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안에 파시즘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

파도 - 너무 멀리 나간 교실 실험 | 원제 The Wave (1981)

토드 스트래서 (지은이), 김재희 (옮긴이) | 이프(if)

 

 

 

자기 손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누군가의 도움을 청해야 하니 인생은 그만큼 더 구차해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언제 이를 마무리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 바로 그 '과정'이다. 이 실험은 강제적 힘으로 바깥에서가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깨닫고 결정해서 끝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여태껏 진행한 모든 훈련과 연습, 아이들이 겪은 갈등과 고통이 모두 허사가 되고 만다.

 

그들은 애타게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자신에게 명령을 내려줄 사람, 그런 지도자를 갈구하는 경향이 인간의 본성 안에 내재하는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권리를 포기한 채 나를 대신해 결정을 내려줄 지도자! ...어서 한말씀만 하시라고,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감동할 준비가 빵빵해진 군중 앞에 서면, 아마 누구라도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지도자로서 의무감과 사명감을 떨쳐내기 힘들 것이란 생각도 잠시 들었다.

 

너희들이 말하는 평등을 이루기 위해 너희 각자의 자유를 포기했지. 하지만 그건 평등이 아니라, 파도 회원이 아닌 친구들에 비해서 우리가 조금은 더 낫다는 우월감의 시작이었어. 그 다음은 집단의 목표를 위해 자기 소신을 포기하고, 다른 생각을 갖는 사람은 멸시하고 상처 입혀도 괜찮다는 식으로 변해갔어. 영원히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여유가 없었지.

 

설마 너희가 파시스트가 될 줄은 미처 몰랐지? 너희 안에 파시즘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 전혀 몰랐지?

 

앞으로 다시는 누군가를 무작정 따르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겠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말과 행동을 살펴보고 집단의 목표를 위해 나의 권리를 포기하는 일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늘 묻는 버릇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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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5 11:28 2009/05/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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