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름 없는 온갖 마음을...
서울이 보여요.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누군가는 헤어지고 있을...
누군가는 처음으로 혼자라고 느끼고,
누군가는 생각합니다. ‘사는 건 참 좋구나...’
누군가는, 한없이 설레이고,
누군가는, 눈물이 날 것같이 행복합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합니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가끔은 여전히, 나 아닌 오은수로 살고 싶지만,
이런 밤. 내 작은 몸, 구석구석 어디엔가..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것들을 느낄 때면, 내가 나인 것도, 참으로 좋구나.. 생각합니다..
웃음이 났어요. 이렇게 긴 편진 처음이니까. 아마도 영수씬 정말로 벽인가 봐요.. 나의 말들이 벽한테 전해질까...?
... 유리병 편지가 생각났어요. 있잖아요, 왜, 어릴 때 만화에 나오던. 누군가 바닷가에 띄우면, 어느 바닷가의 또 다른 누군가가 받아주던.
저도 궁금합니다.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는지... 그리고 지금, 내 마음은 어떤지. 빨간지, 파란지. 흐린지, 맑은지. 하나인지, 둘인지, 아님 더 많은지...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마음엔 이름이 없구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나는 느끼고 있습니다. 이 이름 없는 온갖 마음을...
어느 날엔가.. 내가 알던 그, 느리고 좋은 사람을 만난다면, 이젠 이렇게 불러 볼까 합니다..
-달콤한 나의 도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