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2010/05/30 23:52

2010/05/30

..차라리 의사가 확실하게 넌 비정상이야 라고 처방을 내려줘서 [난 원래이래]를 뒤집어쓰는 한이있더라도 그렇게 좀 모자란 애 처럼 보이게 살고 싶은 기분이네. 그렇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쓰는 거지만 그래도.. 몰라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까먹었다.

 그렇게 독립독립했는데 알바 하니까 돈 안벌어도 되는 건 편한거구나 싶기도 하고 다시 백수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런데 집나가면 고생이야 하면서 엄마를 등쳐먹고 싶지는 않기때문에..; 돈 버는 거 너무 어려워.. 살만큼 버는 것도 어렵고 여행 가려고 또 벌어야 하면 더 어렵고 맛있는 거 먹으려고 또 벌어야 하면 더 더 어려워. 집세가 엄청 쌌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 이렇게만 말하고 있으면 에이 나는 참 무식한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는데 어려워서 징징징징 하는 거다.

 얼마 전에는 막 온누리에 사랑을 뿌리고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최근엔 계속 불안해 하면서 이대로 살아도 되나 하고 막 잘나보이고 싶어서 어쩔줄 모르고. 사랑은 딴 사람을 좋아하는 게 사랑! 하고는 니가 나를 좋아한다면 나도 너가 좋아, 니가 나를 안 좋아해도 너는 예쁘니까 니가 좋아 라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 교집합을 만들길 바랐는데 요새는 좀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야 할 대목 혹은 타이밍 혹은 상황에서 너무 낑낑대고 슬퍼하고 힘들어하고 울고짜고...ㅡㅡ; 그리고 다른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걸 계속 까먹어버릴 것 같아................................이건 진짜 안돼...는데..........

알바가면서 계속 자신감이 사라지고 있다.... 안짤린 게 좋은 건가 안 좋은 건가 하지만 좋은 거겠지.ㅋㅋ 잘 해볼 수 있을까?

 

잘 해볼 수 있을까?

안 바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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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30 23:52 2010/05/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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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2010/05/16 22:46

잘나셨어요ㅎㅎ;

아ㅎㅎ;; 이런 걸로 기분 나빠지면 안되는데 짧은 시간 알바하면서 상사 뒷담까는 게 왜 재밌는지 느낄 정도로 툴툴 거렸다. 흐으.

조금만(?)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자면,

 주방 싱크대 뒷마무리 하는 거 가르쳐 준 걸 한 번에 기억 못했다고 물고기 같은 여자 직원분에게 면전에서 낮은 이런씨발..을 들었다. 우씨 하지만 생긴 것 갖고 뭐라 하면 안 된다. 나도 그거 싫어하잖아. 때끼. 그런데 그 직원분은 나를 볼 때의 표정과 주방에 계신 남편분을 대할 때의 표정이 너무, 확연하게, 상처받을 정도로, 심하게 변한다... 목소리 마저 변해.. 사실 그분이 나한테 그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는데.. 그렇게 변하는 걸 볼 당시에는 어이 없음과 가식쩌네 가 교차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으음 몰라 그냥 무방비 상태를 보고 있는 게 마음 편할 거 같은데.. 가식도 없고 피곤함도 없고 짜증도 없고 그런 상태. 그렇게 되라고 강요할 권리는 없지만 뭐. 아, 근데 그 직원분, 나한테는 개그우먼 이성미씨 닮았다 그러더니 새로 온 알바한테는 소녀시대 써니 닮았다 그랬다!! 쳇 개그우먼이란 것에 너무 기분 나빠한 것도 있고 실제로 찾아보니까 아, 나도 이렇게 귀여운 인상을 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개그우먼과 소녀시대가 갖고 있는 이미지 때문에 기분이 나빴었다. 이그 내가 더 나빴네.

아, 근데 주방에 있는 남자 분들이 예쁜 여자 손님이 들어오면 계속 그 여자에 관해 수다를 크게 떠는데 그 내용이 참 뭣하다. 그래도 요즘 애들은 많이 예뻐졌다고, 세명 중 한 명만 못생겼다고 하질 않나, 남자는 돈이 많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여자는 예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는 소리나 해대고, 이그, 똥침하고 싶다. 그런 소리를 듣고 있으면 기운이 빠진다. 나는 안예쁜데.. 눈도 작고 가슴도 작고 광대뼈도 튀어나왔고 하여튼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속하지 않은데.. 그런데 다르게 보면 보편적인 미의 기준으로 보기에 예쁘다는 것은 상품가치가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고 나는 팔릴 수 없다는 것에 슬퍼 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조금 오버일라나?

 내가 저번에 인도 갔을 때도 이십대 중후반이랑 삼십대 초반의 한국 분들에게 상코미 소리 듣고 경악했는데 레스토랑 알바 시작하고 이십대 중후반이랑 삼십대 초반의 한국 아저씨한테 애기야 소리를 듣고 경악했다. 소름 돋았다. 난 마흔 살 먹은 사람들이랑도  반말 하면서 잘 노는데.. 그런데 그 아저씨는 새로 온 스무 살 언니 한테도 애기야 한 걸 보아 자기보다 다섯 살 이상 어리고 직책이 낮으면 꼬박꼬박 그렇게 불러댈 것 같다. 뒑. 이것 때문에(덕분에) 어리다와 늙었다의 개념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그리고 내가 전에 또래보다 키 좀 작다고 꼬맹이란 별명을 붙여줬던 애한테 엄청 미안해지면서 더 예쁜 별명을 지어줘야지 하고 다짐했다. 다음에 만나면 미안했다고 해야겠다. 그런데 내가 무지 어리게 느껴졌는지 내 나이를 듣고는 나한테 젊어서 좋겠다..라고도 하시고 나에게도 그럴 때가 있었지..라고도 했다. 이것 참, 환갑 넘으신 분이 들으면 얼마나 웃겼을까. 그래 하여튼.그리고 또...음.. 몰라.. 난 속 좁아서 이런 거 다 기억하는데ㅋㅋ직원분들 중 내가 블로그 하는 거 아시는 분 없겠지..?

뭐어때ㅋㅋ 어차피 내가 근로계약서를 써달라고 끈질기지만 조용하게 요구해서인지, 나이가 어려서인지, 내딴에는 처음이라서 열심히 했지만 그 사람들이 보기에 일을 너무 못했던지, 내가 예쁘지 않아서인지, 레스토랑에 안 맞는 것 같아서인지, 알바가 너무 많았던지, 나는 이번 주 목요일에 아마도 해고를 당할 것 같다. 그 때 전화를 준다고 했는데 아마 그 때 해고를 할 것이라는 소리 같다. 아님 말고. 사실 나는 주방 아주머니랑 친해지고 싶었던 것 빼고는 아쉬울 게 많지 않으니까. 잘 되기도 했고 조금 분하기도 하고 일년 정도는 일해보고 싶었는데 한달도 못하고 짤리는 게 굴욕(?그럴 필욘 없지만)이기도 하고 그렇다.

쓸 건 더 많았었는데 나중에 다른 얘기 쓰면서 같이 쓰지 뭐 히히.

참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봤던 것 같다. 나름 사회에 나간 것이니까. 으음. 그렇지만 마무리는 역시 이대로는 안돼!이다ㅋㅋㅋㅋ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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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6 22:46 2010/05/1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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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2010/04/30 00:52

노동절인데..

우와 오랫만이다 블로그.

굿!

아무도 안 본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아무도 안본다 해도 내가 써놓은 글은 쪽팔려..

그래 어쨌든. 내일은 노동절이고 나는 그날 생에 처음으로 시간급 4500원짜리 서빙알바를 하러 나간다.

에구 이것 참.. 작년 까지는 어리다고 안된다 그런데가 수두룩 해서 일단은 알바를 구한 것 만으로도 감사하긴 한데 주말에 총 22시간 일하고도 수당을 하나도 안 받고 계약서 쓰자는 말도 안한 게 좀 걱정 된다. 그래서 부모 동의서 양식을 뒤지다가 근로계약서에 대한 걸 발견했다고 하고 근로계약서에 은근슬쩍 싸인 좀 해달라고 할까 했는데 두 장을 복사해서 한 부씩 나눠 가지는 건 실천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싸인만 받아도 감지덕지겠지?ㅠㅠ 아.. 처음 일하는 날이 메이데이라니....................걱정된다으.........

그래도! 내가 고용 될 수 있다는 게 일단은 기분이 좋았다. 내가 돈을 벌 수 있겠지 하는 뭐냐 그 희망?바람?기대?같은 게 생겼다.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는 건 알지만 당장 나한테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는 이렇게 조금 고생하면 엄마 아빠 눈치 안보고 독립해서 애인이랑 살 수 있겠지 인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독립해 버리면 평생 알바만 하면서, 평생 집세랑 보험금이랑 각종 세금 내려고 고생하다가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아직은 현실적인 것에 대한 느낌이 없기도 하고 피하고 싶기도 해서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갑자기 암울해 진다. 아직 어리니까 이런 생각 안해도 되잖아 해도 그렇다고 안 다가올 건 아니잖아 라고 하면 그건 그런데..하면서 또 걱정ㅋㅋ에구..

알바를 시작하면서 뭔가 돌이킬 수 없는 걸 한 거 같아ㅜㅜ 너무 오반가?

그래도오 이거 시작하면 계속 해야 될 거 같아... 돈 벌고 살려면 계속 알바 하거나 계속 돈만 벌어야 될거 같단말이야... 아... 아직 돈을 안 벌어봐서 이렇게 불안한건지 아니면 나한테 열릴 길은 정말 이것 뿐인지 모르겠다. 이 글도 나중에 보면 매우 오그라들겠지?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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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30 00:52 2010/04/30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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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2010/02/04 17:27

아빠감기

 가늘고 길어 보이는 체형, 수제비 좋아하는 거, 가수 되고 싶었던 거, 배고프면 화나는 거, 아침에 일어나면 세번 재채기 하는 거, 피부 까만 거, 귤을 너무 많이 먹어서 손이 노란 것, 야식을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것 등등 아빠랑 닮은 게 많다기 보다는 나한테서 아빠의 유전자가 발견될때 마다 어떻게 그런 것까지? 하면서 신기해 하는데 목붓는 감기도 유전인가보다. 엄마한테 나중에 내가 자식을 낳으면 나에게 잠재되어 있던 엄마의 유전자 때문에 엄마같은 애가 나오겠지? 그러면 할머니 자식!하고 불러야지ㅋㅋ했더니 엄마가 그러면 니 자식이 우리엄마가 철들기 전에 노망나지 말아야 할텐데 할걸 했다.

-철은 평생안들것이다아아아 하하하하

 

 그래도 아빠감기에 걸리니까 담배랑 술을 끊을 결심도 하게 되고(하핫;) 일찍 자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서 다행인 것 같다. 걸리기 시작할 때 버스에서 갑자기 눈앞이 막 모자이크 처리가 되서 헉 이대로 죽는건가 해서 진짜 놀랐기 때문에 감기라서 오히려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친구가 어떤 모임같이 하자그러면서 88만원세대랑 섹스북을 읽어오랬는데 섹스북은 절판되서 헌책방을 뒤져야 한다그랬지만 88만원세대는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앗, 근데 첫부분을 읽고있으니까 막 내가 건방진게 아니었구나아 역시 그런거였어 이런 부자연스러운 것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에 빠졌던 것은 16세 때의 일이다. 춘향이와 이도령이 어른들도 '식겁'할 정도의 '고급체위'로 섹스를 했던 것도 16세 때의 일이다.

 -- 남자들의 경우, 생물학적으로 16세에서 18세를 성적에너지가 가장 높은 나이로 보는데, 이 연령대의 성에 대한 충동은 살인의 충동만큼 높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지금의 13세 소녀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지만, 예전 기준으로 하면 그나이에 벌써 섹스는 물론이거니와 한 나라의 '어머니'기 되었다. 조숙한 소녀들이 13세에 벌써 세자빈이 되어 '국모'가 될 훈련을 하던 것을 생각해보면, 16세 이상의 나이는 육체적으로도 완전한 어른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어른이었던 셈이다. 16세이상의 '성인'들에게 섹스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긴 인류의 역사로 보면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은 섹스 혹은 결혼생활인데,

 --그냥 돈이 없기때문에 참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것봐 그렇다잖아.

그런데 애인에게 병문안을 오라그랬더니 엄마가 해준 월남쌈을 맛있게 먹고는 가난뱅이의 역습을 읽다가 수학학원을 가버려서 삐졌었는데 덕분에 아까 다시 가난뱅이의 역습을 읽어보고 아 내가 왜 이 책을 잊고 있었냐 했다. 그래ㅋㅋ어차피 대학나오고 남들이 하라는 거 다 하면서 살아도 우리는 '각잡힌 가난뱅이'일뿐!! 히히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고등학교 때 하는 것도 없으니까 인도를 가서 학교를 가라는데 그곳까지 가서 학교를 가는 건 웃기는 짓이지만 가서 성적에 최대한 신경을 안쓰고 살면 나름 보람찬 경험이 될 것 같다.

 

-근데 가난뱅이의 역습은 진짜 재밌다.ㅋㅋ 마쓰모토 하지메 좀 짱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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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4 17:27 2010/02/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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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2010/01/26 22:35

아찔한 00씨2

티비가 없어서 며칠 늦게 아이티 지진에 대해서 전해들은 00씨.

하지만 아직도 어디서 일어난 건지 확실히는 잘 모르는 00씨.

모금도 아직 안한 00씨.

사실 얼마전에 지갑을 잃어버리기도 했기 때문에 약간 고민되는 00씨,

해줄 게 없어 마냥 막막한 00씨.

 

그냥 정부가 4대강 프로젝트에 쓸 돈의 아주 일부만 보내줘도 왠만한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00씨.

생각해보니까 그런식으로 해결되는 게 꽤 많겠다는 생각이 새삼 드는 00씨.

 

아 코막혀 응앵앵앵

재채기 화끈하게 하는 00씨.

ㅡㅡ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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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22:35 2010/01/2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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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의 조용한 고궁박물관
 
‘아, 이런. 경복궁에 있는 고궁박물관이라니.’
나는 역사 관련 박물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옛 조상의 얼을 느끼라는 말도 부자연스럽고, 옛날 것이란 말부터 멀게 느껴져서이다. 그래도 소풍이라면 참을 만하다. 관람이 끝난 후엔 고대하던 점심시간, 즉 도시락이 있을 테니까. 그리고 이 기회에 진지하게 역사박물관을 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자신에게 범생이 같은 핑계를 대면서 박물관에 들어갔다.
공짜라서 다행이군.
 
박물관 안에 들어갔을 때 처음 한 생각은 ‘덥다!’였다. 아직 봄이라서 에어컨을 안 틀었나보다. 박물관은 ‘에어컨이 빵빵한 곳’이란 이미지도 있는데 뭔가 새로운 느낌이었다. 근데 덥긴 했다. 어쨌든, 전시실 안에는 생각했던 것 보다 사람이 많았다. 한국 역사박물관이어서인지 관람객들은 주로 외국인이었고, 관람하는 도중에 가끔씩 중국어와 불어, 일어, 영어 등을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다.
 
2층부터 볼 수 있게 돼있는데 처음으로 제왕 기록실에 들어가니 조선시대 왕 연표가 쫙 붙어 있었다. 조선시대 유물들을 모아 놓았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왕이 앉던 의자 뒤에 거는 병풍 천을 봤는데 보존 상태를 봐서는 별로 오래 돼 보이지 않았다. 해와 달이 양쪽에 하나씩 그려져 있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왕권을 상징하기 위해 그려 논 거 라고 했다. 왕의 의자도 높게 해놓고 병풍에도 왕의 위치와 권력을 부여한 걸 보면 왕이 세긴 셌나보다. 그리고 문서 앞 쪽에 멋들어지게 쓴 붓글씨들이나 왕이 쓴 자필들도 남아 있는 걸 봤을 때 기본 교육도 세게 받아야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든 국민의 우상과 통솔자역할을 하려면 그래야 했겠지? 우상과 통솔자라…. 별로 하고 싶지 않다.
 
국가 의례실에는 언제 무슨 행사를 했는지 전시 돼 있었는데 썩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돈 많은 나라님들의 행사라는 데 나 같은 서민이 어찌 흥미를 느끼리오. 구지 뽑는다면 휴식시간을 가졌다는 거다. 같은 조인 의영이가 필기를 오랫동안 하는 바람에 전시관 한 구석에 조용히 있을 수 있었는데, 전시물은 그렇다 쳐도 박물관 한 구석에서 조용하고 평화롭게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었다.
 
어쨌든, 그다음엔 궁궐 건축실에서 잠깐 시간을 보낸 다음 과학실로 넘어갔다. 나는 역사 교육을 철저히 안 받아왔고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조선의 과학이 그렇게까지 발달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놀랐다. 자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자는 물론 의사도 있고 천문학자도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2층의 마지막 전시관인 왕실 생활실에는 왕실 사람들의 옷차림과 그릇들을 전시해 놨는데, 돈으로 도배를 해 논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았다. 경복‘궁’이니까 궁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을 전시해 놨을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모든 게 번쩍 거리고 화려하니까 서민 된 심정으로서 기가 죽는달까…. 여하튼 돈 냄새가 너무 났다. 1층과 지하 1층도 보고 싶었지만(예의상)배도 좀 고프고 다른 관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하는 바람에 2층 밖에 못 보고 나왔다. 바깥은 아직도 따뜻했다.
 
모든 전시물들이 궁궐 사람들 위주로 돼있어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박물관에서도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걸 발견한 점에선 인상 깊은 관람이었다. 앞으로 학교 안 간다는 것을 이용해 가끔 시간을 내 공짜가 아니더라도 조용한 박물관을 많이 놀러 다녀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와 숙제의 힘인가. 근데 내기억이 맞다면 나는 사실 조용함에 의미를 많이 뒀었는데 이 부분이 왜 이렇게 없냐..
나는 그 박물관의 파란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친구가 길고 긴 필기를 마칠때 까지 박물관 냄새 맡고 클로디아의 비밀처럼 여기서 죽치고 있다가 화장실 가서 자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진짜 그 때 완전 조용했다. 하으 다시 가고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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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2 22:49 2010/01/2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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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2010/01/19 23:55

눈이 녹아야 봄이

경고--이 글은 남의 생각이랑 일상을 들여다 볼 정도로 시간이 남는 사람만 읽어주세요.

 

/ 어젠가, 그젠가 늦게 점심을 먹어서 곧 먹게 될 저녁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곡릉천으로 산책을 나갔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라고 하기엔 좀 많이 낮은 곳에서 곡릉천쪽으로 가다보면 논밭들이 있다.

그 곳은 슥 둘러보다보면 숨을 헉 하고 한번 들이마실 정도로 탁 트여있는 곳인데 노을이 지고 있는걸 보고 있으면 자연의 신비, 나는 누구이고 여긴 어디인가 같은 주제로 사색을 해야 될 것 같다(사실 이거 개그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쪽을 보면 갑자기 짜잘한 것들이 빽빽히 모여있어서 아이러니 한 기분이 들지만.

아직 노을이 질 시간은 아니어도 40년인가 100년만에 내렸다는 폭설이 며칠사이에 따뜻해진 광활한 논밭과 사이사이에 난 작은 길 위에서 녹아가고 있는 걸 보니 다시 기분이 빵상해졌다.

 

// 그 왜 흔히 겨울이 상징하는 건 죽음, 소멸 등 끝을 의미하는 것 들이고 봄이 상징하는 건 재생, 생명 등 시작과 삶을 의미하는 것 들이다. 비현실적으로 울룩불룩한 남녀가 나와 선정성을 길러주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한창 유행할 때 봤던 신화를 떠올려 데메테르 딸이 하데스한테 끌려가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빵상한 기분으로 조금 걷다보니까 확실히 허연 눈이 세상을 덮고 있을때 세상은 죽었고 얼었고 잠들었기 때문에 굳이 데메테르까지 안 가도 됐다.

 근데 지금은 따뜻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눈이 녹고있다!! 또 다시 말해서 더럽다....

따뜻한 계절이, 생명으 봄이 돌아오고 있는데 이렇게 지저분하다니!!

죽음의 우아한 잔해물인 하얀 눈이 조용히 덮어놨을땐 그토록 예쁘고 조용하고 아름답고 성스럽더니 겨울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번 시작하려는 생명은 녹은 물과 섞인 흙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 한창 철새님들이 따뜻해졌다는 건지 기력을 보충하겠다는 건지 논밭에 때지어 앉아(?)서 일광욕을 하더만 그 분들이 남기고 간 배설물도 하얗던 눈 위에 실례하고 있다...

 내가 조금만 더 빵상한 기분이었으면 이건 신성모독이야!!하고 소리치며 아직 하얀 눈이 덮여있는 논밭으로 달려가 혀깨물고 죽어버렸겠지만(ㅋ) 

아쉽게도 나는 그렇게 빵상하고 순수한 아이가 아니어서 '아 삶은 이렇게 더러운 거구나!!' 하고 득도 했다.

 

더러울 수 밖에 없구나.. 이것도 사는 거구나..

아직 똥오줌 못가려서 기저귀에 싼 똥을 짓뭉게고 활짝 웃어도 사는 거구나..

방광의 근육이 부실해져서 웃다가 오줌 쌀까봐 디펜드를 하게 돼도 사는 거구나..

좌약형 마약이 변기에 빠져서 스코틀랜드에서 제일 끔찍한 화장실 변기를 휘적거려도 사는 거구나..

 

더러운 인생이여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면 서러운 인생?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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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9 23:55 2010/01/1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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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미성년자이다.

믿을 수 없어!!!!ㅋㅋㅋ

아직 20년도 안 살았는데 이렇게 건방진 말투라니ㅋㅋㅋㅋ

응. 나는 건방지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하하하

 

억울하긴 한데 참 건방져 보이겠다는 생각은 든다;

별로 살아보지도 않은 놈이 눈은 쪼끄매가지고 진지한척 때를 쓰다니!! 어떻게 감히 그럴수가!!!

예를 들면 할 줄아는 것도 없으면서 몇십년 더 살아보신 경험자님들과 솔직한 얘기를 하려 한다던가

애새끼 배면 책임질 수 없다는 거 알면서도 애인이랑 뒹굴고 싶어한다던가(이런 때는 잘 안쓰지만)

그토록 잘난 사랑이란것을 알지도 못하고 책임도 못 지는 주제에 남자친구를 애인이라고 칭한다던가

제대로 시작하는 것도 없으면서 머리만 졸라게 쥐어뜯는다던가(이건 진심 억울..쳇)

 

에이ㅋㅋ 근데 나는 진심으로 얘기하는 거 같다. 언제나 솔직하긴 어렵지만.

진짜로 내가 뭘 생각했는지 말하는 건 위험한 일인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이 없다거나 진지하다거나 내면에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오해를 하는 사람이 생겨서 오그라들때가 많지만. 하핫

나는 사람도 아니냐? 쳇. 너네들도 다 그런 거 아니었어?

게으름 피우고오 애인이랑 놀고오 후회하고오 혼자 갑자기 진지해지다가 금방 딴생각하고오

 

아님 말고오...

 

긍까 급마무리를 하자면 내가 가끔 그 죽일놈의 나이에 걸맞지 않는 느낌이 드는 소리를 하면 

'아..얘도 사람인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을 한 다음 비웃어도 좋으니 애써 소통하려고 하거나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모르고 있다는 거니깐.

 

내가 좀 건방지다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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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20:35 2010/01/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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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2010/01/12 19:55

아찔한 00씨

눈 위의 오줌 같은 00씨

그거 보고 걷다가 미끄러져서 남이 뱉어 논 가래에 손짚은 00씨

정색하고 있는데 옆으로 지나가는 자전거에 손 깔린 00씨

 

그리고 또

 

집에서 멍하니 영화보다가 어느새 옆에 있던 귤 여덟개가 사라지게 할 수 있는 00씨

영화보고 나서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는 것 때문에 뭐했나 생각하는 00씨

 

하지만

 

생리하는날 밤 코피나는 꿈을 꾸는 00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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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2 19:55 2010/01/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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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부처  | 2010/01/13 17:09
-ㅁ-!!!
Pastafarian  | 2010/01/18 20:38
제일 오싹한거가 귤여덟개ㄷㄷ
  2009/12/29 23:08

최후의 끽연가

맨날 소설만 읽는 다는 것때문에 나도모르게 죄책감이 조금 들지만, 도서관에 가면 맨날 소설이랑 사회과학 근처를 어슬렁거린다ㅠㅠ

오늘은 프랑스문학쪽으로 가려고 일본문학을 지나치는 중 '최후의 끽연가'라는 제목의 책이 있길래

제목 간지다으!

하고 뽑았는데 표지그림도 맘에들어...으하ㅏ

 

 

단편소설이라서 끽연자가 나오는 편만 슬쩍 읽었다.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view/ori/7 왠지 요 만화삘ㅋㅋ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미 실시한 금연령'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선진국을 향해 나가기 위해 심하게 무리하는 대한민국의 흡연인구로써 불안함을 느꼈다.

 

나는 잘나가는 작가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도둑질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기타등등 많은 면에서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날은 안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싹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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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9 23:08 2009/12/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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