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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공화국

어찌하다보니 다니던 대안학교를 자퇴하고

도시에서 혼자 자취를 하며 재수학원에 다니게 됐다.

학원은 동네 쥐꼬리만한 사이즈의 입시학원들과 다르게 엄청 크다.

8층규모에 따로 급식실까지 달려있고.

 

여튼.

나는 안그래도 학원에 cctv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cctv 공사를 새로해서 이번엔 강의실 하나하나까지 모두 cctv를 설비했다.

결론은 화장실 속에만 없는 셈.

 

 

 나는 진짜 지나가다 그 동그란기계를 볼때 소름이 끼친다.

그래. 학원의 의도는 뭔지 알겠다. 근데도 그러면 안되는 것 같은데.

학원 선생들은 다 대학도 나오고 논술선생들도 있고 그런데 cctv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을까?

뭐 대학나오고 논술가르친다고 생각이 바른건 절대 아니지만 하여튼.

 

여기저기 설치된 동그랗고 작은 기계를 볼때마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읽었던 1984의 텔레스크린이 생각난다. 음..그러면 빅브라더는 여기 학원 원장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담임이 올라와서 야자시간에

교무실에 50인치 화면으로 다 확인할수있다고. 반별로 확대해서 까지 볼 수 있다고 자기는 너무 생생해서 무슨 TV보는 줄 알았다고. 그러니까 뻘짓하지말고 공부하랬다. 아 그래.. 재수생들한테 무슨 뉘앙스로 그런 말을 하는건지는 알겠는데 나는 왜이렇게 다리에서부터 머리주름하나하나까지 소름이 끼치는지 모르겠다.

 

 

 ㅔ제기랄 원룸1년 계약해서

학원을 때려치울수도 없고.

 

 차라리 학교라면 저거 떼어내라고 난리를쳤을텐데 (내가다녔던 학교가 그럴일도 없지만) 

학원은 그저 돈내고 다니는데고. 내가 싫음 나가면 되고. 그만큼 애정도 없고. 대학입시를 위한 수단일 뿐이니까 괜히 나서기도 뭐하고. 내가 뭐라고 한다고해도 싫으면 나가라는 형식이겠지.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서.

 

 

 대안학교라는 온실을 벗어난 사회는

많이 이상하고. 그게 이상하다고 인식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이상한것들을 하도 많이겪어서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도 많고.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이상한것들을 주도하는 사람들보다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왜냐면 그런 사람들중에 대부분은

나랑 계급이나 거리가 가까운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알게모르게 자꾸 그 당연함을 나에게까지 전파하려고 하니까.  거부하면 나는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으 싫다.

 

 아무튼 정신적으로 폭력당하고 있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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