없는 재산을 주시오. 그 돈으로 내 운명을 사로 떠나겠읍니다.

[올리버] 그래 뭣을 하겠다는 거지? 그 돈 다 쓰고 구걸을 할려구? 자! 안으로 들어가 너때문에 더 이상 속을 쓸 생각은 없다. 유언의 몫을 좀 나누어 주겠다. 제발 저리로 가라니까.

[올란도] 응당 찾을것을 찾으면 형님을 괴롭힐 필요는 없읍니다.

[올리버] 자네도 꺼져 이 늙은 개야!

[아담] 제가 받을 보수는 고작 "늙은개"입니까? 하기야 나리의 시중을 들다보니 이빨은 다 빠졌읍니다. 아, 돌아가신 나리! 나리같으면 이런 말은 안하셨을 겁니다. (올란도와 아담 퇴장)

[올리버] 꼴이 이렇게 되다니? 도도하게 나한테 덤벼? 건방진 태도를 뜯어 고쳐야겠다. 돈 千(천)크라운도 안주겠다. 야! 데니스!

[데니스] (데니스 등장) 부르셨읍니까?

[올리버] 공작의 씨름꾼 챨스가 나를 만나로 오지 않았나?

[데니스] 네. 대문에 와 있는데 나으리를 뵙게 해달라고요.

[올리버] 불러와 (데니스 퇴장) 멋진 방법이야. 내일은 씨름을 한다. (챨스 등장)

[찰스] 안녕 하셨읍니까? 나으리!

[올리버] 챨스씨 새저택에서 무슨 새소식이라도 있읍니까?

[챨스] 새저택에서 소식은 없고 낡은 소식뿐입니다. 즉 이전의 공작께서 그의 동생인 새공작에게 추방 당하셨고 서너명의 충실한 귀족들이 그분을 따라 자진 추방의 길에 올랐읍니다. 따라서 그분들의 땅과 세입은 몰수되여 새공작을 살짜기 할것이니 새공작은 그분들의 방랑의 길을 환영할 것이라는 풍문입니다.

[올리버] 공작의 딸 로자린드도 아버지를 따라 방랑의 길에 올랐는가?

[찰스] 아닙니다. 그 아가씨의 사촌인 공작의 딸은 요람에서 부터 같이 자라온 터이라 로자린드 아가씨를 너무나 사랑해 추방의 길을 동행 하든가 혼자 남게되면 죽어 버리겠다고 합니다. 로자린드 아가씨는 저택에 계십니다. 삼촌도 그녀를 친딸 못지않게 사랑하고 있읍니다.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아가씨들을 본 적이 없읍니다.

[올리버] 노 공작은 어디서 살고 있지요?

[챨스] 말인즉 이미 아덴 숲에서 살고 계신답니다. 많은 활기찬 부하들과 같이 말입니다. 마치 영국의 로빈 훠 처럼 살고 있지요. 매일 많은 젊은이들이 공작 주위에 모여들어 황금세계에서 사는양 근심없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올리버] 내일 새공작 어전에서 씨름을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챨스] 네 그렇습니다. 실은 그일로 말씀을 드리려고 왔읍니다. 내 미리 들은 얘기 입니다만 댁의 동생 올란도가 신분을 감추고 저와 한판 승부를 하기로 작정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내일 저는 명예를 위해 싸웁니다. 팔 다리를 꺾이지 않고 저를 피 할려면 굉장한 실력이 있어야 하겠는데, 동생되는 분은 어리고 약합니다. 그러니 댁을 생각해서도 동생을 씨름판에서 내동강이치기 싫습니다. 그렇지만 동생이 굳이 온다면 제 명예를 위해 하는수 없읍니다. 댁을 생각해 이 말씀을 여쭈로 왔읍니다. 그러니 동생의 생각을 막아, 못나오게 해주시오. 아니면 어떤 치욕을 당해도 참아주셔야겠읍니다. 저의 뜻과는 달리 동생이 자처해서 하는 일이니까요.

[올리버] 챨스, 나를 생각해주어 감사하오. 후에 이 일에 대해서는 깊이 보답 하리다. 나도 벌써 동생의 의도를 알고 있어 은근히 그일을 못하게 애를 써 왔읍니다. 그러나 동생은 이미 결심을 한것같소.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챨스 동생은 불란서에서 제일 고집이 센 젊은이요. 야심이 충만하고 사람의 장점을 보면 시기를 하고 친형인 나에 대해서도 비밀리에 못쓸 흉계를 꾸미고 있는 놈이요. 그러니 생각대로 해보시오. 그놈의 손가락이 아니라 목을 부러뜨려도 개의치 않겠오. 그리고 잘 생각해야 할거요. 자기가 창피를 좀 당하거나 당신에게 크게 승리를 거두지 못 할 때는 놈은 당신을 독살하거나 음흉한 음모를 펴 함정에 빠트리게 해서 어떤 비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당신의 생명을 앗을때 까지 따라 붙을겁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눈물로 호소 합니다. 오늘날 젊은이들 치고 그놈처럼 흉악한 놈은 없을 겁니다. 형제라 해서 덮어두고 있지만 그놈의 사람됨을 낱낱이 파헤친다면 나는 얼굴을 붉히고 울것이고 당신은 창백해져 당황하고 말겁니다.

[찰스] 댁을 뵙기를 잘 했읍니다. 내일 그놈이 나타나면 따끔하게 벌을 주겠오. 놈이 제발로 걸어나간다면 저는 다시는 상금 타는 씨름은 안하겠오.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올리버] 잘 가오 챨스씨. (챨스 퇴장) 자 이제 까부는 동생놈을 좀 선동해야겠다. 놈의 끝장을 보고 싶다. 참말이지 그놈이 왜 까닭없이 미운지 모르겠군. 근데 그놈은 품위가 있어. 교육도 못 받았는데 아는것이 많고 고상한 생각도 많이해. 사람들은 마법에 취한듯 놈을 사랑하고 놈은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 특히 놈을 잘 아는 내 부하들도 놈을 좋아하니 내 신세는 형편이 없어. 그렇지만 오래 가지는 못한다. 저 씨름꾼이 모든걸 해결 할거야. 놈에게 씨름판에 나가도록 불을 질러주는 일만 남았어. 자 이제 그일을 시작해야겠다. (퇴장)

 

[장] 二(이)場(장) (공작의 저택앞 잔디뜰) (로자린드와 실리아 등장)

[실리아] 로자린드 언니. 제발 좀 명랑하게 지내요.

[로자린드] 실리아 본래 내 마음 보다는 좀더 명랑한 얼굴인줄 알았는데. 근데 이보다 더 명랑해 보이라구? 하기야 추방당한 아버지를 잊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몰라도 너는 그 일을 잊을 수 있는 큰 기쁨을 가르쳐 주지는 않았어.

[실리아] 그럼 언니는 내가 언니를 사랑한것 처럼 진심으로 나를 사랑한것이 아니야. 떠나신 큰아버지가 언니의 작은 아버지인 우리 아버지를 추방해도 언니가 끝까지 나하고 같이 있어 준다면 나는 언니의 아버지를 내 친아버지처럼 모셨을거야. 언니의 사랑이 내가 언니를 사랑하는 만큼 순수하다면 언니도 그렇게 되어야 해요.

[로자린드] 좋아. 내가 처해있는 운명을 잊어버리고 너의 운명속에서 즐기겠다.

[실리아] 아버지는 자식이라곤 나 하나뿐이고 앞으로도 생길것 같지않아. 참말이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언니가 상속자가 될거야. 아버지가 언니 아버지로부터 앗아간 것을 나는 애정으로 언니에게 바칠 생각이야. 명예에 걸고 맹서 하겠어. 이 맹서를 어기면 나를 괴물로 만들어 버려. 그러니까 장미꽃처럼 곱고 단정한 언니, 명랑하게 살아.

[로자린드] 이제부터 그러지. 재미있는 일을 생각하자. 가만 보자.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실리아] 제발 그래요. 장난삼아 하는건 좋아요. 그렇지만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안돼. 장난삼아 사랑을 해도 얼굴을 붉히는 순진성을 지켜 명예롭게 되돌아 와야지 그 이상의 사랑을 하면 안돼.

[로자린드] 그럼 또 무슨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실리아] 이렇게 앉아서 운명의 손수레를 마구 돌리는 여신이라는 이름의 아낙내를 골려주자. 손수레가 안돌면 운명의 여신의 선물이 골고루 돌아 갈테니까.

[로자린드] 그럴수 있으면 좋겠어. 운명의 여신의 선물은 임자를 옳게 찾지 못하니까. 마음 좋지만 장님같은 이 여신이 여자들에게 뿌리는 선물에는 실수가 많으니까.

[실리아] 사실이야. 여신이 곱게 만든 여자들은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고 정직하게 만든 여자들은 용모가 밉게 생겼으니까.

[로자린드] 아냐 너는 운명이 할 일과, 자연이 할 일을 혼돈하고 있어. 운명은 이 세상의 선물을 다스릴뿐, 용모를 다스리는건 자연이야. (탓치스턴 등장)

[실리아] 그럴까? 자연이 미인을 만들지만 그 미안을 불속에 떨어트리는것은 운명의 여신이 아닐까? 자연이 우리에게 운명을 조롱할 수 있는 재주를 주었다지만 우리의 토론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저 바보를 보낸것은 운명이 아닐까?

[로자린드] 참말이지 운명은 자연에 대해 좀 지나친 짓을 하는것 같아. 운명이 자연으로 하여금 그 실패작인 바보를 만들게 했으니까 말이야.

[실리아] 그건 운명의 장난이 아니고 자연의 장난일거야. 자연은 운명의 여신을 토론 하기에는 우리의 지혜가 너무 둔하기 때문에 지혜를 숫돌에 갈아 보라고 저 바보를 보냈어. 우둔한 바보는 항상 우리의 지혜를 가는 숫돌 구실을 하니까. 이것봐요 똑똑한 양반 왜 어물거려요?

[탓치스턴] 아씨 아버님한테 가 보세요.

[실리아] 그 심부름 때문에 왔어?

[탓치스턴] 천만에요. 맹세코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씨를 모시라는 분부를 받았죠.

[로자린드] 그런 맹세를 어디서 배웠지 바보 양반?

[탓치스턴] 어떤 기사양반이 팬케이크는 맛이 있다는걸 명예를 걸고 맹서했고, 겨자는 보기도 싫다고 명예를 걸고 맹서했는데 나는 팬케이크는 싫고 겨자는 맛이 있다는걸 알았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기사가 거짓 맹세를 한것은 아니죠.

[실리아] 바보아저씨의 그 엄청난 지식 덩어리로 그걸 어떻게 증명할 생각이지?

[로자린드] 자 어서 그 지식을 털어놔요.

[탓치스턴] 두분 다 앞으로 나오세요. 턱을 쓰다듬으세요. 그리구 나는 악당이다 라고 턱수염을 걸고 맹세해 보시오.

[실리아] 없는 턱술염을 맹서하다니 당신은 악당이야.

[텃치스턴] 나에게 악당이 소질이 있어 그 소질에 걸고 맹서한다면 나는 악당이 되겠죠. 그렇지만 아가씨들이 있지도 않은것을 걸고 맹서해봐도 그건 거짓맹서는 아닙니다. 그러니 그 기사도 있지도 않은 명예를 걸고 맹서 했으니 아무 잘못도 없죠. 기사양반은 옛날에는 명예가 있었겠지만 그 팬케이크나 겨자를 보기 훨씬 이전에 다 써 버렸읍니다.

[실리아] 어떤 기사를 두고 하는 말이지?

[탓치스턴] 아씨의 아버님인 후리데공이 사랑하신 분이죠.

[실리아] 아버지의 사랑이면 그것으로 충분한 명예가 되는거야. 그분에 대해선 더이상 말을 마요. 언제이건 그 험담으로 해서 매질을 당할걸.

[탓치스턴] 현명한 사람들이 바보짓을 하는 마당에 바보들이 현명한 말을 해서 안된다니 참 가엾구려.

[실리아] 참말로 옳은 말을 했어. 바보들이 가진 조그만 지혜가 침묵을 강요 당하는데 잘난 사람들의 조고만 바보짓이 돋 보인다니. 르 보오씨가 나타나시는데.

[로자린드] 입안 가득히 풍문을 물고서.

[실리아] 비둘기가 새끼를 먹이듯 그 풍문을 우리한테 강요할테지.

[로자린드] 그러니 우리는 풍문에 식상할거야.

[실리아] 좋지 뭐야. 풍문에 배 부르면 무게가 나가 잘 팔릴테니까. (르.보오 등장) 안녕 하세요 르.보오씨. 무슨 소식이 있죠?

[르.보오] 아름다운 공주님 기가 막힌 구경거리를 놓쳤읍니다.

[실리아] 구경거리요? 어떤 종류죠?

[르.보오] 어떤 종류냐고요?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로자린드] 지혜나 요행이 시키는대로 말하세요.

[탓치스턴] 그렇찮으면 운명이 시키는대로 멋대로.

[실리아] 말 잘했어. 앞뒤를 모르고 내 뱉은 말이긴 하지만.

[탓치스턴] 아니죠. 바보로서의 체통을 지키지 못한다면---

[로자린드] 늙은 체통이 삭으러졌어.

[르.보오] 아가씨를 저를 얼떨떨하게 하는군요. 진작 멋진 씨름 얘기를 해 드려야 했는데 구경거리를 놓쳤읍니다.

[로자린드] 그 씨름 과정이나 얘기해봐요.

[르.보오] 첫판을 얘기해 드리죠. 흥미가 계시면 끝판은 볼수있을 겁니다. 진짜는 이제부터이니까요. 여기 아가씨들이 계시는 바로 여기서 씨름을 하니까요.

[실리아] 글쎄--- 첫판은 이미 옛날에 끝났다면서.

[르.보오] 어떤 노인과 그의 세 아들이------

[실리아] 시작이라는게 옛날애기 같군.

[르.보오] 젊고 잘 생긴 남자 셋. 훌륭한 풍체와 그 체구.

[로자린드] 목에다 광고판을 걸고 "만인이여 이 체구를 보라" 하고 썼겠군.

[르.보오] 셋중 맡형이 공작님의 씨름꾼인 챨스와 붙었는데 챨스는 눈 깜빡할 사이에 그 사람을 내던져 갈비뼈 셋을 박살냈으니 살 가망은 거의 없죠. 그래서 둘째 세째와 한판 벌렸어요. 저쪽에 두사람이 쓰러져 있는데 불쌍한 늙은이가 어찌나 애절하게 우는지 모든 구경꾼이 늙은이와 같이 눈물을 흘렸어요.

[로자린드] 가엾게도!

[탓치스턴] 아가씨들이 놓쳤다는 구경거리가 뭐요?

[르.보오] 이런! 지금 얘기하고 있는거야.

[탓치스턴] 그러니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현명해 진다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야. 갈비뼈 부러뜨리는게 숙녀들의 구경거리라니 금시 초문이야.

[실리아] 나도 처음이야.

[로자린드] 옆구리에서 자기의 갈빗대 부러지는 소리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남의 갈빗대 부러뜨리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니? 실리아 그 씨름구경이나 해볼까?

[르.보오] 여기 계시면 영낙없이 보게되죠. 여기가 씨름 장소로 지정됐읍니다. 한판 벌릴 준비가 돼 있으니까요.

[실리아] 저쪽에서 사람들이 와요 여기서 구경해. (나팔소리, 후리데릭공작, 귀족들, 올란도, 찰스 그리고 시종들 등장)

[후리데릭] 차비를 해라. 젊은 사람이 말을 듣지 않으니 위험이 있어도 그건 자기의 고집 때문이야.

[로자린드] 저기 저사람 말입니까?

[르.보오] 바로 저게 미친 사람이죠.

[실리아] 엄마나 너무 어린데! 그런데도 희망적으로 보이는데.

[후리데릭] 이런 내딸하고 조카딸이! 씨름 구경을 하로 빠져 나왔나?

[로자린드] 네 숙부님 제발 허락해 주세요.

[후리데릭] 별 재미가 없을걸. 짝이 맞지 않거든. 젊은 도전자가 가엾어서 설득을 하고 싶지만 말을 안들을걸. 너희들이 말해보렴. 혹시 들을지도 모르니까.

[실리아] 르.보오씨 저사람 좀 불러줘요.

[후리데릭] 불러와. 나는 자리를 피하지.

[르.보오] 도전자 양반 공주께서 부르십니다.

[올란도] 황송한 마음으로 분부에 응하겠읍니다.

[로자린드] 젊은분 챨스 장사에게 도전 했읍니까?

[올란도] 아닙니다 공주님. 그사람이 아무한테나 도전을 하죠. 저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연히 그사람과 저의 젊은 힘을 겨루어 보고저 할 뿐입니다.

[실리아] 젊은이 그 나이에 비해 너무 당돌해요. 저사람의 힘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직접 보았을텐데. 몸소 그 눈으로 보았고 스스로를 판단할 수 있다면 비슷한 상대를 골라야지. 이 모험이 위험하다는걸 알 터인데. 젊은이를 위해 하는 말인데 제발 자신의 안전을 생각해 그 고집을 포기 하시오.

[로자린드] 그렇게 하시오. 젊은이 그렇다고 명성에 상처가 가는것은 아니니까. 공작님께 간청해 씨름은 하지않기로 할테니까.

[올란도] 제발 그 엄하신 말씀으로 저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아름답고 훌륭한 아가씨를 거역하는것 같아 죄송스럽기 한이 없읍니다. 그렇지만 아가씨들의 그 고운눈과 상냥한 마음으로 이 시합을 하게해 주십시요. 저 보았자 은혜란 타고나지 못한 저하나만의 치욕에 불과합니다. 죽어보았자 살기를 원치않는 자, 하나뿐의 죽음입니다. 저를 애도해줄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친구에게 폐를 끼칠리도 없고 가진것이란 하나 없으니 세상에 해를 줄것도 없읍니다. 이 세상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인 이몸이라, 그 자리를 비워도 보다 좋은 사람으로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읍니다.

[로자린드] 나는 보잘것 없는 힘밖에 없지만 그힘이나마 당신에게 주고 싶군요.

[실리아] 내것도 언니것 하고 보태주고싶어.

[로자린드] 그럼 미안해요. 제발 나의 예상이 틀려주었으면!

[실리아] 젊은이 뜻대로 되기를 바라오!

[챨스] 자 대지의 어머니품에 눕기를 원한다는 젊은 호걸은 어디있어?

[올란도] 대지의 어머니와 동침할 생각은 없고 점잖게 대하겠오.

[후리데릭] 승부는 한판으로 정한다.

[챨스] 물론입니다. 공작님 2회전은 안해도 좋습니다. 공작님은 첫판 시합마저 간곡히 만류 하셨으니까요.

[올란도] 조롱을 할려거든 뒤에 하시오. 미리 헛짚을 필요는 없으니 자 붙어 보시우.

[로자린드] 허큐레이스신(神)이여 젊은이를 도와주시기를!

[실리아] 이몸이 보이지않게 되어 저 장사 챨스의 발을 꼭 붙들어 놓을수 있다면. (올란도와 챨스가 씨름을 한다)

[로자린드] 아 훌륭한 젊은이!

[실리아] 이눈에 번개불이 있다면 누가 쓰러지는것을 알수 있을텐데. (챨스가 나가 떨어진다. 환성)

[후리데릭] 그만, 그만.

[올란도] 제발 공작님. 아직도 몸이 풀리지 않았읍니다.

[후리데릭] 자네는 어떤가. 챨스?

[르.보오] 말도 못하는데요. 공작님.

[후리데릭] 이 사람을 끌어 내. --- 젊은이. 이름이 뭐랬다?

[올란도] 올란도라 하옵니다. 공작님. 로랜드.드.보이스의 막네아들입니다.

[후리데릭] 다른 사람의 아들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세상은 자네 부친을 존경하였지만 그사람은 나의 적 이었네. 자네가 다른 가문의 자식이었다면 이번 일로 해서 나는 더욱 기뻤을텐데. 잘가게. 자네는 용감한 청년이야. 아버지가 다른 사람이라고 말 해 주었다면 좋았을걸. (후리데릭공작, 그의 일행 그리고 르.보오 퇴장)

[실리아] 언니. 내가 아버지였더라면 저럴수 있었을까?

[올란도] 저는 로랜드경의 막네 아들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후리데릭공의 상속자가 된다 해도 그 이름은 바꾸지 않을겁니다.

[로자린드] 우리 아버지는 로랜드경을 자신의 영혼 처럼 사랑했어. 세상 사람들도 아버지의 생각과 같았고. 이 젊은이가 그분의 아들이라는걸 사전에 알았다면 이 시합을 하기 전에 눈물로 포기하라고 간청했을거야.

[실리아] 언니. 가서 그분을 치하하고 용기를 줘. 아버지의 거칠고 시기에 찬 성격이 내 마음에 사무쳐. ---여보세요. 참 잘 했어요. 씨름에서 모든 예상을 뛰어넘었듯이 사랑에 있어서도 약속을 그렇게 지킨다면 댁의 애인은 행복할거에요.

[로자린드] 여보세요. (그에게 자기의 목거리를 주면서) 운명에 버림받은 이몸을 위해 이걸 거세요. 손에 돈이 궁색치 않았다면 좀더 나은 것을 드릴수 있을텐데. ---얘야. 그만갈까?

[실리아] 그래---. 신사양반. 잘 가세요.

[올란도] 고맙다는 말도 못 하는가? 내 용기와 교양은 다 날아갈 여기 서 있는것은 말뚝. 생명없는 막대기에 불과해.

[로자린드] 우리를 부르는데. 내 초라한 신세 때문에 자부심 마저 땅에 떨어졌어. 뭣을 원하는지 물어봐야 겠어. - 우릴 불렀어요? - 씨름을 잘 했어요. 근데 나가 떨어진것은 당신의 그 적수만은 아니었어요.

[실리아] 언니. 안 가는거야?

[로자린드] 같이 가자. - 안녕히 가세요. (로자린드와 실리아 퇴장)

[올란도] 무슨 감정이 무겁게 내 입을 억 누를까? 말도 못하고 있는데 그 아가씨는 나에게 말을 독척했어. 오. 불쌍한 올란도. 너는 나가 떨어졌어! 챨스나 또는 그 작자보다 훨씬 약한 어떤 자에게 나가 떨어졌어. (르.보오 재등장)

[르.보오] 여보, 우정으로 충고 하겠는데, 여기를 떠나시오. 당신은 굉장한 칭찬, 참다운 갈채 그리고 사랑을 받을 만한 일을 했지만 지금 공작의 기분으로선 당신의 한 모든것이 오해로 받아 드려집니다. 공작은 변덕스럽습니다. 그분의 성품에 대해서는 내가 말하기 보다 당신이 상상하는 편이 나을겁니다.

[올란도] 고맙습니다. 근데 좀 얘기 해시오. 여기 씨름판에 왔던 두 아가씨중 어떤쪽이 공작의 딸 입니까?

[르.보오] 성품으로 보아서는 어느쪽도 그분의 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키가 큰 쪽이 공작의 딸이죠. 다른 아가씨는 추방된 공작의 딸 입니다. 가산을 겁탈한 숙부에 의해 자기 딸의 말동무로 여기에 억류되여 있는 셈이죠. 두아가씨의 사랑은 친자매의 그것보다 더 다정 하답니다. 그렇지만 말씀 드릴것은 최근에 공작은 그 착한 조카딸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그 부덕을 칭찬하고 착한 아버지의 일로 해서 그녀를 동정한다는 이외에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데 말 입니다. 분명한 일은 아가씨에 대한 공작의 심술이 갑짜기 폭팔할 것이라는 사실이죠. 잘 가세요. 앞으로 여기보다 더좋은 세상에서 당신을 좀 더 사귀고 이해 하고 싶습니다.

[올란도] 많은 폐를 끼쳤읍니다. 안녕히 가세요. (르.보오 퇴장) 여기속에서 빠져나오니 다시 불속이라. 포악한 공작으로부터 포악스런 형 한테로 간다. 그렇지만 천사같은 로자린드요! (퇴장)

 

[장] 三場(삼장) (저택의 방. 실리아와 로자린드 등장)

[실리아] 이것봐. 언니! 로자린드 언니! 큐피트님. 자비를 주십쇼! 한 마디도 안 할꺼야?

[로자린드] 강아지한테 던질 말도 없어.

[실리아] 않되. 언니의 말은 개한테 던지기에는 너무나 귀중해. 나한테 던져 봐. 자, 나를 괴롭혀 병신을 만드는 말이라도 좋으니까.

[로자린드] 그러다 우리 둘 다 앓아누면 어떻게. 한 사람은 말에 얻어 맞아 병신이 되고, 또 하나는 말을 못해 홧병에 걸리겠다.

[실리아] 아버지 때문에 그런거야?

[로자린드] 아냐. 내 아이 아버지 탓이기도 해. 아, 보잘것 없는 세상에, 가시투성이니!

[실리아] 그런건 명절에 장난삼아 던지는 밤송이 가시에 불과해. 오솔길을 걸으면 속치마단에 붙는 가시야.

[로자린드] 그런 가시는 치마자락을 흔들면 떨어져. 마음의 가시는 그럴수가 없어.

[실리아] 에헴하고 헛기침으로 털어버려.

[로자린드] 에헴하는 정도로 그분의 마음을 잡을수 있다면 애써 해보겠어.

[실리아] 자. 자. 애정하고 씨름을 해봐.

[로자린드] 그 애정이 나보다도 억세니 탈이야.

[실리아] 잘 될거야! 언니는 쓸어져도 좀 있다 다시 덤벼들거야. 자, 이젠 그런 농담 그만두고 좀 진지하게 얘기해요. 로랜드경의 막내아들한테 그렇게 열열하게 그렇게 갑짜기 빠져들수가 있을까?

[로자린드] 우리 아버지는 그분의 아버지를 지극히 사랑하셨어.

[실리아] 그래서 언니도 그분의 아들을 지극히 사랑해야 한다는 거야? 그런 이유라면 우리 아버지가 그분의 아버지를 미워했으니까 나도 그 사람을 미워해야해. 그런데 나는 올란도가 밉지 않아.

[로자린드] 않되. 나를 위해서도 그분을 미워하지마.

[시릴아] 어째서? 미움을 받을 만한 이유가 있는데?

[로자린드] 그 분을 사랑하도록 내버려 둬. 내가 사랑하니 너도 그분을 사랑해야해. 저기 공작께서 오신다.

[시릴아] 양쪽 눈에 노여움이 가득 찼네. (공작과 귀족들 등장)

[후리데릭] 얘야. 우리집에서 될수있는한 빨리 떠나는것이 너를 위해 안전할것 같다.

[로자린드] 저 말입니까. 숙부님?

[후리데릭] 그래 너 말이다. 앞으로 열흘내에 이집 二十(이십)마일 이내에서 잡히면 너는 죽음을 당한다.

[로자린드] 숙부님. 제발 제가 무슨 잘못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저는 제자신을 알고 있고, 저의 욕망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읍니다. 꿈을 꾸고 있는것도 미친것도 아닙니다. 이런걸 잘 알고 있으니, 숙부님. 저는 일찌기 숙부님 을 노엽게 하고저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읍니다.

[후리데릭] 모든 반역자가 다 그런 말을 한다. 말로써 무죄가 된다면 반역자들은 모두 미덕 그 자체처럼 순진하게 보일거다. 더이상 말이 필요없어. 나는 너를 믿지 않는다.

[로자린드] 그렇지만 숙부님의 불신이 저를 반역자로 만들수는 없읍니다. 저의 반역의 가능성이라도 좋으니 말씀해주세요.

[후리데릭] 너는 너의 아버지의 딸이요. 이것으로 충분해.

[로자린드] 숙부님께서 아버지의 영터를 빼앗았을때도 그랬읍니다. 숙부님께서 아버지를 추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반역은 유전이 되는것은 아닙니다. 설사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물려 받는다해도 저하고 무슨 관계가 있읍니까? 아버지는 반역자가 아닙니다. 그러니 제가 가난하기 때문에 반역을 할것이라는 오해는 말아주십시오.

[실리아] 아버지. 제발 좀 들어주세요.

[후리데릭] 실리아. 너를 위해 저애를 놔두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애는 아버지와 함께 방랑길을 헤매이고 있을거야.

[실리아] 언니를 같이 있게 해달라고 간청한것은 제가 아니었어요. 아버지의 호의와 동정 때문이었읍니다. 그때는 언니의 값어치를 알기에는 저는 너무나 어렸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언니를 잘 알아요. 언니가 반역자라면, 아. 저도 반역자죠. 우리는 여태것 같이 잤고 같은 시간에 잠을 깼고 같이 배우고 놀고 먹었어요. 어디에 가나 우리는 쥬노 여신의 백조들 처럼 쌍을 이루어 떨어질줄을 몰랐어요.

[후리데릭] 저 애는 너에게 너무나 교활해. 매끈한 용모, 꾸민 침묵, 그 참을성, 사람들 한테 하는 말씨, 이런것 때문에 사람들은 저 애를 동정한다. 너는 바보야. 저 애는 너의 명성을 빼앗아 가고 있어. 저 애가 없으면 너는 더욱 빛을 내고 더욱 품위가 있게 보일거야. 그러니 더이상 입을 열지 마. 내가 로자린드에게 내린 선고는 확고하고 바뀔수는 없는것이다. 저 애는 추방이다.

[실리아] 그럼 저에게도 그 선고를 내려 주세요. 언니가 없으면 살수가 없읍니다.

[후리데릭] 너는 바보야. - 너, 로자린드. 차비를 해라. 정해진 시간을 지체하면 내엄명으로 너는 죽는다. (공작과 귀족들 퇴장)

[실리아] 아, 가련한 언니! 어디로 가지? 아버지를 바꿀까? 내 아버지를 줄께. 제발 나보다 더 슬퍼하지마.

[로자린드] 나에게는 슬퍼할 이유가 더 많아.

[실리아] 그렇지않아. 언니. 제발 웃어봐. 아버지는 딸인 나도 추방했다는걸 몰라?

[로자린드] 그런일은 없어.

[실리아] 그런일이 없다구? 그렇다면 언니는 나와 한몸이라는 애정을 배우지 못했어. 우리가 쪼개질수 있어? 우리가 갈라 설수 있어. 언니? 않되. 아버지더러 다른 상속자를 찾으라고 해야지. 그러니 같이 날아갈 궁리나 해. 어디로, 그리구 무엇을 가지고 갈것인가. 운명의 변화를 혼자서만 감당할 생각은 마. 슬픔을 혼자 간직하고 나를 떠날 생각은 마. 우리의 슬픔때문에 창백해진 저 하늘에 걸고 맹세하지만 언니가 뭐라든 나는 언니를 따라 갈테야.

[로자린드] 그럼 어디로 가지?

[실리아] 아든 숲속의 큰아버지를 찾아가.

[로자린드] 저런! 우리같은 처녀가 그렇게 먼길을 여행할려면 무슨 위험이 따를지도 모르는데! 여성의 아름다움은 황금보다 더 빨리 도둑들을 유혹하는데.

[실리아] 나는 남루하고 초라한 옷을 입고 얼굴에는 황토 분칠을 하겠어. 언니도 그렇게 해요. 그럼 악당들을 자극하지 않고 무사히 통과할수 있을거야.

[로자린드] 나는 보통 여자보다 키가 크니 완전히 남자의 복장을 하는것이 좋지 않을까? 옆구리에 용감하게 단검을 차고 손에는 멧돼지 창을 들고. - 마음속에는 여자의 공포가 숨어 있겠지만 - 밖으로는 늠늠하고 용맹한 모습을 보이는거야. 겁많은 사내들이 허풍으로 공포를 감추듯이 말야.

[실리아] 언니가 남자면 나는 언니를 뭐라고 부르지?

[로자린드] 죠브신(神)의 사동의 이름보다 못한 이름은 않되니 나를 개니미드라고 불러. 근데 나는 너를 뭐라고 부르지?

[실리아] 내 신세와 관계가 있는 이름. 실리아가 아니라 방랑자라는 뜻의 애리이나 라고.

[로자린드] 근데 너의 아버지 집에서 저 어릿광대를 꼬여서 훔치면 어떨까? 여행할때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실리아] 그 어릿광대는 나하고 라면 이 세상 어디라도 따라 올거야. 꾀어내는 일은 나한테 맡겨. 자. 가서 보석이며 돈이 될만한걸 창기야지. 가장 좋은 시간과 안전한 길을 택해 우리가 떠난뒤 뒤쫓아올 군졸을 피해야지. 자. 만족한 마음으로 자유를 찾아 가는거야. 추방의 길이 아니야. (퇴장)

 

 

[막] 第(제)二幕(이막)

[장] 一場(일장) (아덴 숲. 전 공작. 에미엔즈. 숲사람 복장의 귀족들 등장)

[전공작] 자. 귀양살이 동지와 형제들 오랫동안 익숙하다 보니 이 생활이 겉모양만 화려한 저쪽 생활 보다 즐겁지 않소? 이 숲속이 간사한 저쪽궁궐 보다 위험성도 덜 하지 않소? 여기서는 인류의 조상 아담이 저즈른 죄의식도 느끼지 않습니다. 사철의 변화에도, - 즉 어름같은 송곳니처럼, 그걸 난폭한 매질을 하듯 겨울 바람이 불어와 우리의 몸을 물어뜯고 때릴때 나는 추위에 움추리지만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얘기하오. "이것은 허위가 아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생각케 해주는 충고자들 이다" 라고. 역경의 혜택이란 아름다운 것이오 역경이란 옴두꺼비 처럼 흉직하고 독살스럽지만 그 머리에는 귀중한 보석이 박혀있는 것이니까. 속세의 인간들과 떨어져 사는 우리의 생활이고 보면 나무에서 말을, 흐르는 냇물에서 책을, 돌에서 설교를 찾고, 만물에서 선(善)을 찾게 되는것이오. 나는 이런 생활을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에미엔즈] 공작님은 행복하십니다. 강박한 운명을 그처럼 담담하고 아름답게 표현 하실수 있으니 말입니다.

[전공작] 자. 우리 가서 사슴이나 잡을까요? 근데 그 얼룩진 사슴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오. 이 인기척 드문 숲의 본래 임자가 사슴인데 자기 영토에서 넓쩍다리를 쌍 화살촉에 뚫리운다니.

[귀족] - 사실이지 저 우울한 제가퀴즈도 일을 슬퍼하고 있읍니다. 제이퀴즈는 그 점으로 말 한다면 공작님은 당신을 추방한 동생보다 더 강탈이 심하다고 단언 하고 있읍니다. 오늘 에미엔즈경과 제가 몰래 그 친구의 뒤를 밟았는데 글쎄 떡갈나무 밑에 눕지 않겠읍니까. 이 나무의 오래된 뿌리는 숲을 따라 요란하게 흐르는 냇물을 훔쳐보듯 박혀 있었는데 바로 거기에 사냥꾼의 화살에 상처를 입은 불쌍한 외토리 사슴 한마리가 고통스럽게 나타났읍니 다. 공작님 참말이지 이 비참한 동물은 어찌나 신음소리를 내 뽑는지 그 가죽옷이 팽창해 거의 터질것 같았읍니다. 그리고는 주먹같은 눈물 줄기가 서로 애초롭게 쫓듯이 순진한 콧잔등을 줄줄 흘러 내렸읍니다. 근데 이 우울증에 걸린 제이퀴즈는 그 털짐승을 뚫어지게 보며 급류가 한끝에 서서 눈물을 흘리며 냇물의 수량을 늘리고 있었읍니다.

[전공작] 그래. 제이퀴즈가 뭐라고 했나요? 그 광경을 보고 무슨 교훈을 말하던가요?

[귀족] - 물론이죠. 천가지 비유를 했답니다. 첫째, 사슴이 넘쳐 흐르는 강물에 눈물을 흘리는것을 보고 "불쌍한 사슴놈. 너도 속된 사람들 모양 재산분배를 하는군. 너무나 많이 갖고있는 물에 네 몫까지 부어넣고 있으니" 라고 하더군요. 이어 벨벳트 천 처럼 반직한 친구들로 부터 버림을 받아 혼자 있는 사슴의 꼴을 보고서는 "옳은 말이야. 불행은 친구들을 잃게 하는거야." 라고 했죠. 좀 있다가 배불리 먹고 그 사람 옆을 깡충뛰여 지나가면서 본척도 않는 무심한 사슴떼를 보고서는 "그래. 그대로 지나가라. 배부르고 기름진 자들아. 요새는 그것이 유행이니까. 저기 초라하고 상처당한 파산자를 볼 겨를이 어디 있겠나?" 라고 했어요. 이러더니 가장 심한 독설로 나라, 도시, 궁전, 그리구 우리의 생활등 모든걸 찔러댔읍니다. 우리들은 약탈자, 폭군이며 천부적으로 원 고향땅에서 살고 있는 동물을 협박하고 죽이는것은 더욱 가혹한 일이라고 통박하고 있었읍니다.

[전공작] 그래. 당신들은 그사람을 명상에 놔두고 떠났오?

[귀족三(삼)] 네. 공작님. 흐느끼는 사슴과 함께 울고 중얼거리는것을 보고 돌아왔읍니다.

[전공작] 나를 그곳으로 안내해 주시오. 그사람이 우울한 기분일때 만나고 싶구료. 이럴때 그사람의 말은 들을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귀족一(일)] 곧장 모시겠읍니다. (퇴장)

 

[장] 二場(이장) (저택의 방) (후리데릭 공작 귀족들과 등장)

[후리데릭] 아무도 애들을 보지 못했다니, 그럴수가 있어? 그럴수는 없다. 이 집안의 어떤 악당이 이 일에 동의 하고 빼돌렸어.

[귀족1] 아가씨를 봤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읍니다. 아가씨의 시중을 드는 부인네들도 아가씨가 침대에 드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런데 이른 아침에 가 보니 침대에는 보석같은 아가씨가 안 계셨다고 합니다.

[귀족2] 공작님이 가끔 웃음거리로 대하든 그 걸레같은 광대도 없어졌읍니다. 아가씨의 시녀 히스페리아의 말인즉 아가씨와 사촌 언니가 바로 요전에 건장한 찰스를 쓰러뜨린 장사의 모습이며 품성을 칭찬하는 소리를 엿들었다고 합니다. 시녀는 아가씨들이 어디에 가건 분명 그 젊은이가 동행 할것이라고 믿고 있읍니다.

[후리데릭] 그놈 형에게 사람을 보내 활량을 끌고 와라. 활량이 없으면 협을 다리고 와. 당장 서둘러라. 이 바보같은 도주자들을 잡아드리기 위해서는 수색과 심문에 헛점이 없어야 한다 (퇴장) 三場(삼장) (올리버의 집 앞) (올란도와 아담이 나와 만난다.)

[올란도] 누구야?

[아담] 네? 도련님이요? 아, 착한 도련님! 아 귀여운 도련님! 아, 돌아가신 로랜드 경의 추억! 왜 여기에 왔오? 왜 그렇게 덕망이 많소? 왜 사람들이 좋아할까? 어째서 그렇게 착하고 강하고 용감할까? 그 변덕스러운 공작의 막강한 전속 씨름꾼을 내던졌다니, 어쩌면 그렇게 바보 스러울까? 도련님에 대한 칭찬은 도련님이 오시기 전에 벌써 이 집에 도달했어요. 모릅니까, 도련님? 사람에 따라서는 미덕이 오히려 원수가 된다는것을. 도련님의 미덕도 그 꼴입니다. 착한 도련님, 도련님의 미덕은 성자의 가면을 쓴 배신자 입니다. 아, 무슨 세상이 이럴까. 아름다움을 몸에 지니고 있는데 그게 오히려 독소가 된다니!

[올란도] 도대체 무슨 일이요?

[아담] 아, 불행한 젊은이! 이 문안에 들어서지 마시오. 이 지붕 밑에 도련님의 미덕을 시기 하는 원수가 살고 있으니. 형님이 - 아니, 형님이 아니지. 그래 아들 - 아니. 제가 그의 아버지라고 부르려든 분의 아들 이라고도 부를수 없는 - 그 사람이 도련님에 대한 칭찬을 들었죠. 오늘 밤 그분은 도련님이 주무시는 방에 불을 지를 생각입니다. 이 일이 실패하면 또 다른 방법으로 도련님의 목숨을 끊을 작정 입니다. 그분의 흉계를 엿들었읍니다. 여긴 있을 자리가 아닙니다. 이집은 도살장 이에요. 끔직하고 무서우니 들어가지 마세요.

[올란도] 그럼, 아담영감, 나 더러 어디에 가라는 거요?

[아담]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좋죠.

[올란도] 그럼 나가서 빌어 먹으면 좋겠나? 아니면 천하고 시끄러운 칼을 빼들고 대로에서 강도짓을 하란 말이냐? 이짓이나 해야지, 그렇지 않고서는 할 일이 없겠지. 그렇지만 내가 뭣을 하든 그런 일은 안 하겠어. 차라리 비정한 관계로 맺어진 살기 등등한 형의 흉계에 이 몸을 맡기겠오.

[아담] 그러지는 마세요. 여기 5백 크라운이 있읍니다. 어르신네 밑에서 일을 하며 푼푼이 절약해 모은 돈이요. 늙어서 사지가 말을 안듣고, 구석에 내팽겨져 누구하나 돌보지않는 나이가 되면 간호부 격으로 쓸려고 모은 돈입니다. 받으시오. 까마귀도 먹여 살리시고, 아니 참새에게도 너그럽게 음식을 마련해주시는 하느님이시여, 이 노인을 위안해 주십소. 자, 여기 돈이 있읍니다. 모두드리죠. 도련님을 모시게 해주시오. 늙은것 같지만 아직 힘도 세고, 건장합니다. 젊었을 때 뜨겁게 피를 끓게하는 술에 빠지지 않았고, 뜨거운 낯짝으로 몸을 망치고, 병 들게하는 도락을 찾아 다니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저의 나이는 왕성한 겨울인 셈이죠. 서리는 내 리지만 순탄합니다. 그러니 같이 떠나게 해주세요. 어떤 일이나 심부름도 젊은이 못지않게 하겠읍니다.

[올란도] 아, 착한 노인. 옛날의 충실한 봉사가 무엇인가를 노인속에서 찾을 수 있오. 옛날에는 의무 때문에 땀흘려 봉사를 했을뿐, 보스에는 관심이 없었다는데. 노인은 요새 세상에는 맞지않아요. 누구도 출세를 위해서가 아니면 땀흘릴 생각을 안 하니까. 출세를 하면 당장 일을 않고 놀아나면서 먹을려고 하고. 그런데 노인은 그렇지가 않군요. 그렇지만 노인, 노인은 썩은 나무를 가꾸는 꼴이예요. 고생스럽게 정성껏 가꾸지만 꽃은 피어나지 않을테니까요. 그러나 원하는대로 하세요. 같이 갑시다. 영감님이 젊었을때 모은 돈을 다 써버리기도 전에 우리의 모습은 초라해지겠지만, 만족할 만한 생의 방법을 찾아 봅시다.

[아담] 도련님, 갑시다. 따르겠어요. 마지막 숨이 끊어직때 까지 진실과 충성으로 모시겠어요. 열 일곱에서 팔십이 되도록 여기서 살았는데 이젠 여기서 살지 않으렵니다. 열일곱에는 자기 운명을 찾지만 팔십이 되면 너무 늦지요. 그렇지만 도련님을 충실히 모시다 잘 죽는다면 그보다 부러운 일은 없을겁니다. (퇴장)

 

[장] 四場(사장) (아덴의 숲. 애니미드로<<분한자린드>> <<분장한고자린드>>, 애리이나가 된 실리아 그리고 탓치스턴 등장)

[로자린드] 아, 쥬피타 신(神)이여, 내 마음이 왜 이렇게 피곤 할까요!

[탓치스턴] 마음이 피곤한거야 관계없지, 다리만 피곤하지 않다면.

[로자린드] 남자 복장에 창피를 줄지 모르지만 여자처럼 한바탕 울고 싶어. 그러나 여자를 위안해야 겠어. 조끼와 바지는 치마 앞에서는 용감하게 보여야 하니까. 그러니 애리이나 용기를 내.

[실리아] 제발 용서해줘.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탓치스턴] 아가씨를 업고 가기 보다는 용서해주는 편이 나았겠오. 주머니에 돈도 없을테니 업어주어 봤자 돈이 생길리도 없고.

[로자린드] 아, 여기가 아덴 숲이야.

[탓치스턴] 그렇군, 아덴 숲에 들어와 보니, 내가 더 바보 스럽군. 집안에 있을때가 더 좋았는데. 그렇지만 나그네란 참는법이지. (코린과 실비어스 등장)

[로자린드] 그렇지, 착한 탓치스턴. 저것봐 누가 오는데. 젊은이와 노인이 심각한 얘기를 하면서.

[코린스] 그따위 짓을 하니까 여자가 너를 더욱 멸시하지.

[실비어스] 아, 코린 아저씨, 제가 얼마나 그 여자를 사랑하는지 모 르는군요!

[코린스] 비슷하게 알고 있네. 나도 이전에 사랑을 해봤으니까.

[실비어스] 모를거예요. 나이를 잡수셔 감도 못잡을 거예요. 아저씨도 젊었을 때 한밤중 벼개에 대고 한탄할 정도로 열열한 사랑을 해 본 적은 있겠지만, 아저씨가 저처럼 사랑을 했다면 - 어떤 사람도 저 같은 사랑은 해 본적이 없겠지만 - 그 사랑에 빨려들어가 어처구니 없는 짓을 수없이 저질렀을 겁니다.

[코린스] 수없이 바보짓을 했지만, 다 잊었어.

[실비어스] 아, 그렇다면 아저씨는 마음속으로부터 사랑하지는 않았어요! 사랑에 빠졌을 때는 하찮은 바보짓도 다 기억해야 하는데 아저씨는 그걸 모르니 사랑해본적이 없는거예요. 저 처럼 이렇게 앉아서 애인을 찬미하면서 마음을 애태우지 않고선 사랑을 몰라요. 지금 저의 정열이 그렇듯이 갑자기 친구들을 박차고 빠져 나오지 않고선 사랑이 뭔지 몰라요. 오, 휘비, 휘비, 휘비! (퇴장)

[로자린드] 불쌍한 목동! 너의 마음의 상처를 알고 나니까, 불행하게도 내 마음의 상처가 되살아 났어.

[탓치스턴] 저도 마찬가지죠. 사랑에 빠졌을 때 돌(石)을 그놈이라고 생각해 칼로 치면서 오늘밤 제인.스마일의 집을 찾아가면 용서 않는다고 소리쳤지요. 또 기억도 나는군. 애인이 쓰던 빨래 방망이에 키쓰도 했고, 그녀의 예쁘고 피부가 튼 손으로 젖을 짜던 암소의 젖꼭지에 입을 맞 추었지. 또 완두 깍지를 애인으로 생각해 하소연 했고, 그 깍지에서 콩 두알을 꺼냈다가 다시 넣어 애인에게 주며 눈물을 준준 흘리면서 "나를 위해 이걸 몸에 품고 다니세요"라고 했지요. 진정한 애인이란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합니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이란 다 바보스럽듯이 사랑을 하면 너나 할것없이 더 바보가 되지요.

[로자린드] 자기가 의식하는 이상으로 현명한 말을 하는군.

[탓치스턴] 아니죠. 내 정강이가 부러져도 재치있는 말은 슬슬 나오죠.

[로자린드] 아,죠브신(神)이시여! 저 목동의 정열이 어쩌면 나의 처지와 꼭 같을까.

[탓치스턴] 내 처지도 그래요. 하기야 내 정열은 맥이 빠졌지만.

[실리아] 누구이건 제발 저분한테 물어봐줘. 돈을 줄테니 먹을것을 줄 수 없냐고. 배고파 죽을 지경이야.

[탓치스턴] 이것봐요, 촌놈!

[로자린드] 조용히 해. 저분은 너처럼 촌스럽지 않아.

[코린] 누가 부르지?

[탓치스턴] 양반이 부른다.

[코린] 나보다 못한 사람은 없겠지.

[로자린드] 잠자코 있어. 안녕 하십니까.

[코린] 안녕하세요, 젊은 양반. 그리구 두분도.

[로자린드] 노인장, 부탁이 있는데요. 이 인적 드문 장소에 애정이나 돈을 주면 환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요. 좀 쉬고 먹울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안내해 주세요. 여기 이 젊은 아가씨는 여행길에 지쳐 기절할 지경이니 좀 도와 주세요.

[코린] 젊은 양반, 아가씨가 않됫구려. 아가씨를 도울 수 있는 팔자라면 좋겠구려. 나를 위해서 라기 보다 참말로 아가씨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남의 양을 치는 목동에 불과하니 내가 먹이는 양의 털 한 가닥도 마음대로 못하죠. 내 주인은 형편없는 깎쟁이어서 남에게 호의를 베풀어 천당에 가는 길을 찾는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읍니다. 뿐만이 아니라 양 우리며 양떼, 목장은 지금 팔려고 내 놓았고, 주인도 부재중이라 먹을것도 없읍니다. 그렇지만 뭣이 있는지 가 봅시다. 진정으로 환영합니다.

[로자린드] 그 양떼가 목장을 산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코린] 당신들이 방금전에 여기서 본 젊은애죠. 꼭 사겠다는 생각도 별로 없는것 같지만.

[로자린드] 살려는 사람과 어색한 처지가 아니라면 그 집, 목장.양떼를 영감께서 사시지요. 돈은 우리가 지불해 드리겠오.

[실리아] 그럼 임금도 올려주겠어요. 장소가 마음에 드니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 같아.

[코린] 분명 팔게 되 있으니 같이 갑시다. 잘 알아봐서 땅이며 수입이며 여기 생활이 마음에 드시면 저는 당신네를 성의껏 모실 터이니 당장 그 돈으로 사도록 합시다. (퇴장)

 

[장] 五場(오장) (숲) (에미엔즈, 제이퀴즈, 기타 등장)

[에미엔즈] (노래) 푸른 숲 나무밑에 같이 와 누어서 귀여운 새소리에 맞추어 즐겁게 노래할 사람들아. 이리로 오라, 이리, 이리로 오라! 여기엔 해칠 사람 없네. 있는건 겨울철 거친 날씨뿐.

[제이퀴즈] 좀더, 좀더 불러봐요.

[에미엔즈] 제이퀴즈씨, 더 부르면 우울해 지실텐데.

[제이퀴즈] 더 좋지요. 제발 더 불러봐요. 나는 노래에서 우울증을 빨아 낼 수 있으니까요. 쪽제비가 달걀을 빨아 먹듯이.

[에미엔즈] 째지는 목소리라 즐겁지 않을 겁니다.

[제이퀴즈] 즐겁게 해 달라는건 아니요. 노래만 해 주시오. 자, 한철만 더. 철이 아니라 절이든가?

[에미엔즈] 마음대로 생각하시오. 제이퀴즈 씨.

[제이퀴즈] 그 까짓 명칭은 관계 없어요. 돈을 꾸고 받는일도 아닌데. 자, 노래를 하는거요?

[에미엔즈] 즐겁지는 않지만 그렇게 청하니.

[제이퀴즈] 나는 누구한테 감사를 하는 성품은 아니지만 하여튼 고맙소. 근데 예의라는 것은 두 돌 원숭이가 만나는 격이죠. 누가 나한테 참말로 고맙다고 하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저놈, 돈을 한푼 던져 주었더니 거지처럼 굽실 거리는군. 자, 노래해요. 노래를 하지 않는 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어.

[에미엔즈] 그럼 종절까지 부르겠어요. 자, 노래하는 동안 주안상을 준비 하시오. 공작님께서 이 나무 밑에서 술 드시기를 원하니까. 공작님이 종일 당신을 찾고 있어요.

[제이퀴즈] 나는 종일 그분을 피해 다녔오. 공작은 나만 보면 토론을 하고 싶어하니. 나도 공작 못지않게 많이 사리를 판단하지만 하늘에 감 사 할뿐 그걸 자랑할 생각은 없어요. 자 노래를 합시다. 노래 (다같이) 야심은 저버리고 태양족에 즐겨사네. 무엇이든 다먹고 그것으로 만족하네. 이리로 오라, 이리, 이리로 와 여긴 해칠사람 없네. 있는건 겨울철 거친 날씨뿐.

[제이퀴즈] 이 가락에 맞추어 가사를 만들었오. 어제 즉흥적으로 말입니다.

[에미엔즈] 그럼 내가 불러보죠.

[제이퀴즈] 이런거요. 어떤 사람 바보되여 재산 환락 다 버려 제 고집 채워 기뻐하네. 이런 일이 있을까. 닥다미, 닥다미, 닥다미! 나를 찾아 온다면 이런 엉터리 바보를 얼마든지 보여주마.

[에미엔즈] "닥다미"가 뭐요?

[제이퀴즈] 희랍의 주문인데, 바보들로 하여금 원을 그리며 마술의 춤을 추게하는 주문이오. 가서 잠이나 자야겠오. 잠이 안오면 에집트의 상류사회나 헐뜻겠오.

[에미엔즈] 나는 공작님을 찾아야겠오. 주연의 준비가 다 됐으니까. (퇴장)

 

[장] 六場(육장) (숲속) (올란도와 아담 등장)

[아담] 도련님, 더 이상 못가겠어요. 아, 배고파 죽겠네. 여기 누울테니 묻어 주시오. 안녕히 계세요,도련님.

[올란도] 왜 이래요. 아담영감! 그렇게 마음이 약한가? 좀더 살아야죠. 좀더 힘을 내서 기분을 내봐요. 이 낯선 숲에서 뭄슨 집승이 있다면 내가 야수의 밥이 되던가, 그렇잖으면 내가 그 놈을 잡아다 영감의 밥으로 받치겠오. 영감은 몸은 그렇지 않은데 괜히 죽음을 상상하는 거예요. 나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요. 죽음을 잠시 밀어 부쳐 봐요. 내 곧 돌아 올테나까. 먹을것을 못 가져오면 그때 가서 죽게 해 주겠오. 그러나 내가 돌아오기 전에 죽으면 내 노력에 대한 모욕이지. 자 됐어! 힘이 솟는 모양이군. 빨리 돌아올테니까. 이 음산한 바람속에 누워 있을 순 없지. 좀 안전한 데로 대려가야겠군. 이 황량한 땅에 짐승이 있으면 먹을것에 궁하지는 않을거요. 아담영감, 용기를 내봐요. (퇴장)

 

[장] 七場(칠장) (숲속.) (식탁이 준비되여 있다. 전 공작, 에미엔즈, 무법자 같은 옷차림의 귀족들 등장)

[전공작] 그 사람이 짐승으로 둔갑했는지, 사람모양의 그사람은 어디셔도 찾아볼 수 없군.

[귀족一(일)] 공작님, 그친구는 방금 여기에 있었읍니다. 노래를 들으며 유쾌했는데.

[전공작] 노래에는 음치인 그친구가 음악을 좋아 한다니 곧 이 우주의 음률이 파장이 날것 같군. 가셔 찾아봐요. 할얘기가 있다고 하시오. (제이퀴즈 등장)

[귀족一(일)] 스스로 나타났으니 고생을 덜었읍니다.

[전공작] 하, 이게 어찌된 일이요 신사나리. 불쌍한 자네 친구들이 자네와 같이 자리를 하고 싶어하네. 기분이 퍽 좋은 모양이야!

[제이퀴즈] 바보, 그 바보! 숲속에서 바보를 만났어요. 얼룩무늬 옷을 입은 바보들요. 이 초라한 세상! 분명 바보를 만났다니까요. 길게 누어서 햇볕을 쬐며 운명의 여신을 힐난하고 있었어요. 아주 정확하고 멋진 말로 말입니다. 그래봐도 얼룩무늬 바보에 불과했죠. '안녕 하시오' 바보 양반 했더니 그 친구말이 '안됩 니다. 하늘이 나한테 행운을 보낼 때 까지는 바보라 부르지 마 부르지 마시오"라는 거예요. 그리고서는 주머니에서 햇시계를 끄네 멍청한 눈으로 드려다 보더니 아주 그럴듯 하게 말 했어요. "열시군.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수 있지. 아홉시였던것이 바로 한시간 전이니, 한시간 뒤에는 열한시가 되겠군. 그러니 시간마다 우리는 여물고, 또 여물고 이어 시간 마다 우리는 썩고 또 썩는거야. 여기에 얘기의 열쇠가 있어" 얼룩무늬 바보가 시간에 대해 설교하는 것을 듣자니, 저의 허파가 흡사 수닭 처럼 소리를 내서 웃었어요. 바보가 그렇게 깊은 명상에 빠진다니, 저는 그친구의 햇시계로 꼭 한시간 동안이나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읍니다. 고상한 바보! 멋진 바보! 일등 가는, 직업에 알맞는 얼룩무늬 옷!

[전공작] 그 바보가 어떤 놈이지?

[제이퀴즈] 멋진 바보라니까요! 궁궐에서도 살아 보았다면서 그친구 말인즉 젊고 예쁜 여자들이라면 그 사실은 다 알거라나요. 그 친구의 골통이란 항해하고 돌아온 둬 먹다남은 건빵처럼 말라버렸을 텐데 이 골통속 이상한 장소에 그의 경험을 꼭꼭 채워 두었다가 엉망진창으로 내뱉는게 아니겠어요. 아, 나도 바보가 되어 보았으면! 얼룩무늬 옷을 꼭 입고 싶어요.

[전공작] 입혀 주겠네.

[제이퀴즈] 그런옷이 유일한 소원이죠. 공작님께서는 제가 현명하다는 의견이신 모양인데 그런 판단은 말끔히 제거 해주십시요. 저는 바람처럼 큰 특권을 갖는 자유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마음 뇌끼는대로 누구에게나 혹평을 할수 있으니까요. 바보들은 그런 자유를 갖고 있죠. 저의 야유에 가장 언잖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웃어야합니다. 왜 그러냐고요? 그 왜는 마을 교회로 가는 길처럼 뻔하죠. 바보에게 호되게 찔릴때는 아프면서도 무감각하다는 듯 웃어대는 것이 영리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똑똑한 사람의 약점이 바보의 무분별하게 튀여나오는 악담에의해 속속히 노출되니까요. 저에게 얼룩무늬 옷을 입혀 주십시요. 그리고 마음대로 지꺼릴 특권을 주십시요. 그럼 저는 이 병든 세계의 흉직한 몸덩어리를 시원스럽게 청소 하겠읍니다. 모두가 저의 쓴 처방 약을 참을성있게 받아 주신다면 말입니다.

[전공작] 집어치워라! 나는 네 뱃속을 다 알고 있다.

[제이퀴즈] 내기를 해도 좋습니다. 착한 일이외에 제가 뭣을 하겠읍니까?

[전공작] 남을 헐뜯는 죄가 가장 악날한 죄다. 너도 말할것 같으면 짐승의 충동에 못지않는 음탕한 방탕아가 아니었던가. 너는 제멋대로 바람을 피우다가 걸린 부어 오른 상처와 곯아서 붉어진 종기를 이 세상에 쏟아 버릴려는 거야.

[제이퀴즈] 세상의 허영을 책망하자고 했지 누가 개인을 욕하자고 했읍니까? 허영이란 바닷물처럼 엄청나게 파급되있어 재 산이 말라 버릴때까지는 허영의 썰물을 볼수 없읍니댜. 서민의 아낙네가 분수에 맞지않게 공주에게나 맞는 옷을 걸치고 다닌다고 말 할때, 도시의 어떤 특정한 여성을 두고 말하는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떤 여자가 감히 나타나 그건 나를 두고 말한다고 하겠읍니까? 이웃에 그와같은 여자들이 많을 때는 말입니다. 천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내가 나타나 자기를 지적한 줄 알고 이 멋진 옷이 네돈으로 산것인가 하고 따진다면 그 사내는 저의 풍자의 대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그러니 무엇이 어떻습니까? 어째서 저의 독설이 남에게 피해를 주었읍니까? 제 풍자가 옳다면 그 사람은 스스로 무슨 나쁜짓을 한겁니다. 상대방이 나쁜짓을 하지 않았다면 저의 독설은 들기러기처럼 누구에게도 오해 받지 않고 하늘을 날아갈 겁니다. 근데, 저기 누가 오는데요? (올란도가 칼을 빼들고 등장)

[올란도] 물러서. 먹지마.

[제이퀴즈] 이런, 아직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올란도] 아사 직전에 있는 사람이 먼저 먹을떠 까지는 않되.

[제이퀴즈] 이 수닭같이 버릇없는게 누구지?

[전공작] 곤경에 빠졌다고 해서 그렇게 무례한가? 행동에 대해서 무분별한걸보니 그머리에 예의범절은 텅빈것 같군.

[올란도] 첫째번 말씀이 꼭 들어 맞았오. 뼈아픈 곤경에 빠져 옳은 예절을 나타낼 겨를이 없오이다. 그러나 내지에서 자라나 예의는 알고 있는 셈이요. 저리 가라니까. 내 사정이 해결되기 전에 이 과일에 손을 대는 자는 죽는다.

[제이퀴즈] 이치로 해결이 안된다면 죽어도 할수없지.

[전공작] 뭣을 가지겠나? 힘으로 우리들 강요하기 보다는 부드럽게 대하는 쪽이 더 우리의 마음을 통하게 할텐데.

[올란도] 먹지못해 죽을 지경이요. 먹을것을 주시요.

[전공작] 앉아서 먹어요. 환영하오.

[올란도] 그렇게 친절한 말씀을? 용서를 빌겠읍니다. 여기선 모든것이 야만이라고 생각했읍니다. 그래서 엄하게 힘으로 밀어 부칠려고 했읍니다. 그런데 어떤분 이시기에 여간해서는 접근할 수 없는 이 황량한 땅에서 살며 우울한 나무 그늘에서 스쳐가는 시간을 한가하게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읍니다. 당신들은 과거 좋은 날도 경험했고 교회에 사람을 모이게 하는 종소리 들리는 곳에서도 살았고 훌륭한 분들의 만찬 자리에도 앉았고, 눈시울에서 눈물을 닦으며 동정도하고 동정도 받아 본 분인줄로 알고 겸손하게 부탁하면 받아 주시리라 믿고, 저의 행동에 얼굴붉히며 이 검을 거두어 드리겠읍니다.

[전공작] 한때 좋은 날을 보냈고, 거룩한 종소리를 들으며 교회에도 갔고, 훌륭한 분의 만찬에 참석했으며, 신성한 연민의 정으로 해서 눈물을 닦은 적이 있는것은 사실이오. 그러니 점잖게 앉아 시장한 배를 채우도록 마음대로 드시오.

[올란도] 그럼 잠간만 기다렸다가 드시도록 부탁드립니다. 암사슴처럼 제가 새끼사슴을 찾아 먹이를 줄 동안 말입니다. 불쌍한 노인 한분이 계십니다. 저에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피곤한 발을 절면서 저를 따라 온 사람입니다. 나이와 배고픔이라는 두가지 고역 때문에 시달린 이노인이 먼저 들기전에는 저는 손을 대지 않겠읍니다.

[전공작] 가서 찾도록 하오. 돌아올때까지 우리는 손을 대지 않겠오.

[올란도] 고맙습니다. 이렇게 도와 주시니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올란도 퇴장)

[전공작] 불행한 것은 우리뿐이 아니라는 걸 보았을 것이다. 이 넓은 세계라는 극장에서는 우리가 역을 맡은 장면보다 더쓰라린 광경을 연출하고 있구나.

[제이퀴즈] 온 세계가 무대이며 온 남녀가 한낱 배우에 불과하죠. 각자가 퇴장도 하고 등장도 하며 주어진 시간에 각자는 많은 역을 맡는데 연극은 칠막입니다. 첫째는 애기장면. 유모의 팔에 안겨울며 침을 흘리죠. 다음은 킹킹대며 우는 학동. 가방을 메고 아침에 세수해서 반짝이는 얼굴로 달팽이처럼 싫어하며 학교로 기어들어 가죠. 다음이 애인. 용광로처럼 한숨지며 연인의 눈섭을 찬미하여 바치는 슬픈노래나 짓고 그리고 군인역. 이상한 맹서만 잔득 늘어놓고 표범같은 수염을 기르고 체면만을 걱정하고 걸핏하면 후닥닥 싸움 이나 하고, 거품같은 명예를 위해 대포 아가리 속에도 뛰여 들죠. 이어 재판관. 뇌물로 툭 튀어나온 배에 매서운 눈초리, 격식에 맞게 부친수염. 격언이나 재판사 례를 잔득알아 그 역을 해내죠. 막이 육막으로 바뀌면 매마르고 스립퍼를 끌고 다니는 늙은 바보의판. 콧날에 안경을 올려놓고 옆구리에 돈지갑을 차고, 젊었을때 끔찍히도 잘 간직한 바지를 입는데 이제는 말라 붙는 정강이엔 바지통이 너무나 크죠. 그 사내 다웠던 큰 목소리는 어린애소리로 되돌아가 떨리고 빽빽힁파람 소리처럼 들립니다. 이상하고 파란 많은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장면은 제二(이)의 소년기요 다만 망각이 있을뿐. 이빨도, 시력도, 맛도 그 아무것도 없는 마지막 장입니다. (올란도가 아담과 함께 등장)

[전공작] 어서 오시오. 노인장을 내려놓고 음식을 주시오.

[올란도] 이분을 대신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담] 대신 잘 했오. 고맙다는 말을 할 기력도 없읍니다.

[전공작] 어서 와요. 듭시다. 신상에 관한 얘기도 듣고 싶지만 뒤로 미루죠. 음악을 들려주오. 자네 노래나 하게.

[에미엔즈] (노래) 불어라 너 겨을 바람아. 몰인정한 인간 보다 더 사납지는 않을테니. 네 이빨은 그리예리하지 않아. 입김은 거칠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으니까. 에야라 노래하자 사철나무들. 우정은 가짜, 사랑도 바보짓. 그러니 에야라, 에야라! 이세상이 이렇게 즐거우니. 얼어라 얼어라 너 매정한 하늘. 은덕을 잊어 먹는 무리보다는 그렇게 깨물듯이 매섭진 않아. 너 물을 얼게 할지언정 우정을 잊은 무리보다는 네 침(針)은 날카롭지 않아. 에야라 노래 하자---.

[전공작] 그대가 이제 귓속말로 진실을 말한것처럼 착한 로랜드 경의 아들이라면 참말로 환영하네. 내 눈에도 자네 얼굴에 그대로 아버지하고 닮은 모습이 보이네 나는 자네 아버지를 사랑한 전 공작이다. 자네의 남어지 얘기는 내동굴에 가서 듣기로 하자. 착한 노인장. 주인에 못지않게 환영하오. 팔을 끼고 부측해라. 그리고 자네의 온갖 경험을 들려주게나. (퇴장)

 

 

[막] 第三幕(제삼막)

[장] 一場(일장) (궁전안의 방) (후리데릭 공작, 올리버 그리고 귀족들의 등장)

[후리데릭] 그후 보지 못했다고? 이것봐, 그럴리가 없어. 내 성품에 본래 자비심이 많아 그렇지, 없어진 동생 대신 너에게 복수의 분풀이를 하려고 했다. 명심해서 그놈이 어디 있건 찾아 오게. 살았건 죽었건 열두달 내에 끌어오지 못하면 내 영토 안에서 살 생각은 아예 하지 말도록. 네가 네것이라고 부르는 땅도 그의 모든것도 몰수할 가치가 있다면 내가 모조리 몰수할 생각이다. 동생의 입으로 너의 혐의가 풀릴 때 까지는 말이다.

[올리버] 아, 공작님께서 저의 심정을 좀 알아 주셨으면! 저는 일생 동생을 사랑해 본 적이 없읍니다.

[후리데릭] 더욱 고약한 놈이군. 자, 이 자를 문밖으로 내 몰아. 재산 담당관으로 하여금 이 자의 집과 땅을 몰수토록 해라. 지체없이 집행하고 이 자를 내 쫓아라. (퇴장)

 

[장] 二場(이장) (숲속) (올란도 종이를 들고 등장)

[올란도] 내가 쓴 노래. 거기 걸려서 나의 사랑의 증인이 되여다오. 그리고 그대, 세번 관을 받은 밤의 여왕이신 달이여, 저 위 그대의 창백한 자리에서 그대의 정숙한 눈으로 나의 온 일생을 지배하는 사냥꾼 여인인 로자린드를 살피소서. 아, 로자린드! 이 나무는 나의 책이니 껍질에 나의 많은 생각을 새겨 보겠오. 이 숲속의 도처에서 모든 눈이 그대의 미덕을 도처에서 볼 수 있게 될지다. 뛰여라, 뛰여, 올란도. 모든 나무에 아름답고 정숙하고 말로는 표현못할 그대의 이름을 새겨라. (퇴장) (코린과 탓치스턴 등장)

[코린] 그래 이 목동생활이 어떴오, 탓치스턴 양반?

[탓치스턴] 그렇죠. 그 자체로서는 좋은 생활인데, 목동 생활이라는 점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군. 고독 하다는 점에서는 참 좋은데, 외롭다는 점에서는 지긋지긋하군. 전원생활이라는 점에서는 즐거운데 궁궐생활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지루하지. 검소한 생활이 되서 내 성품에 맞지만 풍부하지 못해 마음에 거슬리네. 이 생활에 무슨 철학이라도 있어. 양지기 나리?

[코린] 아는거라곤 별로 없는데, 글쎄 심하게 병에 걸리면 그만 큼 괴롭다는 사실 정도는 알죠. 돈,재산 만족이 모자라면 좋은 세가지 친구를 잃은 격이고, 비의 특징은 적시는것. 불은 태우는것. 그리고 좋은 목장은 양을 살찌게 하고 밤이 되는 큰 원인은 태양이 없기 때문이죠. 천성적으로 지혜가 모자라는 사람은 바보같은 혈통탓이요. 배워도 지혜를 얻지 못하는 사람은 훌륭한 교육을 받지 못해서 그렇다고 불평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어요.

[탓치스턴] 그야말로 자연발생적인 철학자군. 궁궐생활을 해봤나, 양지기 양반?

[코린] 아뇨, 천만에.

[탓치스턴] 그럼 벼락맞을 친구군.

[코린] 그럴수가 없죠.

[탓치스턴] 정말 벼락 맞을 사람이야. 한쪽만 익은 달걀같은 친구야.

[코린] 궁궐같은 생활을 못했어요? 이유를 말하시오.

[탓치스턴] 궁궐에서 살지 못했다면 예의 범절을 본 적이 없을 것이고, 본적이 없으니 영감의 몸가짐은 사악할것이요. 사악함은 곧 죄악이요, 죄악은 저주를 받는거지. 영감은 지금 위험한 상태에 있어.

[코린] 천만에, 탓치스턴 양반. 궁궐의 예의범절은 시골에서는 우수꽝 스럽죠. 시골의 습관이 궁궐에서는 조롱거리가 되듯이 말이요. 궁궐에서는 인사할때 말로하는 대신 손에 키스를 한다고 했는데, 궁궐사람이 양지기라면 그런 인사법은 더러울텐데요.

[탓치스턴] 증거를 대. 간단히, 자, 증거를.

[코린] 그거야, 우린 늘 양을 다루는 몸이고, 양털을 기름에 미끈미끈 하거든요.

[탓치스턴] 그럼, 궁궐사람들 손에는 땀이 안 묻는가? 양의 기름이나 사람의 땀이나 미끈미끈 하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얄팍해, 얄팍해. 좀더 그럴싸한 증거를 대. 자, 어서?

[코린] 게다가 우리 손은 뻣뻤하죠.

[탓치스턴] 뻣뻣하면 입술 감촉이 빠르지. 아직도 얄팍해. 좀더 툭툭한 증거를 대라니까.

[코린] 양의 상처를 손질하다 보면 손에 송진이 묻거든요. 우리더러 송진을 핥으라는 말이요? 궁궐사람들은 손에 사향을 발라 향기는 낸다는데.

[탓치스턴] 사람이 이렇게 얄팍해서야! 자네는 등심고기에 비하면 썩은고기 밖에 못되는 친구야. 지혜있는 사람한테 배워. 좀 생각을 해야지. 사향은 송진보다는 천한 물건이거든. 그건 고양이의 더러운 배설물이니까. 자, 좀더 멋진 증거를 대봐.

[코린] 어른이 궁궐서 배운 재주는 당할수가 없군요. 그만 하겠오.

[탓치스턴] 그만 저주를 받겠다는 건가? 이 얄팍한 자를 구해주십쇼! 수순을 해서라도 고쳐줘야 하겠다.! 이 천한친구.

[코린] 이것 보세요. 나는 순 일꾼입니다. 일해서 먹고, 일해서 입고 누구의 미움도 안사고, 남의 행복을 시기하지도 않아요. 남의 경사를 기뻐하고 나의 불행은 혼자 참아갑니다. 나의 가장큰 자랑은 양떼가 풀을먹고 새끼들이 젖빠는 걸 보는것 입니다.

[탓치스턴] 그게 또하나의 바보같은 범죄야. 암놈과 숫놈을 붙여주다니. 가축한테 그런 일을 시켜 밥벌이를 하니 말이되나. 왕초 숫놈이 뚜장이 노릇을하고 열두달 밖에 안된 암놈을 유혹해서 부당한 방법으로 버림받은 늙고 초라한 숫놈에게 붙여주니 자네는 저주받아 마땅해. 악마도 양지기 같은건 포기할꺼야. 자넨 도저히 피할길이 없어.

[코린] 저기 개미니드도련님이 오시는군. 새 안주인 오빠 말입니다. (로자린드가 종이쪽지를 읽으며 등장)

[로자린드] 동서인도간에 로자린드 같은 보석은 없나니. 그녀의 가치는 바람을 타고 세계에 로자린드를 알린다.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그림도 로자린드에 비하며 추녀이니, 그 어떤 용모도 마음에 두지 말라. 로자린드의 아름다움 이외는.

[탓치스턴] 그 지루한 시를 읽자면 8년은 걸리겠다. 점심 저녁과 잠자는 시간을 빼노면. 이것이야말로 바타를 팔기위해 줄지어 시장으로 가는 아낙네의 발거름처럼 느린 시로군.

[로자린드] 저리가, 바보!

[탓치스턴] 제가 본보기로 하나. 숫놈이 암놈을 요구하면 숫놈으로 하여금 로자린드를 쫓게하라. 고양이가 그 짝을 찾는다면 로자린드를 찾을지어다. 겨울옷에 안을 대야하면 날씬한 로자린드의 안도 대야지. 곡식을 거두어 나를때는 로자린드도 마차에 태워 나르자. 달콤한 과일에는 쓴 껍질 그 과일이 바로 로자린드 아름다운 장미꽃 찾는 사람은 사랑의 가시와 로자린드를 만났다. 이것이야 말로 마구 튀여 나오는 엉터리 시라는겁니다. 어쩌자고 그런 시에 물들었나요?

[로자린드] 조용히 하라니까, 바보. 나무에 걸려 있었어요.

[탓치스턴] 그렇지, 여기 나무에는 고약한 열매가 열리죠.

[로자린드] 영감을 그 나무와 접목시켜 그걸 다시 아가위 나무에 접붙이겠네. 그럼 이 시골에서 가장 빨리 열매를 맺는 나무가 될꺼야. 그럼 너는 반도 채 여물기전에 썩을거야. 너라는 아가위나무란 바로 이런거야.

[탓치스턴] 말씀 잘 하셨오. 그 말씀이 옳은가 그른가는 이 숲에게 물어봅시다. (실리아가 종이를 읽으며 등장)

[로자린드] 조용히. 내 동생이 뭣을 읽으며 온다. 잠시 피하자.

[실리아] 왜 여기는 황막할까? 사람이 살지 않아서? 아니다. 모든 나무에 글귀를 걸어 엄숙한 격언을 보여주리, 엄숙한 격언을 보여주리. 인생은 이처럼 짧고 기약없는 순례길에 오른셈. 짧은것이 인생은 나이속에 가두어 두자. 친구와 친구간의 마음속에 허튼 맹서나 하지. 아름다운 나무 가지에 또는 글귀 끝에 마다 로자린드의 이름을 적어 이를 읽는 모든이에게 하늘이 이 축소도에서 보여주는 모든 정령의 진수를 알려주자. 하늘이 자연에게 분부하여 원숙한 모든 은혜를 한몸에 채우도록 하시다. 자연은 헤렌의 마음이 아니라 얼굴에서 미의 진수를 빼냈도다. 이어 크레오파트라의 존엄함을 아트란타의 장점을 루크리슬의 정숙함을 빼내었다. 이리하여 수많은 품성으로 이뤄진 로자린드는 제신의 합의끝에 수많은 얼굴, 눈, 마음이 조화되여 무상의 절묘한 창조물이 되였으니. 신은 그녀에게 이런 선물을 주셨는데 나는 그녀의 노예가 되여 살고 죽는다.

[로자린드] 아 착한 설교사! 동네 청중을 지리한 사랑의 설교로 괘롭히고도 "여러분 좀 참으세요" 라는 말도 안하다니.

[실리아] 이런! 저리가요! 양지기 양반, 저리가요. 바보하고 같이. 어서. (코린과 탓치스턴 퇴장)

[실리아] 이 시구절 들어봤우?

[로자린드] 물론이지, 들었다 뿐이겠니. 근데 보통시보다는 다리라고 할 수 있는 귀절간의 뜨임새가 제멋대로야.

[실리아] 그간 문제가 아냐. 그 다리(韻脚(운각))가 시귀절을 이끌고 갔다고 생각하면 되.

[로자린드] 그렇지만 그 다리가 절름뱅이가 돼서 시귀절을 이끌고가지 못했으니, 시 속에서 다리를 절고 있었을 뿐이야.

[실리아] 근데 시를 읽으면서 언니의 이름이 어떻게 나무에 걸리고 새겨졌는지 생각을 안 해봤어?

[로자린드] 내 이름을 처음 보고서 깜짝 놀랐지 뭐니. 이 종려나무에도 새겨있지 않니. 영혼 윤회설을 내세운 피타고라스 이래, 내가 노래의 주인공이 되여 보기는 처음이야. 그때 나는 아마 애란의 쥐새끼 였을텐데 거의 기억을 할 수 없구나.

[실리아] 이 짓을 누가 했는지 알아?

[로자린드] 남자일까?

[실리아] 언니는 갖고 있던 그 목걸이를 남자한테 주었어. 왜 안색이 변하지?

[로자린드] 그게 누군데?

[실리아] 아, 참말이지. 사모하는 사람끼리 만나기는 힘들어. 그렇지만 사이를 막았던 산이 지진 때문에 살아져 만날수도 있지.

[로자린드] 그래, 그게 누구냐 말이다?

[실리아] 이럴수가 있을까?

[로자린드] 이렇게 간곡히 부탁인데, 제발 그게 누구냐 말이다.

[실리아] 아, 이상도 하지. 이상해. 괭장히 이상하군! 하여간 이상해. 넋이 빠질 정도로 이상타!

[로자린드] 내 안색이 왜 달라질까! 내가 남자의 죠끼와 바지를 입었다고 해서 성격마저 남자가 된줄 알아? 내 호기심이 당장 풀리지 않으면 남장을 하고 있는 이몸이지만 여자의 본성이 튀여나와 울지도 몰라. 제발 그게 누군지 빨리 말해줘. 속히. 더듬는 말로도 좋으니 그 숨겨진 남자의 이름을 너의 입에서 쏟아 내봐. 목이 좁은 병에서 술이 나오듯, 한꺼번에 쏟던가, 전혀 나오지 않던가 말이다. 네 입의 병마개를 뽑아 소식이라는 술을 마시게 해다오.

[실리아] 그럼 언니는 그 남자를 언니 뱃속에 집어 넣었겠지.

[로자린드] 그분은 진짜 사람인가? 어떤 분이지? 머리는 모자를 쓸만하고 턱에는 수염이 날만한 사람인가?

[실리아] 아니, 수염은 조금밖에 없어.

[로자린드] 그분이 사의(謝意)만 표한다면 하나님께서 수염은 좀더 부쳐 줄테지. 그분의 수염이 자랄때까지 기다릴 수도 잇어. 네가 그분의 턱 모양을 빨리 알려준다면 말야.

[실리아] 씨름꾼이 뒷다리와 언니의 마음을 순시간에 정복한 젊은 올란도란 청년이야.

[로자린드] 저런 악마가 비웃겠다. 양가의 처녀답게 진지하게 얘기해라.

[실리아] 언니, 정말 그 사람이래도.

[로자린드] 올란도?

[실리아] 올란도.

[로자린드] 이 일을 어쩌나! 이 조끼와 바지를 어떻게 하지? 네가 그분을 봤을때 뭣하고 있었니? 무슨 말을 하든? 표정은 어때? 어디로 가든? 여긴 왜 왔지? 나를 찾던가? 지금 어디 있지? 너하고 어떻게 헤어졌니? 그리구 너는 언제 그분을 만나기로 했니? 한마디로 대꾸해줘.

[실리아] 먼저 거인 가르간튜어의 엄청난 입을 빌려 줘. 보통 사람의 입으로 그 많은 질문을 한꺼번에 대답할 수 없으니까. 그 까다로운 질문에 그렇다 아니다 라고 간단히 대답하기에는 교리문답보다 더 힘들어요.

[로자린드] 그분은 내가 이 숲속에서 남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씨름하던 날처럼 왕성하게 보였나?

[실리아] 애인의 질문에 답하기 보다는 햇빛에 자욱한 먼지의 수를 세는 편이 나았겠어. 내가 그분을 찾아낸 재주를 알아주고 주의해서 잘 들어봐요. 나무 밑에서 그분을 봤어. 그분은 땅에 떨어진 도토리 알 같더군.

[로자린드] 그런 열매를 떨어트렸다면 그 나무는 죠브신(神)의 나무 일거야.

[실리아] 귀부인, 내 말을 경청해.

[로자린드] 계속해.

[실리아] 나무밑에 부상당한 기사 처럼 쭉 뻗어 누워 있었어.

[로자린드] 그런 모습이 가엽지만 장소는 빛났을 거야.

[실리아] 제발, 언니 혓바닥에게 "닥쳐"라고 소리질러. 경우에 안맞게 날뛰고 있으니. 그분은 사냥꾼 옷을 입고 있었어.

[로자린드] 아, 불길해! 내 심장을 쏠려고 왔구나.

[실리아] 말끝 마다 튀여 나오는 언니의 후렴이 없어도 난 노래를 할 수 있어. 내 노래의 곡조가 깨진단 말야.

[로자린드] 내가 여자라는걸 잊었어? 생각하면 말이 나오게 마련이야. 얘야, 얘기 해줘.

[실리아] 또 후렴이야? - 가만, 그분이 오는게 아냐? (올란도와 제이퀴즈 등장)

[로자린드] 그분이야. 비켜 서서 살펴.

[제이퀴즈] 동행 해주어 고맙소. 그렇지만, 실은 나는 혼자 있기를 원했오.

[올란도] 저도 마찬가지죠. 관습상 하는 얘기지만 동행을 감사하오.

[제이퀴즈] 신의 축복이 있기를. 될수있는대로 덜 만납시다.

[올란도] 서로 모르는 사이가 되면 좋겠군요.

[제이퀴즈] 부탁입네다만, 나무 껍질에 사랑의 노래를 새기지 마세요.

[올란도] 부탁입네다만 저의 시를 서툴게 읽지 마세요.

[제이퀴즈] 애인의 이름이 로자린드요?

[올란도] 그렇습니다.

[제이퀴즈] 그 이름이 마음에 안드는데.

[올란도] 애인이 세례받을때 당신을 기쁘게 할 생각은 없었읍니다.

[제이퀴즈] 키는 어느 정도죠?

[올란도] 내 가슴팍 정도의 키죠.

[제이퀴즈] 아주 멋진 대답입니다. 혹시, 금붙이 장식공의 마누라와 친해져서 그 여자의 반지에 새겨진 격언을 읽고 유식해 진게 아닙니까?

[올란도] 아니죠. 저는 간결하게 격언으로 대꾸를 할 수 있읍니다. 당신은 벽에 걸린 양탄자에 새겨진 격언을 공부하고 질문을 던지는 모양이지만.

[제이퀴즈] 재빠른 재주군요. 당신 재치는 아타란타의 뒤축으로 만만것 같군. 같이 앉아 볼까요? 둘이서 이놈의 세상이며 우리의 불행에 대해 욕지거리나 해볼까요?

[올란도] 내 자신에 대해서면 몰라도 이 세상 누구에 대해서도 헐뜯을 생각은 없읍니다. 내 자신의 결점은 내가 잘아니까요.

[제이퀴즈] 당신의 가장 큰 결점은 사랑을 한다는 사실이요.

[올란도] 그 결점을 당신의 최선의 미덕하고 바꿀 생각은 없읍니다. 난 당신이 피곤해요.

[제이퀴즈] 사실을 말하면 나는 바보를 찾다가 당신을 만났어요.

[올란도] 바보는 물에 빠져 죽었읍니다. 물을 들여다 보세요. 바보가 보일 겁니다.

[제이퀴즈] 내 모습이 보일테죠.

[올란도] 그 모습이라는게 바보가 아니면 공(空)일테죠.

[제이퀴즈] 더이상 당신을 지체하지 않겠오. 안녕히 가시오. 착한 사랑씨.

[올란도] 떠나신다니 기쁘군요. 잘 가오. 착한 우울씨. (제이퀴 퇴장)

[로자린드] (실리아에게 방백) 건방진 종놈처럼 말을 걸어 보겠어. 이 복장으로 좀 골려 줘야겠어. - 내 말이 들리시오? 사냥꾼 아저씨.

[올란도] 잘 들려. 왜 그러시오?

[로자린드] 지금이 몇시인지 알 수 없을까요?

[올란도]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을 것이지. 숲속에는 시계가 없오.

[로자린드] 그럼 숲속에는 참다운 애인이 없다는 말이군. 애인이란 일분 마다 한숨짓고 한시간 마다 신음소리를 내 시계에 못지않게 시간이라는 느린 발거름을 쉬내 알아 낼 수 있을텐데 말이요.

[올란도] 왜 시간의 총총 걸음 이라고 하지 않소? 그래도 괜찮지 않소?

[로자린드] 아닙니다. 시간의 느리고 빠른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른법이요. 시간이 누구하고 느리고. 시간이 누구하고 빠르고 시간이 누구하고 뛰여가고 시간이 누구하고 정지하는지 알려 드리죠.

[올란도] 그럼 시간은 누구하고 빠릅니까?

[로자린드] 네, 젊은 처녀하고요. 약혼이 끝나고 엄숙한 그날이 7일 밖에 안되지만 시간의 발걸음야 그렇게 느려 당사자에겐 7년 처럼 느껴집니다.

[올란도] 시간이 누구하고 느립니까?

[로자린드] 라틴어(語)를 모르는 신부와 중풍을 앓아보지 못한 알부자. 책을 못 읽는 신부는 쉽게 잠에 빠지고 부자는 앓지를 않으니 유쾌하게 살 수 밖에요. 무식한 신부에게는 사람을 매마르게 하고 정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학문 이라는 짐이 없고 부자는 무겁고 지리한 가난이라는 짐이 없으니, 시간이 느릴 수 밖에 없죠.

[올란도] 시간이 누구하고 뛰여 가죠?

[로자린드] 교수대에 끌려가는 죄수하고요. 될수있는대로 천천히 걷지만 당사자에게는 너무나 빨리 도착한다고 느껴지니까.

[올란도] 시간이 누구하고 정지하죠?

[로자린드] 휴가중인 변호사 하고요. 재판이 시작될때 까지는 잠만자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알 수가 없죠.

[올란도] 젊은이는 어디서 살죠?

[로자린드] 양지기 누이동생 하고 변두리 숲에서요. 속치마의 슬같은 곳이죠.

[올란도] 여기 태생이요?

[로자린드] 토끼란 놈은 자기가 태여난 곳에서 사는 법이죠.

[올란도] 당신의 말씨는 이런 동떨어진 곳에서 배웠다기에는 퍽 세련된 것 같소.

[로자린드] 그런 말을 많이 하더군요. 저의 종교심이 두터운 숙보님이 말 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읍니다. 숙부님은 젊었을때 도시에서 살았는데 연애도 해본지라 구혼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죠. 숙부님은 사랑을 조심하라는 설교책을 많이 읽어 주었어요. 다행히 나는 여자로 태여나지 않아 숙부님이 대체적으로 여성의 큰 약점이라고 누누히 말씀하신 연애 때문에 마음이 약해져 고민한 적은 없읍니다.

[올란도] 그분이 여자의 큰 약점이라고 했다는데 가장 큰 것이 뭔지, 기억하고 계십니까?

[로자린드] 큰 것이란 없읍니다. 반푼짜리 동전처럼 다 비슷 비슷하죠. 한 가지만 보면 망찍하지만 딴것과 겨누어 보면 그게 그거죠.

[올란도] 제발 한 두가지 말해보시오.

[로자린드] 아뇨. 사랑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저의 치료법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숲속에 병든 사나이가 있어요. 나무 껍질에 로자린드 라는 이름을 새겨 어린나무를 못살게 해요. 산사 나무에 시 귀절을 걸고 들장미에 슬픈 노래를 걸었어요. 모두 로자린드의 이름을 찬미하는 글이죠. 이 사랑의 장사꾼을 만나면 따끔한 충고를 줄 생각입니다. 그 사람은 사랑의 열병에 걸린 것 같군요.

[올란도] 그 사람에 뒤흔들린 사람이 바로 저 올시다. 제발 치료법을 말해주시오.

[로자린드] 당신에게는 숙부님이 말한 증세가 보이지 않아요. 숙부님은 사랑에 빠진 사람을 알아 보는 방법을 가리쳐 주었어요. 당신은 등심초(燈心草)로 만든 새장속의 사랑의 포로 같지는 않군요.

[올란도] 그분이 말한 증세가 뭔가요?

[로자린드] 말라버린 뺨. 당신은 그렇지 않아요. 파랗고 푹 빠진눈. 당신 것 하고는 달라요. 얘기하기 싫어하는 마음. 당신 하고는 다르지. 수염 깎기도 귀찮고. 당신은 수염도 없군요. 미안한 말씀이지만 당신의 수염이란 보잘것 없는데 그저 막내 아들의 체면상 수입(收入) 정도로 생각하죠. 그 긴 양말에는 끈이 풀려 있어야 하고 소매 단추가 터져 있으며 구두 끈은 풀어져 있어야 하고 모든 몸가짐이 귀찮아 내버려 둔채 있어야 하는데, 당신은 그렇지가 않아요. 당신의 복장에는 빈틈이 없으니 남을 사랑하기 커녕, 자기자신을 더 사랑하고 있는 것 같군요.

[올란도] 젊은이,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당신이 믿어 주었으면 좋겠오.

[로자린드] 내가 그걸 믿다니! 내가 믿을 수 있다면 당신의 그 여인도 믿을 수 있을거요. 내 보증 하겠는데 그 여자는 고백은 안 하겠지만 쉽게 믿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여자란 항상 양심을 속여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죠. 그건 그렇고 나무에 시 귀절을 걸고 로자린드를 찬미한 사람이 바로 당신이요?

[올란도] 로자린드의 백설같은 손에걸고 맹서합니다. 그건 나요. 내가 그 불행한 사람이요.

[올란도] 근데 그 시가 말하듯 그렇게 열열히 사랑하오?

[올란도] 시로도 이론으로도 표현할 수 없죠.

[로자린드] 사랑이란 광기에 불과해요. 미친 사람은 암실에 가두어 매질을 해야 합니다. 그들이 그런 벌을 받지 않고 치료되는 이유는 이 광기는 너무나 흔해서 매질을 하는 당사자도 사랑의 병에 걸리기 때문일거요. 그러나 나는 그 병을 충고로 고칠 생각입니다.

[올란도] 그렇게 치료해 본적이 있읍니까?

[로자린드] 네, 이런 식으로 한 사람. 그 사람에게 나를 자기의 애인이라고 생각케해, 매일 나를 설득하러 오게 했죠. 나는 본래 변덕스러운 젊은이라 때에 따라 슬픈 척하고 여성답게 보이고, 싹 달라지기도 하고, 애타고 좋아하고, 건방지고 변덕스럽고, 장난하고, 천박하고, 들뜬척하고, 눈물을 줄줄 흘리고, 가득히 미소를 짓기도 했죠. 모든 이런 감정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마음에서 울어나 한 짓은 아닙니다. 남녀란 젊을 때는 다 이런 정도죠. 당장 좋았다가도 금세 싫어지고, 환대하는듯 했다가 어느듯 새침을 떼고 애타게 울다가는 금세 침을 뱉죠. 이렇게 해서 나는 그 사내를 광적인 사랑에서 진짜 미치광이로 유도 했죠. 그 사람은 시끄러운 속세를 저버리고 구석진 절간에서 살게 됫어요. 나는 이렇게 치료를 했어요. 이 방법으로 당신의 간(肝)을 순진한 양의 심장처럼 깨끗이 씻어 드리겠오. 사랑의 병든 흔적이란 전혀 없게 말입니다.

[올란도] 치료 받고 싶지 않소.

[로자린드] 치료 해드리고 싶은데요. 나를 로자린드라고 부를 매일 외양간에 와서 구애를 한다면 말입니다.

[올란도] 그리도 같이 갑시다. 가리켜 드릴테니까. 그런데 당신은 이 숲속 어디서 살고 있오? 갈까요?

[올란도] 기꺼히 동행하겠오. 젊은 분.

[로자린드] 아니죠, 나를 로자린드라고 불러요.--- 자, 동생 가보자. (퇴장)

 

[장] 三場(삼장) (숲속) (탓치스턴과 오드리 뒤에서 제이퀴즈 등장)

[탓치스턴] 자, 빨리 와, 오드리. 염소는 내가 끌고 올테니까. 어때 오드리. 나 아직 괜찮은 남자지? 내 이구김새 없는 몸매가 마음에 들지?

[오드리] 그 몸매! 하나님 맙소사! 무슨 몸매?

[탓치스턴] 내가 너와 네 양 사이에 있으니 그 가장 변덕스러우면서도 정직한 시인 오비드가, 추방된 몸으로 야만인 고스족(族)과 동거하던 격이지.

[제이퀴즈] (방백) 아! 얼토당치도 않는 지식을 남용하니, 죠브신(神)이 신전에서 초가집으로 떨어진 격이야!

[탓치스턴] 나의 명시(名詩)가 이해되지 못하고 훌륭한 재치가 조 숙한 똑똑한 아이의 호응을 받지 못할때, 이건 여인숙에서 자고 호텔값을 무는것 보다 더 큰 타격이지. 참말이지 하나님이 너를 좀 시적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

[오드리] "시적"이 뭔지 알 수 있어야지. 행동과 말이 정직한거? 참된거?

[탓치스턴] 아냐. 좋은 시 일수록 거짓말이 많아. 애인들은 시를 쓰게 되거든. 시를 통해 맹서 하지만 그건 다 거짓말이야.

[오드리] 그럼 하나님이 시적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바래요?

[탓치스턴] 물론이지. 너는 나한테 맹서 할테지. 근데 네가 시인이라면 말은 그렇게 하겠지만 그건 거짓이야 하고 말할 수 있는 희망도 생긱 수 있어.

[오드리] 내가 정직하면 안되나요?

[탓치스턴] 안되지. 네 얼굴이 못 생겨먹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예쁜데다 정직해봐. 설탕에다 꿀을 치는 격이 되니까.

[제이퀴즈] (방백) 바보지만 생각은 있어!

[오드리] 뭐, 난 예쁘지도 안아. 그러니 제발 정직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탓치스턴] 그렇지. 못생긴 잡년에게 정직을 준다는건 더러운 접시에 맛있는 고기를 담는 격이야.

[오드리] 나 잡년은 아니예요. 하나님 덕분에 못생기는 했지만.

[탓치스턴] 그래 못생겼으니 하나님께 감사나 드리렴! 차차 잡년기가 들테지. 그건 어떻던지 간에 나는 너와 결혼을 한다. 그래서 이웃동니에 사는 목사님 올리버 카텍스트경(卿)을 찾아갔어. 바로 이자리에서 만나 우리를 부부로 짝지어 준다고 약속했어.

[제이퀴즈] (방백) 이 모임을 노칠수야 없지.

[오드리] 아! 하나님이 주신 기쁨이야!

[탓치스턴] 아멘.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이 계획에 주저할텐데. 여기엔 숲이 있을뿐 교회도 없고 뿔달린 짐승외엔 청중도 없어. 그럼 어떼? 용기를 내자. 뿔이란 흉한 물건이지만 필요한거야. 옛말에 "사람이란 재산의 한계를 모른다"라고 했겠다. 옳은 말이야! 사람이란 좋은 뿔을 많이 갖고 싶어 한단 말야. 그래 뿔은 마누라의 치참금 격이지 내것은 아니니까. 뿔이나? 그래 가난뱅이만 뿔을 갖나? 아니지 아냐. 고상한 사슴도 약한 사슴 못지않게 멋진 뿌리가 있어. 독신자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지. 성벽으로 잘 방어된 도시가 시골 부락보다 더 나았듯이 장가 간 사람의 뿔이 난 이마가 독신자의 빈 이마 보다는 훨씬 양광스럽지. 견고한 방어태세가 없는것 보다는 나았듯이 뿔이 있는 편이 없는것 보다는 값지거든. 올리버경이 오신다. (올리버 마텍스트경 등장) 올리버 마텍스트경, 잘 오셨읍니다. 이 나무 밑에서 식을 올릴까요. 교회에 같이 갈까요?

[올리버경] 신부를 넘겨줄 분은 없읍니까?

[탓치스턴] 이 여자를 선물 받듯이 넘겨받기는 싫습니다.

[올리버경] 넘겨줄 분이 없으면 결혼은 성립되지 않소.

[제이퀴즈] (앞으로 나와) 시작해요. 시작, 내가 그역을 하죠.

[탓치스턴] 좋습니다.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안녕하시오? 아주 잘 만났읍니다. 일전에 만나뵤죠. 반갑습니다. 이 식이 장난 같지만 - 모자를 쓰시지요.

[제이퀴즈] 결혼 할거요. 얼룩무늬?

[탓치스턴] 소에는 멍에, 말에는 재갈, 매에는 방울을 달듯이 남자에게도 여편네가 붙어야죠. 비둘기가 입을 맞추듯, 우리도 짝을 맞춰야죠.

[제이퀴즈] 그런데 교육도 받은 인품같은데 거지처럼 숲속에서 결혼을 해? 교회에 가서 참다운 결혼이 무엇인지를 아는 목사를 구하게. 저 친구는 널판지를 붙이듯 자네들을 붙일 생각이야. 그렇게되면 너희들 중의 하나가 쪼그라들어 생나무 뒤틀리듯 파탄이야.

[탓치스턴] (방백) 다른 사람보다는 이 목사에게 결혼을 부탁하고 싶어. 어차피 정식 결혼은 안 시켜줄테니까. 정식 결혼이 아니면 후에 여편네를 내 쫓을 때 좋은 구실이 되거든.

[제이퀴즈] 같이 갑세. 충고할 일이 있으니.

[탓치스턴] 가자 예쁜 오드리. 안녕히 가세요 올리버경. 아니 - 아 착한 올리버 아 용감한 올리버 나를 버리지 마세요. 가 아니지. 꺼져 버려. 가란 말야. 네 손엔 장가 들지 않겠어. (제이퀴즈 탓치스턴 그리고 오드리 퇴장)

[올리버경] 상관하지 말자. 저런 엉터리같은 바보가 모욕한들 목사직에서 나를 내쫓지는 못하니까 (퇴장)

 

[장] 四場(사장) (숲속) (로자린드와 실리아 등장)

[로자린드] 아무 말도 하지마. 울고 싶어.

[실리아] 실컨 울어봐. 그렇지만 눈물이란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상식은 잊지마.

[로자린드] 울만한 이유가 없단 말이니?

[실리아] 찾으려면 이유야 많겠지. 그러니 울어봐.

[로자린드] 그분의 머리칼은 바람둥이 같은 색갈이야.

[실리아] 유다의 머리칼 보다 더 붉어. 그러니 그분의 키쓰는 유다의 키쓰 보다 더 거짓이 많을거야.

[로자린드] 사실이지 그분의 머리칼은 훌륭한 색갈이야.

[실리아] 멋진 색갈이지. 밤(栗(율))색 보다 좋은건 없으니까.

[로자린드] 그분의 키쓰는 미사때 받는 빵의 맛처럼 신성해.

[실비아] 그분은 달의 여신 다이아나가 내버린 입술을 사왔어. 순결의 상징인 윈타교파(敎派)의 수녀의 키쓰도 그분것 보다는 신성치 못해. 그 키쓰에는 어름짱 같은 정숙이 담겨 있어.

[로자린드] 근데 오늘 아침 온다고 약속한 사람이 왜 안 오지?

[실리아] 분명 그분은 성실치 못해.

[로자린드] 그렇게 생각해?

[실리아] 그래. 그사람 소매치기나 말 도둑은 아닐거야. 그렇지만 사랑의 진실이라는 면에서는 뚜껑이 덮힌 술잔이나 벌레가 파먹은 밤알 처럼 속이 뻥 뚫여 있을걸.

[로자린드] 사랑에는 진실치 못해?

[실비아] 그래. 사랑을 할때는. 그렇치만 그분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지 않아.

[로자린드] 너는 그분이 사랑을 했다고 맹서한 말을 들었어.

[실리아] '했다'는 '한다'가 아니야. 뿐만이 아니라 애인의 맹서란 술집 하인이 말하는 술값계산 처럼 애매하지. 두쪽이 다 가짜 계산(計算)을 우겨 대니까. 그분은 이숲속에서 언니 아버지를 모시고 있어.

[로자린드] 어제 아버지를 만나 얘기를 많이 했어. 나의 신분을 묻기에 당신에 못지않게 훌륭하다고 했더니 웃으며 가 보라고 하셨어. 그렇지만 아버지 얘기를 해서 뭣해? 올란도 같은 분이 있는데.

[실리아] 아! 멋있는 분이야! 멋진 시를 짓고 멋진 말을 하고. 멋진 맹서를 했다가 멋지게 깨 버리지. 그것도 두 조박으로 애인의 가슴을 가로 찌르지. 마치 서투른 기사가 한쪽으로만 박차를 가해 말을 몰고 가다 맹낭한 바보처럼 창을 꺾듯이 말야. 그렇지만 혈기가 뛰고 어리석음이 이끄는 일은 다 멋진 거야. - 누가 오는데? (코린 등장)

[코린] 아가씨! 도련님. 두분께서는 불평하던 저 목동에 대해 가끔 물으셨읍니다. 저 하고 잔듸에 앉아 애인인 그 거만하고 모욕적인 양지기 처녀를 칭찬하든 젊은이 말입니다.

[실리아]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떻다는 거지?

[코린] 참사랑에 얼굴이 창백해진 사람과 멸시와 거만한 모욕으로 얼굴이 붉게 타고있는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연극을 보시고 싶거든 잠시 그리로 갑시 그리로 갑시다. 제가 모시겠어요. 보고싶으시면 말입니다.

[로자린드] 좋아요. 같이 갑시다. 애인들의 모습을 보면 나같이 사랑에 빠진 자는 위안을 받으니까. 그 장소로 안내해줘. 나도 그 연극에서 중요한 역을 할거야.

 

[장] 五場(오장) (숲속의 다른 장소) (실비어스와 휘비 등장)

[실비어스] 아름다운 휘비, 나를 멸시하지 마. 제발 휘비. 사랑을 안는다고 해도 좋으니 그렇게 가혹한 말은 하지마. 죽음의 광경을 많이 보아 마음이 마비된 사형집행인도 초라하게 내미는 죄인의 목을 당장 도끼를 찍지 않고 우선 미안하다고 한다는데. 핏방울로 먹고 사는 사람 보다 더 가혹할수가 있어? (로자린드. 실비아 그리고 코린이 뒤에 등장)

[휘비] 네 사형집행인이 될 생각은 없어. 나는 도망가는 거야. 너를 해치기 싫으니 말야. 내 눈에는 살기가 등등 하다고 말했지? 그럴거야. 가능한 일이지. 약하고 보들보들 해서 조금만 먼지가 붙어도 겁이나서 문을 닫는 눈을 폭군 백정 살인자라고 부른다니! 자, 있는 힘을 다해 너를 노려 보겠어. 내 눈에 상처를 줄수 있는 힘이 있다면 당장 너를 죽일 수 있을거야. 기절 하는척 해봐. 뒤로 자빠져 봐. 창피하다 창피해. 이 짓을 못하겠다면, 거짓말이다. 말아. 내 눈에 살기가 등등하다니! 자, 내 때문에 입었다는 상처를 보여줘. 바늘 끝으로 조곰만 할퀴어도 상처는 나는 거야. 골풀 위에 잠간 기대여도 풀닢에 눌린 자리가 잠시 손바닥에 남아 있는 법이야. 너를 쏘아보는 내 눈인데도 너는 상처가 없어. 사람을 해칠만한 힘이 우리 눈에는 있을 수 없는거야.

[실비어스] 오. 휘비. 언제이건 - 가까운 장래에 - 어떤 젊은 남자의 싱싱한 뺨을 보고 사랑의 힘에 사로 잡힐 때가 있을거야. 그 때가 되면 사랑의 예리한 활촉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너에게 남긴다는걸 알 수 있을거야.

[휘비] 그러니 그때가 올때까지, 내 곁에 오지마. 그때가 오면 나를 비웃어 괘롭혀. 동정은 하지마. 나도 그때까지는 너를 동정하지 않을거야.

[로자린드] (앞으로 나와) 자, 말을 좀 해봐. 어떤 어머니 배에서 태여났기에 이 불쌍한 사람을 다구쳐 멸시하고 잘난 척 하는가? 미인이라고는 할수 없겠지만 - 그렇지 잠자리에 들 때 촛불이 필요없을 정도의 미인도 못되는 주제에 - 어쩌면 그렇게 건방지고 매정한가? 왜 이러지? 왜 나를 뚜러지게 보지? 내 눈에는 네가 보통 팔리는 기성품 정도로 밖에 안 보여. 하나님 맙소사. 이 여자가 내 눈도 유혹 할려는것 같아! 천만에, 건방진 처녀, 나를 유혹할 생각일랑 집어치워. 그먹물 같은 눈섭, 새까만 명주실같은 머리카락, 구술 같은 눈알, 우유빛 같은 뺨 정도를 가지고 내 마음을 유혹해 너에게 무릎을 굽혀주기를 바라지 말게. 바보 같은 목동. 안개낀 남풍 모양 바람과 빗물을 일으키면서 뭣때문에 이 여자를 쫓아 다니지? 당신은 이 여자보다 천배는 더 잘 생겼어. 이 세상에 쓸모없는 애들을 잔뜩 쏟아 놓는것은 너희들 같은 바보들이야. 저 여자가 잘난척 하는 것은 저여자가 들고다니는 거울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이야. 자네의 칭찬 때문에 자기의 용모가 거울을 볼 때 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거야. 색시, 자기자신을 알아야지. 무릎을 꿇고 단식이나 하면서 착 한 남자의 사랑을 하나님께 감사해. 색씨에게 우정에 찬 충고를 해야겠어. 임자가 있을때 파는거야. 너는 어떤 시장에서도 팔릴 물건감이 못되. 이사람한테 용서를 빌고 사랑을 해. 청을 받아 드리는거다. 못생긴 주제에 남이 못생겼다고 비웃는것 처럼 꼴불견은 없는법이야. 그러니 이 여자를 데리고 가. 잘 가게.

[휘비] 젊은 분, 제발 일년 계속해 욕을 해주세요. 이 사람이 구애하는것 보다 젊은이의 꾸지람을 더 듣고 싶어요.

[로자린드] 이 남자는 너의 못생긴 얼굴에 반했고 이 여자는 나의 노여움에 반한것 같은데. 그렇다면 여자가 너에게 얼굴을 찌푸리기가 무섭게 나는 가혹한 말로 이 여자를 욕해 주겠다. - 왜 나를 뚫어지라 하고 보지?

[휘비] 당신이 미워지지 않으니까요.

[로자린드] 제발 나한테 반해버리지 말게. 술먹고 하는 맹서보다 더 거짓이 많은거이 나니까. 뿐인가 나는 너를 좋아하지않네. 내 집을 알고 싶거든, 요 옆 오리브 나무숲에 있으니까. 동생 가볼까? ---목동. 악착같이 설득해봐--- 얘야 가자. ---여인. 그분을 좀 친절히 대해 줘. 그리고 잘난척 하지 말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눈이 있지만 저 남자 처럼 당신을 비뚤어지게 보는 눈은 처음 봤어. 자, 양떼가 있는대로 가자. (로자린드. 실리아 그리고 코린 퇴장)

[휘비] 고인이 되신 전원시인(田園詩人) 크리스토퍼 말로오여, 당신의 명 구절의 진리를 이제야 깨달았오. 사랑한 자, 그 누가 첫눈에 사랑하지 않은 자 있으리!!

[실비어스] 아름다운 휘비 -

[휘비] 뭐라고 했지, 실비어스?

[실비어스] 아름다운 휘비, 내 생각을 해줘.

[휘비] 착한 실비어스, 정말 미안해.

[실비어스] 미안하다고 하면 위안이 생기겠지. 사랑에 빠져 슬퍼하는 나의 모습이 미안 하다면 너의 미안한 생각과 나의 슬픔에 같이 사랑을 줄때 두가지는 다 살아지는거야.

[휘비] 너는 나의 사랑을 차지했으니 이만하면 다정한 편이 아닌가?

[실비어스] 부부가 되고 싶어.

[휘비] 저런, 그건 탐욕이야. 실비어스, 너를 미워했던것은 이미 과거야. 그렇다고 해서 지금 사랑하고 있는것은 아냐 그렇지만 너는 사랑의 얘기가 능숙하니까, 이전에는 같이 있는게 화가 났지만 이제부터는 참아 줄거야. 부탁할일도 있을테지. 그렇지만 부탁 받았다는 사실에만 만족하지. 그 이상의 보수를 바래서는 않되.

[실비어스] 나의 사랑은 순진하고 완전하고 네 사랑에 굶주리고 있기 때문에 추수를 하는 사람의 뒤를 따라 떨어진 이삭을 주을수만 있어도 나로서는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겠어. 쓰다 남은 웃음 조각이라도 던져주면 나는 그걸 바라고 살아 나가겠어.

[휘비] 방금 나한테 얘기한 젊은 남자를 알고 있어?

[실비어스] 잘 모르지만 가끔 만났지. 나이 많은 농부가 소유했던 움막집하고 목장을 샀어?

[휘비] 아는가 물었다고 해서 그사람을 사랑한다고는 생각치마. 토라진 소년에 불과하지만 말은 잘하더라. 내가 그 말하고 무슨관계가 있어? 그렇지만 듣노라면 즐거워지니 괜찮지뭐. 귀엽게 생겼어 - 많이 귀엽지는 않지만. 그러나 너무 도도 하더군. 하기야 그 도도한것이 어울려. 미남으로 자라날걸. 제일 좋은건 그 사람 얼굴이야. 그 혓바닥놀림에 화도 나지만 눈을 보면 어느새 화가 갈아안자. 키는 별로 크지 않지만 나이에 비해선 큰 폭이지. 다리는 그렇고 그렇지만, 괜찮은것 같구. 입술은 얼마나 예쁘고 빨간지. 뺨의 복합색 보다는 좀 더진하고 광채나는 빨간 색이었어. 진짜 빨간 색하고 다마스크 장미빛 색의 중간이라고나 할까? 실비어스 여자들이 나처럼 그 사람을 뜯어 보았다면 그 사람한테 반해 버렸을거야. 나로서는 그 사람을 사랑도 않고 미워도 안해. 그렇지만 사랑하기 보다는 미워할 이유가 더많아. 뭣때문에 나를 꾸짖었어? 내 눈이 깜하다 머리가 깜하다 했는데 이제 생각하니 나를 멸시한거야. 왜 그때 대꾸를 안했는지 모르겠네. 그렇지만 그건 문제가 아냐. 그대로 둔다고 해서 용서하는 것은 아니니까. 좀 비꼬는 편지를 써야겠는데 그분한테 전해주겠지, 실비어스?

[실비어스] 휘비, 여부가 있겠나.

[휘비] 당장 써야겠어. 할말은 머리에도 마음에도 가득 차 있으 니까. 그 사람한테는 가혹하고 무례해야겠어. 자, 가자 실비어스. (퇴장)

 

 

[막] 第(제)四(사)幕(막)

[장] 一場(일장) (숲속) (로자린드 실리아 그리고 제이퀴즈 등장)

[제이퀴즈] 여보, 미남자, 좀 사귀어 봅시다.

[로자린드] 듣자니 당신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라고 하던데.

[제이퀴즈] 그렇소. 웃기 보다는 그쪽을 더 즐깁니다.

[로자린드] 어느쪽이건 국단적이면 미움을 사고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술 주정뱅이 이상으로 미움을 받는수가 있죠.

[제이퀴즈] 슬퍼하고 말을 안는 편이 나았읍니다.

[로자린드] 그럼 말뚝이 되는 편이 나았겠군.

[제이퀴즈] 나의 우울증은 학자의 그것은 아닙니다. 그건 질투지. 음악가의 그것도 아냐. 그건 공상이야. 궁신의 그것도 아니지. 그건 거만이지. 군인의 그것도 아니고. 그건 야심이야. 법률가의 그것도 아니야. 그건 정략이야. 부인의 그것도 아니지. 그건 괴팍스러운거야. 애인의 그것도 아니고. 그건 이제 말한걸 다 합친거야. 나의 우울증은 내 특유의 것이야. 여러가지 것에서 여러가지 요소를 뽑아 내 만든것이라는 말이요. 즉 그건 내 많은 여행을 통해 얻은 수많은 명상을 가끔 추억하므로서 발생한 가장 즉흥적인 슬픔이라는 말이요.

[로자린드] 여행을 많이 했다! 그럼 우울해질만도 하군요. 남의 땅 을 구경하기 위해 자기 땅을 팔았겠군요. 많이 보았으니 주머니는 빈 털털이고. 즉, 눈은 부자인데 수중은 무일푼이란 말이요.

[제이퀴즈] 그래, 경험은 많이 넓혔오.

[로자린드] 근데 그 경험이 당신을 우울하게 만들었군요. 나 같으면 경험을 얻어 슬퍼하기 보다는 차라리 바보를 얻어 재미있게 지내겠오. 그런 일을 감수하며 여행을 하다니! (올란도 등장)

[올란도] 안녕하시오. 귀여운 로자린드.

[제이퀴즈] 이런, 잘들계시오. 무운시(無韻詩)가 튀여나오는 꼴을 보니! (제이퀴즈 퇴장)

[로자린드] 잘 가시요. 여행자 선생. 말을 할때 체하는 발음을 하고, 낯선 옷을 걸치고 모국의 장점을 헐뜯고 이 나라에 태어난걸 싫어하고 이런 얼굴을 물려받았다고 신을 꾸짖어 보시오. 그렇지 않고서야 외국에서 곤도라를 타보았다는걸 믿을 수 있겠나. - 아, 이게 어찌된 일이요. 올란도! 여태껏 어디에 있었오? 사랑을 한다고? 또 그런 거짖말을 할려거든 다시는 내옆에 나타나지 마시오.

[올란도] 아름다운 로자린드. 약속한 시간보다 불과 한시간밖에 안늦었오.

[로자린드] 사랑의 시간을 한시간밖에 안늦었다. 일분을 천 토막으로 쪼개놓고 그 천분의 일의 시간이라도 사랑의 약속에서 어기는 사람은 큐피트의 화살이 어깨를 스쳐갈뿐 심장은 안전하겠지요.

[올란도] 용서 하시오. 로자린드.

[로자린드] 않되오. 그렇게 느림보가 될려거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시오. 차라리 달팽이의 구애를 받는 편이 좋겠군.

[올란도] 달팽이의?

[로자린드] 그렇소, 달팽이 말이요. 달팽이는 느리지만 머리에 집을이고 오니까. 좋은 재산이지. 당신은 여자한테 그런 예물은 줄수 없을 겁니다. 뿐인가요, 달팽이는 자기 운명까지 질머지고 오거든요.

[올란도] 그게 뭔데요?

[로자린드] 뿔 말이요. 당신들이 아내들로 부터 얻어 내는거 말입니다. 재산뿐만아니라 달팽이는 뿔을 단단히 준비하고와 자기 아내가 욕먹는 것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말입니다.

[올란도] 정숙한 여인은 남편 이마에 뿔이 나오게 하지 않읍니다. 우리 로자린드는 정숙합니다.

[로자린드] 내가 당신의 로자린드인데.

[실리아] 마음에 뇌끼니까 오빠를 그렇게 부르겠지만, 오빠보다 더 예쁜 로자린드가 딴곳에 있을거예요.

[로자린드] 자, 나한테 구애를 해봐요. 지금 유쾌해서 쉽게 응할수 있을것 같아. 자, 무슨 말을 하겠오. 내가 당신의 바로 그 로자린드라면은?

[올란도] 말에 앞서 키스를 하겠읍니다.

[로자린드] 아니지, 먼저 얘기하는게 좋을거요. 할 얘기가 없어 어색할때 키스할 기회가 생길겁니다. 훌륭한 웅변가는 말이 막히면 침을 뱉읍니다. 애인들도 말이 막히면 - 신이여 우리를 살펴 주시오 - 키스를 하는것이 가장 영리한 방법이겠죠.

[올란도] 키스를 거절당하면 어떻하죠?

[로자린드] 그럼, 애골하게 될것이고, 이런 사이에 새 얘기꺼리가 또 생기게 마련이지.

[올란도] 사랑하는 애인 앞에서 얘기꺼리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로자린드] 그럼요. 내가 당신의 애인이라면 당신도 그꼴 일겁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여자는 괭장히 얌전은 하지만 머리가 비였다는 말을 들을 테니까.

[올란도] 그럼 내 구애는 어떻게 되오?

[로자린드] 구애를 받지않고 구애하는것은 좋지만, 당신의 로자린드가 아니요?

[올란도] 그렇다고 말하는 자체가 기쁩니다. 로자린드의 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니까.

[로자린드] 그럼 로자린드를 대신해 당신을 받아 드릴 수 없다고 말하겠오.

[올란도] 그럼 나는 당사자로서 죽읍니다.

[로자린드] 않됩니다. 대리자를 죽게 하시오. 천지 개벽 이래 육천년이 되지만 여태것 자기자신이 죽은 사람은 없읍니다. 이를테면 사랑때문에 말입니다. 투로이러스는 크레시다를 사랑해 이전에는 죽을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그 사람은 희랍인의 철봉에 골통이 박살나 죽었어요. 그런데도 애인의 표본이 됐읍니다. 히로와 사랑에 빠진 리안더도 히로가 여승이 되기는 했지만, 무더운 여름철밤이 아니었더 라면 좀더 오래 살수 있었을 겁니다. 이 청년은 헬레스폰트에서 해수욕을 하고 있었는데 그만 몸에 쥐가 나서 빠져 죽었어요. 그런걸 당시의 바보같은 전기작가들이 세스토스의 여승 히로의 사랑때문에 죽었다고 했는데 모두 거짓말 입니다. 사람이란 해가 지나면 죽고 구데기의 밥이 되지만 사랑때문에 죽은 사람은 없어요.

[올란도] 진짜 로자린드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지는 않군요. 왜냐하면 나는 그 처녀가 이맛살만 찌푸려도 죽을것 같으니까요.

[로자린드] 천만에, 파리 한마리 안 죽을겁니다. 자, 이제부터 내가 좀더 마음에 드는 성격의 로자린드가 되여 줄테니까, 원하는것을 청해보시오. 받아 줄테니까.

[올란도] 그럼 나를 사랑해주시오, 로자린드.

[로자린드] 물론이죠. 일년 열두달.

[올란도] 그리고 나를 남편으로 맞아 주겠오?

[로자린드] 물론 당신같은 사람 수무명이라도.

[올란도] 뭐라고 했죠?

[로자린드] 당신은 좋은 분이 아뇨?

[올란도] 그렇기를 바랍니다만.

[로자린드] 그럼 좋은 물건을 많이 바래서 나쁠것이 없겠지요? 자, 동생, 네가 목사가되서 주례를 해다오. - 손을 내게 줘요, 올란도 - 얘야, 어떠니?

[올란도] 부탁이니 식을 올려 주세요.

[실리아] 예식에 쓰는 말을 몰라.

[로자린드] 이렇게 말해야되. "올란도 그대는 -"

[실리아] 계속해. - 올란도 그대는 이 로자린드를 아내로 맞이 하겠는가?

[올란도] 네.

[로자린드] 그렇지만 언제?

[올란도] 물론 당장이지. 아가씨가 식을 끝내는 즉시.

[로자린드] 그럼 당신은 이렇게 말해야되. "로자린드, 나는 그대를 아내로 맞이 한다."

[올란도] 로자린드, 나는 그대를 아내로 맞이한다.

[로자린드]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를 아내로 택하는가 묻고도 싶지만. 그만 두겠소. 올란도 그대를 나의 남편으로 맞이한다. 신부가 주례보다 먼저 말을 해버렸네. 여자의 생각이란 행동보다 앞서서 뛰니까.

[올란도] 모든 생각이 다 그렇죠. 날개가 달려 있으니까.

[로자린드] 자, 여자를 아내로 맞이 했는데 얼마동안이나 같이 살예정이요?

[올란도] 영원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로자린드] "영원히"라는 말은 빼고 "하루"라고 하세요. 않되지 않되, 올란도, 사내란 구애할 때는 4월이지만 장가 들면 12월이야. 처녀는 처녀 일때는 5월이지만 그러나 아내가 되고나면 하늘이 변해요. 나의 질투는 샘이 많은 바바리 지방의 숫비둘기가 암놈에게 보이는것 보다 더 하고, 비가올때 떠드는 앵무새 보다 더 큰소리를 내고, 신기한 물건이라면 원숭이보다 좋아하고, 욕심은 잔나비보다 더 변덕스러울 겁니다. 분수대에 붙어 있는 다이아나상(像)처럼 이유도 없이 물을 뿜듯 울어댈겁니다. 그것도 당신이 유쾌한 기분일때 말입니다. 시끄러운 하야나 되지처럼 웃어댈거예요. 당신이 잠이 들려고 할 때만 골라서요.

[올란도] 내 진짜 로자린드도 그럴까요?

[로자린드] 물론, 나하고 똑 같을거야.

[로자린드] 그렇지만 그 사람은 영리하니까.

[로자린드] 영리하니까 그런 꽤가 생기겠죠. 영리한 여자일수록 제멋대로니까. 여자의 꽤를 방안에 가두어 보시오. 창 틈으로 빠져나갈겁니다. 창문을 닫으면 쇠구멍으로 나가고 구멍을 메우면 굴뚝을 따라 연기와 함께 빠져 나갈겁니다.

[올란도] 그런 꽤를 가진 여자를 아내로 삼는 남편은 "잔꽤야 이번에는 어디가지?" 하고 늘 말해야겠군.

[로자린드] 아니죠. 그 말은 당신 아내의 꽤가 이웃집 남자의 이부자리로 갈려고 할때나 하시오.

[올란도] 그럴때 여자는 무슨 꽤로 변명을 할까요?

[로자린드] 아! 당신을 찾으로 갔읍니다. 라고 하겠지요. 여자의 혀바닥을 떼노면 몰라도 여자는 대꾸를 못해 곤난을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자기의 잘못은 남편에게는 애를 기르게 해서는 않되요. 애들을 바보로 기를 테니까요.

[올란도] 로자린드 두시간쯤 자리를 떠야겠오.

[로자린드] 엄마나, 여보, 두시간이나 떨어져있다니!

[올란도] 공작의 연회에 참석해야 하오. 두시까지는 돌아오겠오.

[로자린드] 좋아요. 가고 싶은데로 가요. 그럴줄 알았다니까요. 내 친구들이 그정도는 다 얘기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거짓 혓바닥을 놀려 나를 정복하고 나서 이러니 저러니. 이 세상에서 나라는 인간 하나가 더 버려질 뿐이야. 죽음이 있을뿐이지! 약속한 시간이 두시요?

[올란도] 그렇소. 로자린드.

[로자린드] 진정으로 그리고 진실하게 신의 도움을 빌려 파약(破約)이 없는 여러 서약에 맹서하거니와, 만약 당신이 약속을 한치라도 어기거나 약속시간의 일분이 늦어도 나는 당신을 가장 초라한 파약자, 가장 허풍떠는 애인, 로자린드라고 부르는 여자에게는 맞지도 않는 믿음성없는 거친 무리 중에서 뽑아낸 가장 가치없는 사내라고 생각하겠오. 그러니 힐책을 기억하고 약속을 지키시오.

[올란도] 당신이 진짜 로자린드라 해도 이 이상은 못한다 할 정도로 약속을 충실이 지키겠오. 그럼 안녕히

[로자린드] 시간이란 모든 이런 범법자들을 심사하는 오래된 법관이니 시간으로 하여금 시험토록 합시다. 잘 가세요. (올란도 퇴장)

[실리아] 언니는 사랑을 재잘대며 여성을 철저히 비난했어. 그 조끼와 바지를 머리위로 끌어올려 이 새는 자기의 둥지를 스스로 파괴했다고 만 천하게 공개해야만 직성이 풀리겠어.

[로자린드] 아! 애야 애야, 귀엽고 작은 사촌아, 내 사랑의 깊이가 몇척 깊히인지 너는 모를꺼야! 알수가 없을거야. 내 사랑은 저 포르트갈만 처럼 밑을 알수 없을 정도로 깊어.

[실리아] 라기 보다는 밑이 빠졌겠지. 애정을 부어 넣기가 무섭게 새여버릴테니까.

[로자린드] 아냐. 비너스의 못된 아들 큐피드에게 나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가 판단케 해봐. 우울증이 종자가 되고 변덕증이 잉태케하고 광기가 나아준 그 놈 말이야. 자기의 눈이 멀었으니까 남의 눈을 해칠려는 그 눈 먼 악당소년에게 물어보란 말야. 이리아나. 올란도의 얼굴은 보지않고서는 못배겨. 그늘 길에 찾아 들어 그분이 올때까지 한숨이나 쉬고 있겠어.

[실리아] 그럼 난 잠이나 자겠어. (퇴장)

 

[장] 二場(이장) (숲속) (제이퀴즈 귀족들 그리고 사냥꾼들 등장)

[제이퀴즈] 사슴을 죽인 사람이 누굽니까?

[귀족] 바로 제가 올시다.

[제이퀴즈] 로마의 개선장군 처럼 이분을 공작께 안내합시다. 승리의 화환처럼 사슴의 뿔을 이분 머리에 올려놓면 어울리겠오. 사냥꾼, 이런 경우에 알맞는 노래는 없을까?

[사냥꾼] 있읍니다.

[제이퀴즈] 불러보게나. 곡이 어떻던 관계 없어. 소리만 크면 되니까.

[사냥꾼] 사슴을 잡아서 뭣을 얻었나? 가죽 껍데기와 달고다닐 뿔 노래하며 집으로 모셔. (모두 이 후렴을 같이 부른다.) 머리에 붙은 뿔을 창피해 마라. 태어나기전에 있은 장식인데 아버지의 아버지도 그걸 부쳤다. 너의 아버지도 그걸 붙이고. 뿔, 뿔 힘도 세다 뿔. 부끄러운 웃음거리 아니라네. (퇴장)

 

[장] 三場(삼장) (숲속) (로자린드와 실리아 등장)

[로자린드] 어떻게 생각해? 두시가 넘지 않았니? 근데 올란도 다른 사람 많이도 왔다!

[실리아] 분명 참사랑에 고민해 활과 촉을 둘러메고 나갔다가, 잠이 들었을꺼야. 저기 봐, 누가 오네. (실비어스 등장)

[실비어스] 미남 총각님, 나의 착한 휘비가 이걸 드리라고 하기에 심부름 왔읍니다. 내용이 뭔지 모르지만 이 편지를 쓸때의 심각한 표정이며 초조한 행동으로 보아 거친 글귀가 당겨 있을것 같습니다. 미안 합니다. 나야 뭐 죄없는 심부름꾼에 불과하죠.

[로자린드] 인내(忍耐) 그자체도 이 편지를 보면 놀라 미친듯 소리지를 걸세. 이걸 참을 수 있을거야. 여자얘기가 나는 못 생겼고 예의도 없다는거야. 내가 건방지고. 남자 의 수가 불사조 처럼 희귀하다 한들 나 같은건 사랑할 수 없다는군. 하나님 굽어 보소서! 나는 그 여자에게 사냥터의 토끼만큼도 관심이 없는데. 나한테 왜 이런 글을 썼을까? 그렇지. 목동. 이건 자네가 꾸며낸 편지야.

[실비어스] 아닙니다. 무슨 말씀을. 내용도 몰라요. 휘비가 썼다니까요.

[로자린드] 이것봐. 자넨 바보야. 자네는 사랑에 환장해, 갈때까지다 간 신세야. 그 여자의 손을 봤는데, 가죽 손이야. 거무틱틱한게 나는 그 색시가 장갑을 끼고 있는가 했는데, 진짜 손이더군 그래. 부엌데기 손이었어. 그러나 이런것은 관계 없는 일이야. 그런 여자가 이런 글을 썼을리 없어. 남자의 착상이고 남자의 필적이야.

[실비어스] 그 사람이 썼다니까요.

[로자린드] 이렇게 거칠고 잔혹한 문구가 어디 있담. 싸움을 걸어오는 문구야. 나한테 대들었어. 터키족이 기독교인한테 대들듯이. 여자의 착한 머리에서 이렇게 극단적인 말투의 생각이 흘러 나왔을까. 무식한 깜둥이 수작이야. 깜둥이 얼굴보다 더 새깜한 글이야. 좀 들어보겠나?

[실비어스] 들어봅시다. 아직 못들었으니까요. 휘비의 잔인한 말을 너무 많이 들어 온 터이기는 하지만.

[로자린드] 그 여자가 나한테도 같은 말을 퍼 부었어. 폭군의 글을 들어봐. (읽는다) "그 모습을 목동으로 변한 신이여. 어찌자고 처녀의 마음을 태우십니까?" 여자가 이렇게 욕설을 해?

[실비어스] 그게 욕설입니까?

[로자린드] "신성한 자리 버리시고 여자의 마음을 왜 어지럽힙니까? 이런 욕설 들어봤어? "사내의 눈이 나를 유혹한들 그 눈에 마음의 상처 입은적 없네." 내가 짐승이야 상처를 주게 - "그대의 빛나는 조소에 찬 눈은 나에게 연성을 이르키는 힘이 있으니 부드럽게 나를 보는 그 눈빛에 몸 담을 곳 없는 나의 마음 그대 나를 꾸짖을 때 사랑을 했오. 그러니 기도를 하시면 어떻게 될까! 내 사랑을 그대에게 전하는 심부름꾼은 내 마음의 사랑을 모르고 있오. 그대의 마음을 봉해 이사람 편에 보내시오. 그대의 젊음과 인자함으로 진정한 애정과 저의 모든걸 받아주시옵서. 심부름꾼을 통해 저의 사랑 거부하시면 이 몸은 죽을 방법 생각하겠오."

[실비어스] 이게 욕하는 글 입니까?

[실리아] 불쌍한 목동!

[로자린드] 이 사람을 동정해! 아냐, 동정의 가치가 없어. - 이런 여자를 사랑한다고? 자네를 도구로 이용해 거짓행동이나 하는데. 더 참을 수 없어! 자, 그 여자한테 돌아가. 자네는 사랑에 미쳐 길든 강아지가 됫어. - 이렇게 전해주게. 나를 사랑한다면 너를 사랑하라고. 싫다면 나도 그 여자가 필요없어. 자네가 그러지 말라고 간청하면은 또 몰라도 자네가 진짜 애인이라면 아무 말 말고 돌아가게. 사람이 오는데. (실비어스 퇴장. 올리버 등장)

[올리버] 안녕 하시우. 실례합니다. 이 숲 근방에 오리브 나무로 울타리를 한 양지기 움막이 있다는데, 가리켜 줄수 없을까요?

[실리아]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바로 골짜기가 나오죠. 졸졸 흐르는 냇가에 버드나무가 줄지어 있는데 거기서 우측으로 가면 그 집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시간에 집은 비어 있을겁니다. 아무도 없어요.

[올리버] 말로 들은것을 눈으로 보아 더 잘 알수가 있다는데 저도 당신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것 같소. 옷은 이렇고 나이는 그렇고 하는 말을 들었죠. "청년은 미남인데 여자같이 생겨 큰 언니 처럼 행동을 하고, 부인쪽은 키가 작으며 오빠보다는 좀 검은 편" 이런 말을 들었소. 혹시 당신들은 내가 찾는 그 집의 임자가 아닙니까?

[실리아] 물으시니 자랑할만한 것은 못되지만, 그렇습니다.

[올리버] 올란도의 부탁으로 찾아왔읍니다. 로자린드라는 청년에게 이 피묻은 수건을 전하라고 해서요. 당신이 그 사람이요?

[로자린드] 그렇습니다. 이 수건이 뭣을 뜻하지요?

[올리버]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가 누구인지 어떻게 왜 그리고 어디서 이 수건에 피가 묻었는가를 말씀드려야겠읍니다.

[실리아] 어서 말씀하세요.

[올리버] 올란도는 아까 당신들 한테 한시간 후에는 돌아온다고 약속을 하고 떠난 후 사랑의 달고 쓴 공상을 씹으며 숲속을 걷고 있었죠. 그런데 큰 일이 일어났어요! 옆으로 눈을 돌리니까 무엇이 나타난줄 아세요? 오랜 세월에 가지에는 이끼가 덮히고, 꼭대기는 풍수에 시들어 벌거벗은 참나무 밑에, 머리는 제멋대로 자란 초라하고 피곤한 사내가 누어 자고 있었답니다. 근데 그 사내의 목을 퍼렇고 번들번들한 뱀이 감고 있었어요. 이 뱀의 무섭고 날센 대가리가 그 사람의 벌린 입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죠. 그러나 이 구렁이는 올란도를 보자 갑짜기 감았던 몸덩어리를 풀고 꿈틀꿈틀 숲속으로 미끌어 들어갔답니다. 그 숲속 그늘진 곳에는 암사자가 또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말라늘어진 젖을 가누며 이 암사자는 대가리를 땅에 대고 고양이 처럼 노려보며 자고 있는 사람이 깨여날 때를 기다리고 있었죠. 죽은것은 먹지 않는다는 것이 사자의 야수중의 왕 다운 특성이니까요. 이 광경을 보고 올란도는 그 사내에게 접근했는데 그 사람은 바로 올란도의 형님이었답니다.

[실리아] 올란도가 바로 그 형님얘기 하는걸 들었는데 가장 비열한 인간이라고 했어요.

[올리버] 그럴만한 사람이죠. 비정한 인간이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읍니다.

[로자린드] 자, 올란도 얘기를 해요. 형님을 새끼한테 젖을 빨리워 배고픈 암사자의 밥으로 내버려 뒀나요?

[올리버] 올란도는 두번이나 등을 돌렸읍니다. 사실 그렇게 할려고 했죠. 그러나 복수심 보다 강한 인정, 복수의 정당성보다 더 강한 핏줄으 애정 때문에 올란도는 그 암사자와 격투를 했읍니다. 사자는 순식간에 쓸어졌죠. 그 격투중에 초라한 이 몸은 잠에서 깨어났읍니다.

[실리아] 당신이 그분의 형님?

[로자린드] 그분이 구해준 사람이 당신이요?

[실리아] 그분을 죽이려고 가끔 흉계를 꾸민것이 당신이란 말입니까?

[올리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과거지사요. 내가 어떤 사람이었던가를 얘기해도 그리 부끄럽지 않은 것은 이제는 회개하고 영 딴 사람이 되어 마음이 기쁘기 때문입니다.

[로자린드] 그런데, 이 피 묻은 수건은?

[올리버] 말씀드리겠읍니다. 우리가 내가 어찌하여 이 황막한 곳에 오게 됫는가를 자초지종 얘기 했는데 시작에서 끝까지 혈족의 다정한 눈물로 몸을 적셨죠. 주려서 말하면 올란도는 나를 친절한 전공작에게 안내 했읍니다. 공작은 나에게 새 옷을 주고 환대 해주며 동생을 사랑하라고 타일러주셨죠. 동생은 나를 곧 자기 동굴로 다리고 갔는데 거기서 옷을 벗었죠. 암사자가 동생 팔 위, 여기 살점을 긁어 찝었더군요. 내내 피를 흘리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동생은 기절을 했어요. 쓸어지면서 동생은 로자린드 하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애써 정신을 들게 하고 상처에 붕대를 했죠. 잠시후 몸이 회복되자 동생은 지형에 어두운 나지만 사실을 얘기해 달라고 나를 당신에게 보냈읍니다. 약속을 못 지켰으니 사과를 한다고요. 피에 물든 이 수건을 동생이 장난삼아 로자린드라고 부르는 젊은 목동에게 전하라고 했읍니다.(로자린드가 기절한다.)

[실리아] 왜 그래 개니미드! 개니미드!

[올리버] 피를 보면 기절하는 사람도 있읍니다.

[시리아] 다른 이유도 있을거예요. 개니미드 언니!

[올리버] 봐요. 정신이 드는데요.

[로자린드] 집에 가고 싶어.

[실리아] 다려다 줄께. 미안 하지만 팔을 좀 부축해줘요.

[올리버] 용기를 내시오. 젊은이. 남자가 어디! 사내다운 용기가 있어야죠.

[로자린드] 용기가 없어요. 사실이에요. 저더러 여자의 흉내를 잘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거야! 동생에게 제가 얼마나 여자흉내를 잘냈는가 말씀해 주세요. - 아! 이렇게도

[올리버] 흉내가 아닙니다. 표정이 그렇게 변한것을 보니 이건 진짜 같습니다.

[로자린드] 흉내에 불과하다니까요.

[올리버] 그럼 용기를 갖고 어디 남자흉내를 내보시지.

[로자린드] 그렇게 하죠. 사실 저는 당연히 여자로 태어났어야 했을 겁니다.

[실리아] 자,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데. 집에 가요. - 우리하고 같이 갑시다.

[올리버] 그러죠. 로자린드 내 동생을 용서한다는 회답을 가지고 가야할텐데.

[로자린드] 어떻게 해보져. 그렇지만 저의 흉내내는 기술도 그분께 전해주시오. - 가 볼까요. (퇴장)

 

 

[막] 第五幕(제오막)

[장] 一場(일장) (숲속) (탓치스턴과 오드리 등장)

[탓치스턴] 결혼할 기회는 또 있으니 참아보자, 오드리.

[오드리] 그 노신사는 좋잖게 말했지만 그 목사님은 훌륭했어요.

[탓치스턴] 가장 못쓸 올리버경. 악당같은 마테스트에 대해서는 말도 마. 그런매, 오드리, 이 숲속에 오드리를 아내로 맞는다는 젊은이가 있다면서?

[오드리] 그래요. 누군지 알고 있어요. 이 세상에서 나를 요구할 권리가 없어요. 당신이 말한 그 사람이 오는데.

[탓치스턴] 저런 광대같은 놈을 만나면 나는 괜히 기쁘더라. 사실이지 우리처럼 재주가 있는 사람은 지나치기도 하지만 골려줘야 겠어. 참지 못하겠는걸. (윌리엄 등장)

[윌리엄] 안녕, 오드리

[오드리] 잘 있었어, 윌리엄?

[윌리엄] 노인장도 안녕 하세요?

[탓치스턴] 이친구 잘 있었나. 모자를 쓰게 모자를. 어서 쓰라니까. 나이가 몇 살이지?

[윌리엄] 다섯하곤 스물이요.

[탓치스턴] 무르 익었군. 이름이 윌리엄?

[윌리엄] 윌리엄 입니다.

[탓치스턴] 좋은 이름이야. 이 숲에서 태어났나?

[윌리엄] 네.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죠.

[탓치스턴] "하나님께 감사"라. 좋은 대답이야. 돈이 많은가?

[윌리엄] 그저 그렇죠.

[탓치스턴] "그저 그렇다". 좋군, 퍽 좋아, 아주 좋아요. - 그런데 좋지가 않군. 자네 영리한가?

[윌리엄] 네. 좀 영리한 편이죠.

[탓치스턴] 참 말 잘했어. 옛말이 하나 생각 나는군. "바보는 자기가 영리하다고 생각 하나, 영리한 사람은 스스로 바보임을 안다." 이교도(異敎徒)의 어떤 철학자가 말이야 포도가 먹고 싶어 입을 열고 포도를 집어 넣었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포도는 먹기위해 생긴것, 일을 열기위해 있는것 이라는 뜻이야. 자네 이 색시를 사랑하나?

[윌리엄] 그렇습니다.

[탓치스턴] 손을 줘봐. 자네 공부는 했나?

[윌리엄] 아뇨.

[탓치스턴] 그럼 이걸 배우게. 갖는다는건 즉 갖는다는 말이야. 술을 컵에서 그라스에 따르면 한쪽은 차지만 한쪽은 비거든. 수사학(修辭學)에서 말하는 비유지. 글을 쓰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인데 그 사람은 바로 그자 인데 자네는 바로 그자가 아니라는거야. 왜냐하면 내가 바로 그자니까.

[윌리엄] 그자가 누군데요?

[탓치스턴] 이 여자와 결혼할 사람. 그러니까. 너 같은 광대는 이 여성 -흔히 여자라고도 하지- 교제를 -속된 말로 가까이 지낸다고 하는데- 단념 - 즉 촌놈들 말로는 포기라고 하지- 하라. 이건데, 다 합쳐서 말하면 이 여성과의 교제를 단념하라, 이렇게 되. 그렇잖으면, 이 광대야, 너는 증발해. 알기 쉽게 얘기하면 너는 죽어. 좀 더 재치있게 말하면 내가 너를 죽이겠다. 꺼져버리게 하겠다, 네 생명을 죽음으로 돌리겠다. 네 자유에 굴레를 씌우겠다 이거야. 너를 독살하거나 몽둥이 또는 칼로 죽일거야. 패 싸움에 자네를 끌어 들이거나 술책을 써서도 죽일걸. 너를 죽일 방법은 150가지나 있어. 그러니 무섭거든 도망가.

[오드레] 그렇게 해. 윌리엄.

[윌리엄] 안녕히 계세요. (윌리엄 퇴장. 코린 등장)

[코린] 우리 주인양반하고 아가씨가 당신을 찾아요. 빨리갑시다.

[탓치스턴] 가자, 오드리! 가자니까! 자, 나도 가야지. (퇴장)

 

[장] 二場(이장) (숲속) (올란도와 올리버 등장)

[올란도] 그렇게 잠깐 사귀고 그 여자가 마음에 들었다니, 그게 가능한 얘기요? 보자 마자 사랑을 해요? 사랑을 하자 곧 구혼을 해요? 구혼을 하자 그쪽에서 당장 승낙 했다고요? 내내 같이 살겁니까?

[올리버] 너무 성급하게 일이 벌어졌다고 따지지 말게. 여자가 가난하다, 안지 얼마 안된다. 불이 나게 구혼했다. 여자가 당장 승낙했다. 이런걸 따져 뭐해. 내가 애리이나를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줘. 그 여자도 나를 사랑하고. 우리는 서로 다정하게 지낼것이라고 동의해줘. 너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야. 아버지의 집은 물론 로랜드가(家)의 모든 재산을 너한테 양도하고 나는 양지기의 몸으로 살다 죽을거야.

[올란도] 찬성 합니다. 내일 혼례식을 올리지요. 그 자리에 공작님과 그 분을 따르는 사람들을 초대하겠어요. 가서 애리이나 더러 준비하라고 하세요. 저기 내 로자린드가 오는군요. (로자린드 등장)

[로자린드] 안녕 하셨어요. 시아즈버님?

[올리버] 제수씨도 안녕 하셨수?

[로자린드] 아, 사랑하는 올란도. 가슴에 붕대를 하고 있는걸 보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올란도] 이 팔 입니다.

[로자린드] 사자 발톱에 심장을 할켰는줄 알았는데.

[올란도] 할키긴 했지만 한 여자의 눈에 할켰어요.

[로자린드] 당신의 수건을 보았을 때 내가 멋지게 기절하는 시늉을 했다는 말, 형님이 안하시든가요?

[올란도] 그말 들었어요. 그것보다 좀더 신기한 말도 들었읍니다.

[로자린드] 무슨 말인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근데 그 말이 전부 사실이에요. 그렇게 갑작스러운 일은 처음 봤어요.숫놈양 두마리가 부딪치는것 같아요.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하고 자랑한 씨자의 허풍보다 더 해요. 당신 형님하고 내 동생은 만나기가 무섭게 서로 시선을 뗄줄 모르더니, 서로 보기가 무섭게 사랑하고, 사랑 하기가 무섭게 한숨을 쉬더니, 한숨 나오기가 무섭게 서로 그 이유를 알아 차리고, 암기가 무섭게 그 처방약을 찾더군요. 이런식으로 두 사람은 불이나게 두 사다리를 놓고 숨돌릴새 없이 뛰어 올라 결혼의 정상에 도달 할려고해요. 두 사람에 환장해서 같이 붙어 있을려고 하는데 몽둥이로도 그 사이를 떼어 놓을 수가 없어요.

[올란도] 내일 결혼 할겁니다. 공작님도 식에 모실 생각 입니다. 그렇지만, 아!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행복을 본다니 입맛이 써요! 소원 성취를 해서 기뻐하는 형의 모습을 보면 볼수록 내일 나의 가슴을 몹시 무거울 거예요.

[로자린드] 그럼 나는 내일 당신의 로자린드 대역을 못한다는 말이요?

[올란도] 상상만으로는 더 이상 살 수 없어요?

[로자린드] 그럼 더 이상 실없는 소리를 해서 당신을 괴롭히지 않겠어요. 제말을 잘 들으세요. 진지하게 하는 얘기니까요. 저는 당신이 훌륭한 양식이 있는 분이라고 알고 있어요. 이건 나의 안식을 자랑할려고 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나를 믿어주는 정도 이상으로 칭찬을 받고 싶어하는 말도 아닙니다. 그러니 제발 내 말을 믿어 주시오. 나에게는 이상한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나는 세살 때 부터 어떤 마술사와 가까이 지내 왔는데 이분은 가장 심오한 그러나 해를 주지않는 술법을 갖고 있읍니다. 만약 당신이 그 거동 으로도 알 수 있지만 마음을 바쳐 로자린드를 사랑 한다면 당신 형님이 애리이나와 결혼할 때 당신도 로자린드와 결혼할 수 있게 해 드리지요. 나는 로자린드가 어떤 곤경속에 있는가도 알고 있읍니다. 당신이 괜찮다고 한다면 내일 당신 눈앞에 그 여자를 나타나게 하는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어떤 위험도 뒤따르지 않는 살아있는 그대로의 로자린드 말입니다.

[올란도] 진정으로 얘기하고 있는거요?

[로자린드] 생명을 걸어 맹서 하오. 마술사이기는 하나 나도 생명에는 애착이 있는 몸입니다. 그러니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친구분들을 초대 하시오. 당신만 원한다면 내일 로자린드와 결혼하게 됩니다. (실비어스와 휘비 등장) 저기 나한테 반한 여자하고 그 여자한테 반한 남자가 옵니다.

[휘비] 이것 보세요. 당신한테 보낸 편지를 남에게 보이다니 그런 무례한 짓이 어디 있어요.

[로자린드] 나에게 상관없는 일이야. 당신을 멸시하고 심하게 대하는것이 나의 목적이니까. 충실한 목동이 따라다니고 있지않나. 잘 살펴주고 사랑해줘. 저 사람은 당신을 흠고하고있으니까.

[휘비] 목동, 이 사람한테 사랑이 뭣인가 말해 줘.

[실비어스] 사랑이란 한숨과 눈물뿐. 휘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이런겁니다.

[휘비] 나의 개미니드에 대한 사랑도 그래.

[올란도] 내 로자린드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야.

[로자린드] 나도 여자가 아닌 사람을 그렇게 사랑해.

[실비어스] 사랑은 믿음과 봉사로 이뤄지는 거예요. 나는 휘비를 그렇게 대합니다.

[휘비] 나도 개미니드를 그렇게 대해.

[올란도] 나도 로자린드를 그렇게 대해.

[로자린드] 나도 여자가 아닌 사람을 그렇게 대해.

[실비어스] 사랑은 환상이야. 정열이야, 소원이야. 사랑은 존경, 의무, 헌신이야. 사랑은 겸손, 인내, 그리고 초조함이야. 나의 휘비에 대한 사랑은 이래.

[휘비] 내 개니미드에 대한 사랑도.

[올란도] 내 로자린드에 대한 사랑도.

[로자린드] 내 여자가 아닌 사람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야.

[휘비] 그렇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걸 왜 꾸짖지요.

[실비어스] 그렇다면 내가 너를 사랑하는걸 왜 꾸짖지?

[올란도] 그렇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걸 왜 꾸짖지?

[로자린드] "당신을 사랑하는걸 왜 꾸짖지?" 라는 말을 왜 하는거요?

[올란도] 여기에도 없고 듣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하는 말이요.

[로자린드] 제발 이런장난 그만 합시다. 애란(愛蘭) 늑대가 달보고 짖는 격이야. (실비어스에게) 될수만 있다면 도와줄께. (휘비에게) 가능하면 사랑해줄께- 내일 다같이 만나-(휘비에게) 내가 여자와 결혼할 수 있다면 너하고 결혼할께. 나도 내일 결혼하니까- (올란도에게) 내 힘으로 남자를 만족케 할 수 있다면, 당신을 만족하게 해 드리겠어요. 내일 당신은 결혼 할걸요.(실비어스에게)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당신것이 되서 만족을 한다면, 내 그 만족을 맛보게 해 줄께요. 내일 당신은 결혼하게 될거요.- (올란도에게) 로자린드를 사랑 한다면 내일 만나요.- (실비어스에게) 휘비를 사랑 한다면, 만나요. 나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지만, 나도 나가겠오- 안녕히 계시오. 약속입니다.

[실비어스]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여부가 있겠나.

[휘비] 나도 그래.

[올란도] 나도 마찬가지야. (퇴장)

 

[장] 三場(삼장) (숲속) (탓치스턴과 오드리 등장)

[탓치스턴] 내일은 즐거운 날이야, 오드리 내일 우리는 결혼 한다.

[오드리] 진심으로 원해요. 아내가 되기를 소원한다는 것이 분에 넘친 소원은 아닐거에요. 저기 추방된 공작의 사동이 와요. (사동들 등장)

[사동1] 잘 만났어요. 훌륭한 양반.

[탓치스턴] 그래 잘 만났다. 자 앉게나 앉아. 노래나 하지.

[사동2] 그러죠. 가운데 앉으세요.

[사동1] 자 당장 시작합시다. 기침을 하거나 침을 뱉거나 목이 쉬었다고 하면서 목소리가 나쁘다는 서곡(序曲)은 집어치웁시다.

[사동2] 우리 말(馬) 한마리에 둘이 올라 탄 지프시 처럼 합장을 합세. (노래) 총각하고 처녀가 헤이 호 헤이 노니노 파란 옥수수 밭을 지나네 때는 봄, 시집 장가 가는때 새가 우네, 헤이 딩 딩 딩 예쁜 애인들 봄을 좋아해. 보리 밭 사이에 헤이 호 헤이 노니노 예쁜 남녀 누어서 봄은 좋다 봄. 봄 새들이 지저귄다 바로 그시간 헤이 호 헤이 노니노 인생은 바야흐로 꽃송이 봄은 좋다 봄. 봄 이때를 노칠소냐 헤이 호 헤이 노니노 바야흐로 사랑은 무르익네. 봄은 좋다 봄.봄

[탓치스턴] 젊은이들 가사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곡조는 망가졌군. 그래.

[사동1] 잘 못 짚었어요. 박자를 지켰는데, 잊지않고.

[탓치스턴] 아니래도 그래. 그런 바보같은 노래를 듣다가 시간만 낭비했다. 잘들 있게나, 목청 좀 고치고,-자! 오드리. (퇴장)

 

[장] 四場(사장) (숲속) (전공작 에이미엔즈 제이퀴즈. 올란도. 올리버 그리고 실리아 등장)

[전공작] 올란도 자네는 그 청년이 약속한 것을 해 내겠다는 말을 믿나?

[올란도] 어느 때는 믿고, 어느 때는 못 믿습니다. 기대하는 것을 두려워 해, 다만 그 두려움 만을 의식하는 사람들 처럼 말입니다. (로자린드 실비어스 그리고 휘비 등장)

[로자린드] 좀더 참아주세요. 우리의 약속을 다시한번 다짐해야겠읍니다. 제가 로자린드를 다리고 오면 공작께서는 그 여자를 여기 올란도에게 주시겠읍니까?

[전공작] 내 왕국을 그 여자에게 내주는 한이 있어도 그렇게 하겠오.

[로자린드] 당신도 내가 그 여자를 다리고 오면 맞이하겠오.

[올란도] 내가 왕이라해도 여자를 맞이하겠오.

[로자리드] 당신은 내가 원한다면 결혼을 한다고 했지?

[휘비] 그럼요. 한시간 뒤에 죽는 한이 있어도.

[로자린드] 그러나 당신이 나와 결혼하기를 거절한다면 이 가장 성실한 목동하테 돌아가겠나?

[휘비] 그런 약속을 했죠.

[로자린드] 당신은 휘비가 원한다면 맞이하겠다고 했지?

[실비어스] 휘비와 결혼 하는것 하고 죽는것이 동시에 일어나는 한이 있어도요.

[로자린드] 저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드렸읍니다. 공작님 따님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십시요. 올란도도 그 따님을 맞이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휘비는 나하고 결혼을 하거나, 거절할때는 이 목동과 결혼 한다는 약속을 지켜. 실비어스 저 여자가 나를 거절하면 휘비와 결혼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해. 이 불가능을 풀기위해 저는 잠깐 자리를 비겠읍니다. (로자린드와 실리아 퇴장)

[전공작] 어쩐지 저 소년 목동은 내 딸과 지독히 닮은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

[올란도] 공작님 저도 처음에 그 사람을 만났을 때 공작님 따님의 남동생이 아닌가 생각했읍니다. 그렇지만 그 청년은 이숲에서 태여났고 숙부로부터 무서운 마술의 기초를 배웠다고 합니다. 그 사람의 숙부는 이 숲속 언저리에서 숨어 살고 있다고 합니다. (탓치스턴과 오드리 등장)

[제이퀴즈] 노아의 홍수가 터질것 같군. 남녀 쌍쌍이 방주(方舟)을 향해 오는것을 보니 이상한 짐승의 한쌍이 오는군. 어떤 나라의 말로도 저런걸 바보라고 부르죠.

[탓치스턴] 여러분, 경의를 표합니다.

[제이퀴즈] 이런 잘 왔어, 제가 숲속에서 만났다는 얼룩무늬 신사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궁궐생활도 했다고 장담했읍니다.

[탓치스턴]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을 연옥(煉獄)에 떨어트리시오. 궁중에서 사교춤도 추었죠. 어떤 귀부인께 찬사도 보냈고 친구들을 능숙하게 다룰줄 알고 적과는 털어놓고 대했죠. 양복점 주인을 세명이나 파산시켰읍니다. 나는 언쟁을 네번이나 했는데 그중 한번은 결투를 할번했죠.

[제이퀴즈] 그걸 어떻게 피했지?

[탓치스턴] 상대방과 만나고 보니 우리의 싸움은 결투 제7조에 근거를 두지 않는한 불법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죠.

[제이퀴즈] 제7조가 뭔데? 공작님 이 작자가 마음에 드십니까?

[전공작] 아주 마음에 드는군.

[탓치스턴] 고맙습니다. 변심하지 마시기를. 실은 결혼을 한다는 이 촌놈들 틈에 끼여볼까 해서 나타났읍니다. 결혼이란 예식상 같이 살자고 맹서를 하지만 마음에 따라 파약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이 불쌍한 색시는 못생기기는 했지만 저의 물건입니다.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것을 제가 얻은건 저의 변덕 때문이다만. 공작님 풍부한 부덕이라는 것은 구두쇠 처럼 가난한 집에서 살지요. 진주알이 더러운 조개껍질 속에 있듯이 말입니다.

[전공작] 참말이지 말이 매우 재빠르고 활기가 있군.

[제이퀴즈] 근데, 그 제7조의 근거는 어떻게 됫어? 그 언쟁이 제7조의 원인에 근거를 두었다면서?

[탓치스턴] 제7급의 거짓말에 근거를 두었다. 이겁니다.-이것봐! 오드리 자세를 좀 단정이 해- 네 이렇습니다. 한 궁신(宮臣)의 수염 모양이 마음에 안들어 싫다고 했죠. 그 사람이 이렇게 말 하더군요. 당신은 내 수염이 잘 못됫다고 하는데 내 마음에는 듭니다. 이걸 '정중한 대꾸'라고 하죠. 제가 다시 그 수염 잘 못됫어 한다면 그 사람은 내가 좋아서 한 일이야 하고 대꾸 하겠죠. 이걸 '경구적(警句的)겸손식 대구'라고 합니다. 다시 제가 그 수염 잘 안됫어 한다면 그 사람은 나더러 판단력이 흐리다고 할겁니다. 이것을 '야비한 대꾸'라고 하죠. 다시 제가 그 수염 잘 됫어 한다면 그 사람은 저더러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할테죠. 이것을 '용맹성 질책적 대구'라고 하죠. 또다시 제가 그 수염 잘 못됫어 하면 그 사람은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할겁니다. '도전적.반격적 대꾸'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나가 '간접적거짓대꾸' 그리고 '직접적 거짓대꾸'까지 확대 되는거죠.

[제이퀴즈] 근데 당신은 몇번이나 수염이 잘못됫다는 말을 했지?

[탓치스턴] '간접적 거짓대꾸'의 경지까지는 안갔죠. 그 쪽에서도 '직접적 거짓대꾸'까지는 감히 못가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칼의 길이만 맞추어보고 헤여졌읍니다.

[제이퀴즈] 거짓의 등급을 순서대로 말할 수 있나?

[탓치스턴] 물론이죠. 우리는 인쇄된 책을 교본으로해서 언쟁 하니까요. 여러분이 예의범절을 책을 보고 배우듯이 말입니다. 등급을 말씀드리죠. 첫째 '정중한 거짓' 둘째 '경구적 겸손식 거짓' 셋째 '야비한 거짓' 넷째 '용맹성 질책적거짓' 다섯째 '도전적 반격적 거짓' 여섯째 '간접적 거짓적 거짓' 일곱번째 '직접적 거짓적 거짓'. 이 마지막 '직접적 거짓적 거짓'을 빼고서는 다 피해낼 수 있읍니다. 마지막것도 '만약에' 라는 말로 피할 수 있을겁니다. 일곱명의 판사가 싸움을 처리하지 못해 당황했는데 두 당사자가 만나 결투를 할 임박에 그중 한사람이 이 '만약'을 생각해내 "자네가 만약 이렇게 이렇게 얘기했다면 나도 이렇게 이렇게 얘기했을 거네"라고 말하자 두 사람은 악수를 하고 형제처럼 친해졌읍니다. '만약'이야말로 유일한 중제역이죠. '만약'에는 효력이 많습니다.

[제이퀴즈] 이런 친구 드물지 않습니까? 공작님? 무엇이든지 할줄 아는데 비보임은 틀림없죠.

[전공작] 포수가 허수아비 말 뒤에 숨어 목표에 접근 하듯, 이사람은 바보 노름을 하면서도 숨어서 재담을 마구 쏘아대는군. (결혼의 신 하이멘으로 분장한 사람, 로자린드 그리고 실리아 등장. 고요한 음악)

[하이멘] 하늘에 기쁨이 있네 지상의 일이 화합되여 다정히 뭉쳐질때 공작이여 따님을 맞으시오. 하이멘이 천국에서 모셔왔으니 천국에서 모셔온 딸을 그녀의 손을 청년 손에 맺어주시오 신부는 그의 마음속에 있나니.

[로자린드] (공작에게) 이 몸을 드리옵니다. 저는 아버님의 딸이 올시다. (올란도에게) 이 몸을 드립니다.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전공작] 이눈이 틀림없다면 너는 분명 내딸이구.

[올란도] 이 눈이 틀림 없다면 당신은 나의 로자린드요.

[휘비] 이 눈에 보이는 모습이 사실이라면 아!-내 사랑은 안녕!

[로자린드] (공작에게) 공작님이 아버지가 아니라면 저에게는 아버지가 없읍니다. (올란도에게) 당신이 당신이 아니라면 저에게는 남편이 없읍니다. (휘비에게) 당신은 여자니 나는 여자와 결혼할 수 없오.

[하이멘] 자, 조용히 말을 들어요. 이 이상한 일을 풀기 위해 결론을 내야 하오. 진실 속에 또 진실이 있다면 여기 여덟사람. 손을 잡아 하이멘의 손과 합쳐라. (올란도와 로자린드에게) 그대와 그대는 역경을 이겨 헤어지지 않을것. (올리버와 실리아에게) 그대와 그대는 한몸 한뜻. (휘비에게) 이 남자의 사랑에 따르라. 그렇잖으면 여자를 낭군으로 모시게되니. (탓치스턴과 오드리에게) 그대와 그대는 언제나 같이 있기를. 겨울철에 사나운 날씨가 따르듯이, 결혼의 축 가를 부르는 동안. 어떻게 만났으며 어떻게 일이 끝났는가를 마음껏 물어 그 이유를 알고 의심을 풀지어다. (노래) 결혼은 위대한 쥬노의 영광 같이 살고 자는 행복한 인연 마을에 사람 느는건 하이멘의 힘 높히 받드러 복되게 하라 이 결혼을 영광, 무상한 영광, 찬미하라 무릇 마을의 신 하이멘을

[전공작] 아! 조카 딸아, 환영한다. 친딸이라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왔다.

[휘비] (실비어스에게) 당신은 내것이 됫으니 약속을 집어 삼키지는 않겠어요. 당신의 정성이 내 마음을 붙들었어요. (제이퀴즈.드.보이스 등장)

[제이퀴즈.드.보이스] 몇마디 말씀드릴것이 있어 왔읍니다. 이 훌륭한 모임에 몇가지 소식을 갖고 온 이몸은 돌아가시 로랜드경의 둘째 아들이 올시다. 후리데릭 공작은 이 숲속에 매일처럼 유능하신분들이 피해 오신다는 말을 듣고 군을 이르켜 몸소 지휘하여 출발, 친형을 여기서 붙들어 처형할 목적으로 이 거친 숲 바로 앞에까지 왔읍니다. 거기서 어떤 노 수도사를 만나 수차례 문답을 나누더니 공작은 회개하여 이 계획은 물론 이 세상도 버리고 왕관을 추방된 형님께 되돌려주고 그분과 함께 망명한 분들에게 몰수했던 땅을 반환하기로 결십했읍니다. 이 생명을 걸고 사실임을 말씀 드립니다.

[전공작] 젊은이. 환영하오. 그대는 이 형제들의 결혼에 훌륭한 선물을 제공했오. 이 사람에게는 영토를, 이 쪽에게는 나라 전체, 즉 강력한 공국(公國)을 선물로 주었오. 우선 이 숲속에서 잘 시작되였고 잘 진행된 일에 매듭을 지웁시다. 그후에 나와 더불어 냉혹한 밤낮을 참아 온이 모든 사람에게 각자 신분에 따라 되돌아 온 행운을 나누어 주도록 합시다. 잠시 복권된 신분을 잊고, 우리 시골의 유쾌한 노리에 몰두해 봅시다. 음악을 시작하시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기쁨에 싸인 신랑 신부들, 춤을 추시오.

[제이퀴즈] 잠간 말씀을-. 제가 옳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공작이 신앙생활에 들어가 호화스러운 궁궐생활로 포기했다고요?

[제이퀴즈.드.보이스] 그렇습니다.

[제이퀴즈] 그럼 나는 그 사람한테 가겠읍니다. 개심한 사람한테는 들을것도 배울것도 많으니까요. (전공작에게) 옛 명예를 되찾아 가신다니 축하드립니다. 공작님의 인내와 덕성이 안아다준 것이죠. (올란도에게) 당신은 진실한 믿음으로 사랑을 찾았읍니다. (올리버에게) 영토와 사랑 그리고 많은 친척들을 귀중히 여기세요. (실비어스에게) 오래 기다렸으니 잠자리는 좋을거요. (탓치스턴에게) 싸움 많이 하시오. 자네의 사랑의 배에는 두달치 먹을것 밖에 없을거야. 그럼, 즐기세요. 나는 춤 하고는 거리가 먼것을 찾겠읍니다.

[전공작] 머저 제이퀴즈, 가지마.

[제이퀴즈] 이 즐거운 노리를 볼 생각은 없읍니다. 하시고 싶은 말씀이 계시면 공작님이 버릴 동굴에서 기다리고 있겠으니 거기서 들려주십시요.

[전공작] 자, 계속하자 계속해. 여흥을 시작합시다. 여느때나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끝날거요.

-幕(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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