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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 겨울

3년이 지났다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달리기 시작했던 스무살 겨울로부터 꼭 3년

첫사랑의 기억, 아마도 평생을 갈 친구 몇, 서울에서의 삶, 어떤 공부를 할 지/어떤 책을 읽을 지 알게 됨,

내가 열정을 가지고 즐거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 지 발견, 그 꿈에 좀 더 쉬이 다가갈 수 있게 해 줄 학교에 적을 두게 됨, 검도/수영/춤 등의 운동의 매력에 빠짐, 가족과의 관계 회복

이 정도가 지난 3년간 열심히 살아 살아 얻어낸 것들이다

'이것이 지나면, 이 순간만 지나면 나는 행복해 질거야' 라고 버텨왔던 스물 한 살 매일 매일. 참 열심히 살았고 달렸는데 난 지금도 여전히 벽에 부딪히고 새로운 어려움에 당면한다 그리고 더 이상은 이 순간이 지나면 나는 행복해 질거야 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 더 이상 난 지금의 힘겨움에 울고 떨지 않고 앞으로 올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난, 열심히 싸워온 시간들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해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쌓아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온 삶의 진보라면 그것이 아닐까 힘이 생긴다는 것 나를 믿게 된다는 것

갈 길이 멀다 지지난 겨울에 그가 나에게 '네가 갈 길이 참 멀고도 험하다' 그랬을 때 그저 웃었다 알아요, 하지만 갈 수 있어요 하고. 여전히 멀다 공부를 하고 있지만 난 여전히 무지하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이상 날 죽이진 않아도 역시 여전히 힘겹다

내년 한 해는 다시 한 번 힘차게 달려보련다

다시 운동(춤)을, 피아노를 시작하고 늦깎이이니만큼 열심히 학과공부하여 좋은 성적 받고, 올해 만들어놓은 관계를 감사히 이어나가야지 꾸준히 공부해야지 먼저는 니체와 푸코, 카프카를. 비정규직/이주노동자/장애인 문제를.

무지에서 벗어나고 삶을 만나자 그것이 스물 네살 한 해 동안 할 일.

지난 3년간 쌓아온 힘을 이용하여서 공부하고,

삶의 짤막한 순간들은 기록해 두어야겠다

수고했어 지금까지 넌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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