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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02/11
    아무것도 아닐일들
    파현
  2. 2010/10/20
    야, 나 대학 떨어졌어.(5)
    파현
  3. 2010/05/19
    cctv공화국(1)
    파현

아무것도 아닐일들

1

새내기가 아니라 빚내기. 특목고다녔고 동네에서 쫌 똑똑한 소녀였던 내친구는 사회에 발을내딪자마자 빚쟁이가됐다. 친구엄만 친구보고 미안하다 하셨댄다. 미안할일일까. 등록금 차곡차곡쌓아놓고 펀드투자까지 하시는 자본주의시대에 떠오르는 샛별인 교육장사치들은 너무나 고고하시던데.

 

 

 

 

 

2

가난해서굶어죽은작가이야기를 듣고 엄만 내생각이 났다고했다. 나는 자랑스럽다는듯이 난 영화쪽엔 관심없어! 하고말했다. 나는 죽기전에 영화만드는게 꿈인 사람이다. 작가님얘길 듣고는 괜히 내가억울해서 막막울었다. 엄마와 대활끝내고 생각했다 나는 왜 그런말을했을까 ? 뭐가나를그렇게만들었지? 나는 참 진정성없는 인간이다. 알면서 고칠수없고, 그러니 슬프다

 

 

 

 

 

3

며칠째 밤에 잠들지 못하고있다 외롭고괴롭다 담배가 무진장 피고싶은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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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 대학 떨어졌어.

니네 그거 아냐? 시크릿. 요즘 베스트 셀러라던데. 생각하면 다 이루어진다며. 근데 난 왜이래? 요즘 서점 가보니까 참 그런거 많던데. 말하면 이루어진다. 성공은 눈 앞에 있다. 열심히 살아라. 나태한 너는 낙오자다. 아니. 왜 다들 이래라 저래라.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난리야? 내 인생인데. 내가 좀 마음대로 살면 안 돼? 

그래. 대학에 떨어졌어. 이제 고작 한 개야. 하지만 나는 붙을지 떨어질지도 모르는 나머지 것들을 생각하며 두려움에 떨어. 나를 두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실패 요인을 개인의 나태로만 치부하는 사회가 얼마나 냉정한지 알아? 정말 좋은 지배자의 논리지. 다루기 쉽잖아. 사회는 잘못한 것이 없다. 오직 잘못은 너. 너의 게으름. 너의 인생에 불운 따위는 없었다. 나태한 네가 불운을 자초한 것이다. 

그러기 전에 묻고 싶은 것이 있어. 나는 왜 하고 싶지도 않은 것들을 하며 살아야 하지? 단지 이 국가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말이야. 핀란드 애들 봐봐. 나는 걔네 나온 다큐멘터리 보면서 숨넘어가는 줄 알았어. 아 같은 하늘아래 너무도 다른 것들이 살아 숨쉬고 있구나. 열 받아 미치겠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사고란 고작 열받아 미치겠다, 이 뿐이었어. 그 순간, 눈물이 흘렀어. 나도 할 줄 아는 것 많아. 좋아하는 것도 많아. 글쓰는 것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너무너무 좋아해. 밤마다 잠들기 직전 그 순간에 인간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도 해. 나이만 먹은 인간들이 떵떵 거리면서 세상에 구정물 뭍히는 것에 대해서 분노도 할 줄 알고, 그걸 무조건 옳다고 따라가는 주니어들을 보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굳은 결심을 하기도 해. 


근데 말야. 왜 이런것들은 나를 설명해주지 못하는 걸까. 왜 나는 온전히 이런 내 자신을 인정 할 수 없는 걸까.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자본으로 결부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왜 나는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걸까? 사실 이런 주절주절거림은 아무런 소용도 없어져 버리는 거야. 어디 대학교 다니는, 어디 회사 다니는, 결혼을 한, 결혼을 안한, 부모님이 계시는, 부모님이 안계시는, 연봉이 얼마인, 고향이 어디인, 몇살, 누구입니다. 이걸로 나는 끝나버리는거야. 사실, 나는 그렇게 간단하게 설명이 되는 존재인거야. 


지금 뭐하냐고? 무슨 한심한 소리를 하냐고?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고? 현실이 그런거라고? 니가 그래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고? 그래. 어쩌면 다들 그렇게 똑같은지. 세상 살이에 모범답안이라도 있는 것 처럼 말이야. 나는 이제 모르겠다. 이 모든 것들에 저항하고 싶으면서도 대학에 목매다는 내가 너무나 한심하고 싫다. 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때려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그런 뻔한 영화들도 나는 이제 싫다. 아무런 대안 없이 흔들리는 청춘의 아름다움만 담아낸 영화들도 이제 보기 지친다. 너무나 추상적으로 그저 인생은 아름답다! 그것을 즐겨라! 하는 대책없는 책들도 역겨워진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 인생, 내 역사 한 줄 모르면서 모범답안 종용하는 인간들도 난 싫다. 사실 내가 어떻게 되든지 관심 1g도 없으면서 말이야. 



지금 아무도 없는 고요한 바닷가라고 생각하자. 나는 소리친다. 
뚱뚱해서 미안해! 공부 못해서 미안해! 개털이라서 미안해! 쓸 때 없이 생각만 많아서 미안해! 순종하는 개가 되지 못해 미안해! 여러가지 현실 중에 니들이 바라보는 현실에 살고있지 못해 미안해! 여우가 못 되서 미안해! 페미니스트라서 미안해! 반골 종자라 미안해! 감성적이랍시고 허세부려서 미안해! 할 줄 아는 건 쎈 척 밖에 없어서 미안해! 찌질해서 미안해! 그런주제에 떠벌떠벌 말이 많아서 미안해!






그래 누가 뭐라든 좆까, 
어쨌든 나 대학 떨어졌어. 

그리고 그 사실이 
이제까지 내가 해 온 모든 것을 의미 없이 느껴지게 하는 것 같아서, 
참 슬픈 오늘이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래저래 복잡한 마음에 쓴 글.
화이팅.
화이팅.
힘내 자는 건지 싸우자는 건지
저 단어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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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공화국

어찌하다보니 다니던 대안학교를 자퇴하고

도시에서 혼자 자취를 하며 재수학원에 다니게 됐다.

학원은 동네 쥐꼬리만한 사이즈의 입시학원들과 다르게 엄청 크다.

8층규모에 따로 급식실까지 달려있고.

 

여튼.

나는 안그래도 학원에 cctv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cctv 공사를 새로해서 이번엔 강의실 하나하나까지 모두 cctv를 설비했다.

결론은 화장실 속에만 없는 셈.

 

 

 나는 진짜 지나가다 그 동그란기계를 볼때 소름이 끼친다.

그래. 학원의 의도는 뭔지 알겠다. 근데도 그러면 안되는 것 같은데.

학원 선생들은 다 대학도 나오고 논술선생들도 있고 그런데 cctv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을까?

뭐 대학나오고 논술가르친다고 생각이 바른건 절대 아니지만 하여튼.

 

여기저기 설치된 동그랗고 작은 기계를 볼때마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읽었던 1984의 텔레스크린이 생각난다. 음..그러면 빅브라더는 여기 학원 원장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담임이 올라와서 야자시간에

교무실에 50인치 화면으로 다 확인할수있다고. 반별로 확대해서 까지 볼 수 있다고 자기는 너무 생생해서 무슨 TV보는 줄 알았다고. 그러니까 뻘짓하지말고 공부하랬다. 아 그래.. 재수생들한테 무슨 뉘앙스로 그런 말을 하는건지는 알겠는데 나는 왜이렇게 다리에서부터 머리주름하나하나까지 소름이 끼치는지 모르겠다.

 

 

 ㅔ제기랄 원룸1년 계약해서

학원을 때려치울수도 없고.

 

 차라리 학교라면 저거 떼어내라고 난리를쳤을텐데 (내가다녔던 학교가 그럴일도 없지만) 

학원은 그저 돈내고 다니는데고. 내가 싫음 나가면 되고. 그만큼 애정도 없고. 대학입시를 위한 수단일 뿐이니까 괜히 나서기도 뭐하고. 내가 뭐라고 한다고해도 싫으면 나가라는 형식이겠지.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서.

 

 

 대안학교라는 온실을 벗어난 사회는

많이 이상하고. 그게 이상하다고 인식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이상한것들을 하도 많이겪어서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도 많고.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이상한것들을 주도하는 사람들보다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왜냐면 그런 사람들중에 대부분은

나랑 계급이나 거리가 가까운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알게모르게 자꾸 그 당연함을 나에게까지 전파하려고 하니까.  거부하면 나는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으 싫다.

 

 아무튼 정신적으로 폭력당하고 있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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