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짜리 청년이 철거용역으로 일하다가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에 맞아 화상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공중파 TV 아침프로그램을 통해서 이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고 전해주신 분은, 텅 빈 빈소와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나보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남기고 세상을 뜬 이 청년은, 이전의 철거용역들이 조직적으로 건설회사의 수주를 받은 깡패들이었던 것 과 달리, 새벽 일용직 시장에서 불려간 일용직 노동자의 형태로 일했다고 한다. 그리고, 빈소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주택공사도 관계자도, 철거민도 오지 않았다고, 공중파 방송국에서 이야기했다고 한다.
가슴이 아팠다. 당연하겠지만, 사람이 그런 식으로 희생되다니,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철거 현장에서 다치고 더러 사망하는 철거민들을 많이 보아왔다. 도원동 철대위에는, 철거용역이 일으킨 방화 사건 때문에 전신화상을 입고 오랫동안 고생하다 세상을 뜨신 분도 계셨다. 아마 철거용역들도 많이 다치고 더러는 사망했을 수도 있다. 철거투쟁이란, 그렇듯 치열하고 처절한 싸움이다. 정말 목숨을 걸고 극한 상황들을 상정하고 있다. 세부적인 상황은 많이 다르고, 각 지역 마다의 특수성이 있겠지만, 문제의 근본은 자본이 돈을 벌겠다고 약한 사람들의 생존의 터전을 폭력적으로 빼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여전히 구조적으로 자행되고 있고, 공권력은 언제나 방조하거나 자본의 폭력을 강화시킬 뿐이었다.
노동의 유연화가 건설업계의 철거현장에 까지 진행되는가. 주류방송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다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황을 뻔히 아는 작자들이, 그런 위험한 공간에 까지 미숙련 일용노동자를 투입시켰다는 사실에 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번 사태의 주역은 한국주택공사인데,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지 뻔히 보이니 답답할 따름이다.
미디어참세상에서 철거민들의 목소리를 영상으로 담아내었다. 주류 미디어에서 떠드는 내용과는 아주 다르고, 아마도 분명히 진실과 더 가까운 내용일 것이다.
독립적이고 대안적인 미디어가 정말로 소중하구나, 새록새록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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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수청동 철대위, 오해와 편견을 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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